성가대 일기 1

2009. 1. 18. 오후 7: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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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090118 / 푸근한 듯 보였으나 옅은 안개같은 기운이 깊은 골에서 내내 불어 스산하기도 하고 혹은 낭만적이기도한 날씨
 
 
 오늘부터 성가대 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모여 함께 하는 날에 비춰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나타내듯 담담하게 때론 심상을 실어서 말입니다.
 
자리 배치 후 첫 주일이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듯 신선했습니다.
소리도 다른 방향으로 어우러져 또 다른 신선함이 봉헌되었으면 했습니다.
옆짝 스텔라, 빈 자리 로사리아, 뒷줄 세실리아 님들, 오랜 짝이었던 빌지니아, 가지런히 보이는 앨토 단원들.
또 별처럼 멀리 보이는 셋째줄과 남성단원들, 평화를 빕니다.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깊은 시간을 위해 가끔 사진집 속으로 빠지곤 하는데 올 겨울엔 우연히 접한 사진가 김홍희 님의 사진과 글이 맘에 들어 몇 권 따라가다가 그 끝에 사진가 윤현수의 사진집을 보게 되었지요.  <안단테 소스테누토andante sostenuto>란 말이 걸리더군요.
 
       안단테는 조금 천천히 걷는 정도이다.
       아다지오와 알레그로의 중간 빠르기
       여기에 소스테누토가 붙으면
       더디게, 일부러 더디게 연주하라는 작곡가의 지시이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D960 제 2악장은
        안단테 소스테누토로 연주하도록 되어 있다.
        이 소나타의 명연주자는 리흐테르이다.
 
물론 리흐테르라는 연주자 이름은 처음 읽어보는 거니 들어볼리 없지요.
그러나 [리흐테르- 그 수수께끼]라는 자전적 영화 제목과 
만성적 우울증으로 시달리던 말년에 고흐의 집을 찾는, 4층으로 오르는 리흐테르의 쇠약한 발걸음을
D960 의 안단테 소스테누토의 속도로 표현한 부분에서는 그 곡과 영화를 한 순간에 다 섭렵한 듯했습니다.
 
언뜻 침울한 '안단테 소스테누토'인 것 같지만
이것은 궁극적 삶의 속도요,  희망의 속도요, 꿈의 속도, 우리가 생명을 건강하게 이어가는 속도이기도 합니다.
 
오늘 성가대 일기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지금부터 곰곰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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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09년 1월 27일 오전 11:10

    Andante sostenuto : "느리게 의도적으로 더 느리게" 정신없이 살아온 저에게는 삶을 뒤돌아보게 해주는 빠르기인 것 같네요. 그런데도 그것이 잘 안되죠? "느림의 미학"...저는 개인적으로 이곡의 4악장을 좋아합니다. 솔직히 2악장은 너무 느려 듣다 보면 그냥 잠이 올때가 많은 반면 4악장은 빠르고 특히 끝부분의 강렬한 느낌은 이곡이 슈베르트곡인지 베토벤곡인지 헷갈릴 정도이지요. 아직 2악장을 받아들이기에는 삶이 저에게 여유를 주지는 않지만 노력해볼께요!

  • 2009년 1월 27일 오전 11:11

    "성가대 일기" 너무 신선합니다. 앞으로 언니의 솔직 담백한 느낌들을 기대할께요! 영희언니는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