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호: 레지오의 선서문 I

2009. 12. 2. 오후 1: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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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의 선서문 I

수련 기간을 마친 단원은 레지오 단기를 손에 쥐고 레지오의 선서문을 읽는 입단식을 가짐으로써 정규正規 단원이 된다. 레지오의 선서문은 정규 레지오 단원으로 등록하기 위해 성모님을 통해 성령께 바치는 기도문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제 레지오의 선서문을 개요와 간략한 해설로 나누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레지오의 선서문 개요

레지오의 선서문은 성령신심과 성모신심을 결합시킨 일종의 기도문이다. 프랭크 더프는 자신의 생일인 성령강림 대축일에 맞추어 멜러리 산에 있는 시토회 봉쇄 수도원에서 지내곤 하였다. 그곳은 그가 레지오 마리애 교본 초안을 작성한 곳이기도 하다. 그는 레지오 조직 체계 안에는 선서 제도가 있어야 하며 그 선서는 반드시 성령께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은총의 중개자는 성모 마리아이지만 은총을 베푸시는 분은 성령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수도원에서 지내는 동안 레지오의 선서문을 만들어 1933년 2월 13일에 교회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프랭크 더프는 자신의 성령신심이 성모신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성모님으로부터 그분의 배필이신 성령께로 향해야 한다. 성모님이 계신 곳에 성령도 계신다. 성모님은 성령의 활동을 밖으로 보이게 하는 분이다”(F. Duff, Victory through Mary, p.225)라고 하였고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님을 통해 성령께 자신을 봉헌하는 레지오의 선서문으로써 성숙하게 되었다”(상게서, 390쪽)고 하였다. 또한 그는 단원들로 하여금 선서문을 읽고 성령신심과 성모신심이 결합된 신심을 가질 것을 강조하면서 입단식 때 “성모님을 통하여 성령의 은총을 간구하는 레지오 단원들은 많은 은총을 받을 것이다”(교본 제15장 143쪽)라고 하였다.

레지오의 선서문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가 지은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이 성인에 의하면 완전한 성모신심은 세례 때의 서약을 갱신하고 성모님을 통해 예수님께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는 것이다.

레지오의 선서문은 성령과 마리아, 사도직 정신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지닌 걸작품 중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벨지움의 쉬넨스(Joseph Suenens)추기경은 “현대에 성령께 대한 대중 신심을 심어준 첫 번째 신심 단체는 레지오 마리애”(cf. Thomas O'Flynn, Frank Duff, as I knew him, p.25)라고 하였으며, 레지오 선서문에 대해 “현대 그리스도교 문학에 그러한 교의적 비중과 영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기도는 별로 없을 것”(쉬넨스 추기경 지음, 최익철 신부 옮김,『사도직 신학』 9쪽)이라고 하였다.

레지오 교본은 쉬넨스 추기경이 레지오의 선서문을 풀이한 저서『사도직 신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선서문의 해설서로는 쉬넨스 추기경의『사도직 신학』이 있는데, 이미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어 있다. 이 소중한 책을 단원들은 항상 가까이 지녀야 하며, 또한 책임 있는 가톨릭 신자라면 모두 읽어야 한다. 이 책에 크리스천 사도직에 관한 여러 원리가 훌륭히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교본 제13장, 128쪽)

레지오의 선서문 내용을 잘 알면 레지오의 성령 신심뿐만 아니라 레지오의 사도직과 영성을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사도직 신학』에서 성령과 마리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쉬넨스 추기경의 말이 레지오 선서문 이해의 열쇠가 될 것이다. “그리스도교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두 사랑의 교환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 하나는 거룩한 계약을 실현하고자 하늘에서 내려오는 사랑이신 성령이시고, 다른 하나는 성령을 만나려고 땅에서 마중 나가는 사랑이신 마리아이다.”(쉬넨스 추기경 지음, 상게서, 32쪽)

레지오의 선서문을 단원의 사사로운 신심 행위에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아치에스나 다른 행사 때의 봉헌 행위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레지오의 선서문에 대한 간략한 해설

레지오 선서문의 해설서인『사도직 신학』을 간추려 레지오 선서문을 간략하게 해설하고자 한다. 레지오 선서문은 크게 다섯 대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대목씩 살펴보자.

 

첫째 대목: “지극히 거룩하신 성령이시여, 저(성명과 세례명)는(은) 오늘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등록되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그러나 저 스스로는 합당한 봉사를 드릴만한 능력이 없사오니 저에게 오시어 저를 당신으로 채워주소서. 제가 하는 보잘것없는 일들을 당신 힘으로 받쳐주시며 당신의 위대한 목적을 이루는 도구가 되게 해주소서.”

레지오의 선서문은 성령을 직접 부름으로써 시작된다. 선서는 레지오 단원이 성령과 맺는 계약이므로 자신이 성령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먼저 자신이 사명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성령께 아뢴다. 자신의 부족함과 비어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성령께서 부족함과 빈 곳을 채워 주시기를 간청한다. 성령은 겸허한 단원을 당신의 도구로 쓰신다. 겸허한 단원으로서 성령의 도구가 될 때 비로소 이웃을 위한 봉사가 값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단원들은 레지오 회합의 시작 기도에서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라고 합송한다.

 

둘째 대목: “당신은 이 세상을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하려고 오셨으나 성모 마리아를 통하지 않고서는 역사하지 않으시고 저희 또한 성모 마리아 없이는 당신을 알아 뵈올 수 없고 사랑할 수도 없음을 아옵니다. 당신은 저희에게 모든 재능과 성덕과 은총을 내려 주시오나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사람들에게,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때에,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만큼,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방법으로 베풀고 계심을 제가 아옵니다. 또한 제가 레지오 단원으로서 충실하게 봉사하는 비결은 당신께 완전히 하나 되어 계시는 성모 마리아와 온전히 일치하는 것임도 잘 알고 있나이다.”

이 대목은 모든 재능과 성덕과 은총에 있어서 성모 마리아의 보편적 중재를 밝히고 있다.

성령께서“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성모 마리아가 원하시는 사람들에게, 원하시는 때에, 원하시는 만큼, 원하시는 방법으로”은총을 베푸신다는 내용은 성모 신심이 깊었던 이태리 시에나 출신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 성 베르나르디노(Bernardino,1380-1444)의 말씀이다.

마리아는 하늘로 올라가는 중개도 하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중개도 한다. 마리아는 사람들을 성령께로 인도하는 분인 동시에 성령의 은혜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분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과 배려에 의해 모든 은총의 중개자요 분배자가 되었다. 레지오는 성모님이 은총의 보편적 중재자임을 교회와 함께 믿고 있다. 그래서 은총의 중재자요 전구자인 마리아에 대한 기도문이 레지오의 까테나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다. 레지오 단원들은 이 기도문을 매일 의무적으로 바친다.

은총과 결부된 완전한 레지오 봉사의 비결은 성령과 하나 된 성모 마리아께 온전히 결합하는 것임을 레지오 단원은 알아야 한다. 마리아와의 일치는 하느님께로 가는 길인 동시에 이웃에게 가는 길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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