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의 외적 목표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드는 일
레지오의 세 번째 외적 목표는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목표는 프랭크 더프의 참된 애국심 운동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교본 본문은 참된 애국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랭크 더프는 1949년에 가족의 줄초상을 치르고, 교본 출판인가가 계속 지연되자 슬픔과 아픔을 달래기 위해 1951년부터 동료단원들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였다. 아일랜드의 시골과 산길을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조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경치에 도취되었으며, 조국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참된 애국자였다. 그는 후에 『참된 애국심True devotion to the nation』이란 제목의 소책자를 저술하였으며, 그의 사상이 1960년부터 ‘참된 애국심 운동’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이 운동은 1982년부터 청소년들을 위한 ‘마리아와 조국Maria et Patria’활동으로 발전하였다. ‘마리아와 조국’활동의 취지는 유물론이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 신앙심과 애국심을 심어주어 그들이 희망과 신뢰와 기쁨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참된 애국심』은 『애국심과 신앙심』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조철현 신부 번역, 성요셉출판사, 1990)되었는데, 이 소책자에 나타난 프랭크 더프의 사상을 간략해본다. 참된 애국심은 영적인 분야와 사회적, 경제적 분야를 결합시킨 사상이다. 참된 애국심은 두 가지 사랑, 즉 종교에 대한 사랑과 국가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 국가에 대한 사랑만으로는 완전한 애국자가 되지 못한다. 참된 애국심에는 반드시 신앙심이 따라야 한다. 애국심의 토대는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이다. 국가는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를 구체화한 공동체이며, 그리스도교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크나큰 공동체이다. 애국심의 근본 문제는 종교의 포괄적인 역할에 대한 편견과 공동체 선善의 결여이다.
참된 애국심에 예수님과 성모님을 제외할 수 없다. 이 두 분은 애국심 문제에 해답을 주신다. 레지오가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는 예수님과 성모님이 나자렛 마을의 주민으로서 애국자들이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 유다 민족에게 신앙과 조국은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 이 두 분은 종교와 조국을 불가분의 관계로 여겨 주민과 국민으로서의 할 일을 다 하셨다. 참된 애국심 운동의 의의는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드는 이 분들을 본받는 데에 있다. 오늘날의 세상은 바로 이 분들의 나라이며, 어느 곳이나 두 분이 사셨던 나자렛 마을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처럼 이웃 안에서 예수님을 보아야 하며, 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복음전파가 그리스도 신비체에 대한 의무라면 참된 애국심 역시 그러하다. 레지오는 영적인 봉사를 해야 한다. 영적인 봉사는 영적인 동기에서 나와야 한다. 물질적인 향상만을 추구하는 것은 참된 애국심의 취지에 어긋난다. 레지오가 세상사에 늘 마음을 써야 하면서도 현실에 제공해야 하는 것은 영성적인 것이다.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에 바탕을 둔 참된 애국심 운동이 발전하려면 잘 훈련된 레지오 단원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실제로 주간 활동을 하고 있으며 신비체 교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긴다. 요즘 본당마다 실시하고 있는 소공동체 운동도 참된 애국심을 발휘하여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드는 운동이다. 소공동체에 소속된 이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도 활동하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려고 한다. 레지오는 소공동체 사목과 운동을 적극 도우는 역할을 한다.
교본은 본문 말미에 신자들이 천상 국가와 지상 국가의 시민으로서 복음 정신으로 현세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사목헌장(40항 및 43항)을 인용하고 있다. 또한 참된 애국심 운동에서 레지오의 역할에 대한 꼰칠리움 영적 지도자의 글을 발췌하고 있다.
