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는 예수께서 볼 수 없는 당신의 현존을, 볼 수 있는 빵과 포도주를 통해 드러내시어 은총을 주시는 성사이다. 성사는 크게 일곱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직접 주시는 성사이므로 가장 큰 성사, 최고의 성사라고 불린다. 성체성사는 전례와 신자 생활의 중심(전례헌장 10항)이고 선교활동 전체의 원천이요 정점(사제 교령 5항)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2년에 빛의 신비를 묵주기도에 삽입하였고, 이 신비의 마지막 단을 성체성사에 할애하였다. 또한 2003년에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는 회칙을 반포하였고 2005년을 성체성사의 해로 선포하였다. 교회가 성체성사로 산다는 말은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성체성사를 일용할 양식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성체성사는 미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프랭크 더프는 성체성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매일 미사 참례하고 영성체함으로써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였다. 그에게 성체는 사도직 활동과 신앙생활의 추진력이었다. 그는 레지오 단원들에게 미사참례와 영성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특히 쁘레또리움 단원과 아듀또리움 단원은 매일 미사참례와 영성체를 하도록 규율로 정하였다. 교본 제8장 '레지오 단원과 성체'는 다음의 네 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미사 성제 2)말씀의 전례 3)성모님과 일치하는 성찬의 전례 4)우리의 보화인 성체.
1. 미사 성제(교본 76-77쪽)
미사(Missa)는 파견이란 뜻인데, 초대교회에서는 미사를 주님 만찬, 빵의 나눔, 감사제 등으로 불렀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 가르침을 듣고(말씀의 전례), 빵을 떼어 나누고(성찬의 전례) 기도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미사이다. 신자들은 미사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한다. 미사를 이해하면 가톨릭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레지오의 목적이 단원의 성화와 하느님의 영광이라면 그것은 미사 성제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전례헌장 10항 참조). 미사는 구약의 제사와 시나이 산의 옛 계약을 완성하고 새 계약을 기념하는 예식이다. 미사는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예식이다. 예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만찬을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 잔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이로써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영적 음식과 음료로 내어 주셨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셨다. 미사는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구원사업을 기념하는 가장 완전한 제사이고 축제이다.
교본 본문은 미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사는 단순히 과거를 상징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님께서 갈바리아에서 완성하시고 세상을 구원하신 그 숭고한 행위를 우리 가운데 실제로 있게 하는 것이다. 십자가상 제사와 미사를 비교하여 어느 한 쪽이 다른 쪽보다 더욱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두 제사는 오직 하나의 동일한 희생제사이며, 다만 전능하신 분의 손길이 시간과 장소를 다르게 정해 놓았을 따름이다. 교본 본문에 의하면 단원 성화의 은총은 갈바리아에서 예수께서 바치신 희생제사로부터 흘러나온다. 따라서 레지오 단원이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하여 구원의 은총을 풍부히 받으려면 미사에 의존해야 한다. 레지오 마리애는 단원 자신뿐만 아니라 레지오 활동을 위하여 매일 미사참례와 영성체 할 것을 단원들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미사 전례의 구성은 개회식,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 폐회식으로 되어 있지만, 크게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구분한다. 교본 본문은 미사 전례의 구성 요소인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가 서로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오직 하나의 흠숭행위를 이루는 것이라는 전례헌장 56항을 인용하면서 미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2) 말씀의 전례(교본 77-78쪽)
미사에는 성찬의 식탁인 제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의 식탁인 독경대도 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기 때문이다. 말씀의 전례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만 성찬의 전례에 참석할 수 있다. 주일미사의 말씀 전례는 제1독서, 화답송, 제2독서, 복음 환호송, 복음 봉독, 강론, 신앙고백, 보편 지향 기도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중심은 하느님의 말씀이다. 말씀의 전례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교회는 주일 미사를 위해 3년 주기의 독서를 배정하였고 평일미사를 위해서는 2년 주기의 독서를 배정하였다.
제1독서로 구약성경을 봉독한 후 화답송이 이어진다. 화답송은 시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에게 먼저 말씀해주신 하느님께 시편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제2독서로 신약성경을 봉독한다. 제2독서가 끝나면 모두 일어서서 야훼를 찬양하라는 뜻을 지닌 알렐루야를 부른다. 복음 봉독 전에 회중은 성직자의 인사에 응답하면서 엄지손가락으로 이마와 입술과 가슴에 십자 성호를 긋는다. 이것은 머리로 복음 말씀을 이해하고 기억하며, 입술로 복음을 이웃에게 전하고, 가슴에 복음의 진리를 간직하고 따르겠다는 상징적 행위이다. 강론은 독서와 복음 내용을 생활 전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주일 미사 강론은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신심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데 필수적이며 신자재교육의 역할도 한다. 교회는 평일미사에도 가급적 강론을 하도록 권장한다. 교회는 강론 후 하느님의 말씀을 잠시 묵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권고한다. 강론이 끝나면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이나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한다. 신앙고백은 하느님의 말씀 전체에 대해 동의를 표명하는 회중의 응답이다. 이 두 신경은 천지창조부터 내세까지 구원의 역사 전체를 요약해 놓은 믿을 교리이다. 천주존재, 삼위일체, 강생구속, 상선벌악은 신자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4대 교리이다. 신경 내용을 믿지 못하면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없다. 말씀의 전례는 보편 지향 기도로 끝난다. 보편 지향 기도는 보편적인 청원의 성격을 띤 신자들의 기도이다.
교본 본문은 말씀의 전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미사는 무엇보다도 믿음의 잔치이며, 이 믿음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 안에 태어나고 성장한다. 여기서 우리는 미사 경본의 총 지침에 나와 있는 말을 상기해 보기로 한다. 성당에서 성경이 봉독될 때는, 하느님 자신이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며, 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선포하고 계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 말씀을 봉독하는 것은 전례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속하며, 참석한 모든 사람은 경외심을 가지고 그 말씀을 경청해야 한다.(미사 경본 총 지침 9) 우리가 말씀의 잔치에 참여할 때에는 성모님을 우리의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성모님은 믿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신 깨어있는 동정녀이다. 성모님의 믿음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통로요 길이다.(마리아 공경 17)ß]
최경용․베드로 신부 / 부산 구포성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