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호 : 제4장 레지오 마리애의 봉사

2009. 11. 21. 오후 2:14:40

글자

제4장 레지오 마리애의 봉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선교활동과 봉사활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봉사정신을 지녀야 한다. 프랭크 더프는 단원들로 하여금 바오로 사도의 봉사정신을 본받도록 하였다. 그래서 그는 󰡐레지오 마리애의 봉사󰡑를 다루면서 바오로 사도의 편지에서만 다섯 개의 구절을 발췌하여 강조하고 있다.


1)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 무장을 해야 한다(에페 6,11. 교본 29쪽).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에는 악마적인 장애가 들기 쉽다는 뜻이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 마리애가 전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자주 악마적인 장애가 끼어들었음을 체험하였다. 그러한 체험에서 그는 󰡐악마의 공격󰡑이라는 개념을 갖게 되었다.

이 세상이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는 원인은 인간 탓도 크지만 인간이 잘못되도록 유혹하고 뒤에서 조종하는 악의 세력 탓이 크다. 그래서 우리가 대항해서 싸워야 할 원수는 인간이 아니라 군대를 이루고 있는 악의 세력이다(에페 6,12 참조). 그러한 악마 군대와 싸워 승리하기 위한 영적인 지상 군대가 바로 레지오 마리애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세계 최강의 전투 부대였던 고대 로마 군단을 본받는다. 그러나 로마 군단은 어디까지나 로마 제국의 영토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세속적인 군대였지 봉사하는 군대는 아니었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과 일치한 봉사정신을 지님으로써 세속적인 로마 군단을 능가해야 한다.

신앙생활은 악의 세력에 대한 끊임없는 싸움이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서 6장에서 그 당시 로마 군인의 완전 무장한 모습을 영적으로 무장한 신앙인에게 적용하면서 악마 군대를 물리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에페 6,14-17).

레지오 단원들은 어려운 봉사를 완수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 무장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진리, 의로움, 평화의 복음, 믿음, 하느님의 말씀, 기도 등으로 완전 무장을 한 봉사정신을 지녀야 한다.


2) 세상을 본받지 말고 거룩한 산 제물이 되어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 한다(로마 12,1-2. 교본 30쪽).

이 제목은 로마서 12장 1-2절을 요약한 것으로서 성경 구절을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내가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드려야 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

이 성경 구절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희생하여 하느님께 산 제물로 바치신 예수님을 본받아 우리도 삶 전체를 하느님께 바쳐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는 바오로 사도의 강력한 권고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세상을 본받지 말고 꾸준히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본 본문은 일생 동안 거룩한 산 제물이 되어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린 성녀 데레사를 귀감으로 소개하고 있다. 선교의 수호자 아기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는 프랑스 북부 지역 알랑송에서 태어났다. 15세에 리지외의 가르멜 수녀회에 입회한 뒤 9년 동안의 짧은 수도생활을 하고 24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했다. 전혀 외적으로 업적을 남기지 않았음에도 성녀로 추앙받는 것은 그녀의 뛰어난 영성과 성덕 덕분이다.

성녀는 어떤 어려움이나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사랑으로써 참아 이겨냈다. 그뿐 아니라 선교사들을 위해 날마다 기도와 희생을 바쳤다. 교본 본문은 󰡒그토록 많이 받고도 그처럼 적게 갚아 드리다니……. 아! 이것이 나를 짓누르는 고통이구나󰡓라는 성녀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성녀는 세상을 본받지 않고 거룩한 산 제물이 되어 일상의 자기 본분과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린 것이다.

신앙은 생활이다. 신앙은 일상생활에서 꽃피고 열매 맺는다. 단원들은 아기예수의 성녀 데레사처럼 일상생활에서 사도직 활동을 할 때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보여주신 희생과 헌신을 반영해야 한다. 그것이 거룩한 생활이고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산 제물이다.


3) 노고와 고통을 피해서는 안 된다(2코린 11,27. 교본 30-31쪽).

선교활동과 봉사활동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교본 본문 대로 󰡒레지오는 신앙의 감화를 받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나 선의의 방문을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그리하여 그들을 모두 주님의 품안에 거두어들일 수 있지만, 인내와 용기 없이 이 사도직을 실천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단원들은 사도직 활동을 할 때 바오로 사도가 체험한 󰡐노고와 고통󰡑을 본받아야 한다. 그는 수없는 매와 몽둥이와 돌에 맞아 여러 번 죽을 뻔했고, 몇 번이나 파선당해 바다에서 표류했으며, 선교 여행 중에 온갖 종류의 위험을 겪었고, 노동과 고역에 시달리며 수없는 밤을 뜬눈으로 새웠으며,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헐벗음을 겪었다(2코린 11,23-27 참조).

레지오 단원들도 바오로 사도처럼 참된 사도가 되어야 한다. 참된 사도는 노고와 고통은 물론 고문과 죽음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그 예로서 교본 본문은 󰡐최근의 여러 사태󰡑를 들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1949년부터 5년 이상 레지오 단원들이 박해받고 살해당한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의 공안 당국에게 레지오 마리애는 공적(公敵) 제1호였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약 2만 명의 레지오 단원들이 투옥되고 그 중 2천 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그리하여 교본 본문의 말대로 󰡒수많은 레지오 단원들이 죽음이나 고문을 통해 영광의 문을 당당하게 통과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극단적인 사례이다. 요즘은 피 흘리는 순교가 거의 없다. 그 대신 정신적인 박해와 온갖 나쁜 사조가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에 무관심하고 냉담하도록 유인하고 있다. 세속주의, 물질과 과학 만능주의, 쾌락주의, 이기주의가 양심을 마비시켜 영적 무감각에 빠뜨리고 있다. 그래서 노고와 고통의 상징인 십자가를 배척한다.

레지오 단원들은 사도직 활동을 할 때 그러한 나쁜 사조로 인해 종종 참기 어려운 모욕, 비웃음 등의 정신적인 박해를 당함으로써 하던 활동을 팽개치고 싶은 충동도 받는다. 그럴 때일수록 인내와 용맹의 정신을 발휘하여 노고와 고통의 십자가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의 레지오 단원들처럼 순교정신을 발휘하여 교본 본문의 내용대로 󰡒온갖 어려움을 달게 참아 내고 즐거움으로 여기며 끝까지 버티어 나간다면, 벗을 위해 제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하신 바로 그 사랑의 경지에 마침내 접근하게 될 것이다.󰡓

최경용․베드로 신부  부산 구포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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