하느님을 위한 고귀한 사업
레지오 마리애의 마지막 외적 목표는 하느님을 위한 고귀한 사업이다. 여기서 말하는 ‘하느님을 위한 고귀한 사업’이란 레지오 단원들이 인류를 사랑하고 그들에게 봉사함으로써 그들을 악의 세력에서 보호하고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사업이다. 오늘날 악의 세력은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유물론이고, 악마의 군대는 전투적 공산주의라고 할 수 있다. 유물론과 레지오 마리애는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교본 본문은 하느님의 진영인 레지오 마리애와 전투적 무신론인 공산주의 진영이 대치하여 서로 자기 진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한다면서 레지오 마리애와 악의 세력인 유물론적 공산주의를 비교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1917년에 성모 군대와 악마 군대가 같이 생겨났다. 1917년 5월 13일에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성모님이 루치아를 비롯한 세 목동에게 발현하시어 세계 평화와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고, 로마에서는 같은 해 10월 16일에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인 막시밀리안 콜베 수사(1894-1941)가 악마 군대인 프리메이슨Free Mason에 대항하여 7명의 동료와 함께 ‘원죄 없으신 성모의 기사회’를 창설했다. 바로 그해 11월에 러시아에서 레닌이 이끄는 다수파, 사회 민주 노동당인 볼쉐비키Bolsheviki 혁명이 일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공산국가가 되었다.
파티마에 발현하신 성모님의 메시지를 실천하기 위해 1948년 미국 뉴저지에서 해랄드 콜겐Harald Colgan(1894-1972) 몬시뇰과 언론인 존 해퍼트John Haffert(1915-2001)에 의해 푸른 군대Blue Army(1985년 10월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으로 명칭 바뀜)가 창설되었다. 1972년 10월 13일에는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곱비 Stefano Gobbi(1930-) 신부가 동료 두 사제와 함께 ‘마리아 사제 운동’을 시작하였다. 마리아의 사제 군대라고도 불리는 이 운동 역시 파티마의 성모님과 관련이 있다. ‘다락방 모임’을 하는 이 운동은 심각한 신앙 위기에 처한 오늘날, 악의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봉헌하고, 교황과 교회에 일치하며, 신자들을 성모님께 의탁하는 삶에로 인도하라는 성모님의 초대에 응답하는 사제들의 기도 운동이다. 위에서 설명한 성모의 기사회, 레지오 마리애, 푸른 군대, 마리아 사제 운동은 프리메이슨과 전투적 무신론인 공산진영을 타파하기 위해 꾸준히 기도하고 활동해오는 성모님의 군대들이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 마리애와 소련 공산주의 사이의 상징적 연결을 보았고, 레지오 마리애가 소련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도록 예정되어 있음을 자각하였다. 그는 레지오 단원들이 소련에 가서 순방 활동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마침내 1969년부터 해마다 정기적으로 레지오 단원들이 소련에 가서 순방 활동을 실시하게 되었다.
성모신심이 유달리 강하여 성모님께 자신을 봉헌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파티마 성모 발현 64주년인 1981년 5월 13일에 저격을 당해 큰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빨리 쾌유되었다. 교황은 1984년 구원의 성년을 맞아 파티마의 순례 성모상을 바티칸 광장에 모시고 전 세계 주교들과 일치하여 소련을 포함한 온 세계를 티 없으신 성모 성심께 봉헌하였다. 그리고 파티마 성모 발현 70주년인 1987년에는 성모 성년을 반포하였다. 그때부터 동유럽이 변화되기 시작하여 먼저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었다. 1989년에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처음으로 교황청을 방문하였다. 마침내 1991년 8월 22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에 소련 공산정권이 붕괴되었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는 이미 1712년에 레지오 마리애의 출현을 예언하면서 성모님이 악마와 그 추종자들에게 진을 친 군대처럼 두려운 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예언은 들어맞고 있다. 그러나 비록 소련 공산 진영이 무너졌을지라도 여전히 유물론이 팽배하고 있고, 중국과 북한 사회주의가 버티고 있는 한 레지오 마리애의 고귀한 사업은 쉴 틈이 없다. 레지오 단원들은 외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모님께 의탁하면서 하느님을 위한 고귀한 사업을 꾸준히 펼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