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님공현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세상에 드러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동방박사 3사람이 세상에 나신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러 왔습니다.
그들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고 성서는 말합니다.
그들의 이름은 가스팔, 멜키올, 발타살이라고 전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한사람이 더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알타반이라고 하는 러시아 사람이랍니다. 이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넷째왕의 전설’로 알려졌습니다.
알타반은 러시아의 한 부족의 왕이었습니다. 그도 그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구전에 의하면 하늘의 별의 징조를 보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왕이 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도 자기네의 나라에서 나는 것중 가장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것을 선물로 드리기로 준비했습니다. 그가 준비한 것은 아마포, 모피 사금 그리고 꿀이었습니다.
그는 튼튼한 말보다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던 말을 타고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낮에는 별이 안보이기에 쉬고 밤이면 그 별을 따라 길을 떠났습니다.
2-3달쯤 별을 따라 가다가 한 밤중에 동방박사 3명의 일행을 만났다.
그들도 영원히 온 세상에 군림하실 가장 위대한 왕, 가장 지혜로운 의사, 가장 고귀한 제관이 될 아기가 태어나시리라는 계시를 받았으며, 자기들은 그 아기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경배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작은 왕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밤새도록 이러저러한 말을 하면서 자신과 뭔가 다르다고 느꼈지만 날이 밝아 아침에 그들을 보내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자신과 달랐다. 그들의 말도, 그들의 품위도 너무나 달랐다. 그들은 잠자리도 달랐습니다.
그는 세 귀인들과 잠자리를 같이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군주였고, 그렇다고 그들의 종들 가운데 섞이어 함께 자는 것도 이상하기에, 그는 늘 그렇게 해왔듯이 자신의 말에 여물자루를 매달아 주고는 짐꾸러미 내려놓고 그것을 베개 삼아 헛간에서 혼자 잠자리에 누웠다. 너무나 편안한 시간이었다.
새벽에 이상한 신음 소리에 눈을 떴을 때 그 헛간에는 자신말고도 만삭의 여자 거지가 막 아기를 출산하고 있었다. 그는 여자의 딱한 처지를 모르는체하고 피할수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금을 몇줌 꺼내어 여자의 동냥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그리고 애비없는 아기를 보고 아마포 잘라주면서 가장 아름다운 강보감을 마련해 주었다.
아기와 산모를 돌보다가 다시 길을 떠나기 위해 나가보니 세명의 귀인의 일행은 이미 떠나 버리고 없었다.
그는 별을 따라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너무나 딱한 사정을 보면, 새로나 실 전능하신 통치자에게 드리려던 선물 중에서 뭔가 꺼내어 선뜻 내주어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곤 했다.
어느 날 저녁, 몸집이 큰 두 감독관이 농장에서 일하는 쇠약한 남녀 농노(農奴)들을 몽둥이로 마구 후려치는 것을 보았다. 그 작은 왕은 보다 못해 즉석에서 돈을 내놓고 몸값을 준 다음 그 농노의 무리를 모두 노예 신분에서 빼내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전능하신 왕에게 드릴 선물이 너무나 많이 줄어들었다. 그는 그분께 드릴 선물에는 손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가지 못해서 대단히 불쌍한 나환자 두서너 사람을 만나자 불현 듯 동정심이 일어나, 자기가 갖고 있던 그 고운 아마포 한 필을 몽땅 찢어서 붕대를 만들어 주어 그들의 곪은 종기를 싸매게 했다.
작은 왕이 그렇게 일년 가량 여행을 하고 나니, 그의 모든 자루는 바닥이 드러났다.
그가 타고 가던 말마져도 죽게 되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새로나실 왕을 뵙고 싶은 생각에 걸음을 재촉했지만 말을 타는 것보다 빠를수는 없었다. 별은 어느새 꼬리를 길러 늘어뜨리고 남쪽 어디엔가 닿아 있었다.
이제 거지같이 된 몰골을 생각하며 걷던 어느날 구름한점없는 밤이었는데도 그 별은 보이지 않았다. 그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래도 포기할수가 없어 별이 사라진 곧을 향하여 갈수 밖에 없었다.
어느날 아침 그는 아름다운 항구에 서게 됐는데 기이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배의 선주가 어린 아이를 쇠사슬로 묶어서 배에 노를 젓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옆에서는 그의 엄마가 통곡을 하고 있었다. 그 애비의 빚으로 애비는 갚지 못하고 죽고 그래서 그 아들을 대신 써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광경을 볼수가 없어 그는 아이를 대신해서 배에 노를 젓게 된 것이다.
일년 이년 이 지난후 언제면 그 빚을 다 갚겠느냐고 묻지만 악독 선주는 아직 멀었다는 말만 할 뿐 풀어주질 않았다. 그러길 30년을 배를 타다가 몸이 쇠약한 노인이 되어 항구에 버려졌다.
오랜만에 기억을 되살려 별이 사라진 쪽을 향해서 걸음을 재촉했다.
얼마나 갔는지 어느날 예루살렘 도성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있었고 어디론가 바삐 가고 있었다. 그 사람들의 중에 한 노파를 만났고, 그 노파는 백성들은“ 병든 사람을 고쳐주고, 죽은 사람도 살려내시는 분이며 성경에 예언된 분을 십자가에 못밖아 죽인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러면 못쓴다고 어떻게 은혜를 원수로 갚느냐고... 자신도 30년전에 너무나 어려운 상활에서 아기를 낳을때 도와 주었던 분을 평생 마음속에 임금으로 모시며 살았다고 했다. 그는 노파에게 그 임금님의 나이를 물었다.
아 바로 내가 찾고 있던 분이 아닌가? 그렇게 평생을 찾아다닌 분이 아닌가?
그는 가운데 십자가에 달리신 이가 바로 그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 그러나 어떻게 알았는지 그건 몰랐다. 주님은 그 고통 속에서 그저 한번만 그를 바라보시면 된다. 주님은 항상 모든 것을 알고 계셨으니까.
그러나 그가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이 그를 바라본다는 것 - 그렇게 서로 마주 본다는 것은 작은 왕의 마음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한순간 그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이 충만한 고요를 느꼈다. 그 고요 속에서 그의 심장은 고동을 멈추었다. - 이 순간 그는 조용히 앞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뭔가 쇠갈퀴 같은 것이 찌르는 아픔을 느꼈다. 그 고통은 그의 온 가슴팍을 좨치었다.
<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님께 갖다 드리려고 했던 것들을 죄다 없앴습니다.>
작은 왕은 부끄럽고 몹시 괴로웠다.
<황금, 보석, 아마포, 모피, 그리고 어머님이 단지에 가득 채워주신 꿀까지도 - 모두 쓸데
없이 낭비했습니다. 주여, 용서하소서! >
이미 그의 눈앞이 어두워지고 있었을 때, 불현듯이 여자거지의 마음이 생각났다.
“주님, 저의 마음을, 저의 마음을....그리고 저 여인의 마음을....우리의 마음을 받아 주시겠습니까?ꡓ
우리 인생의 여정은 바로 이 넷째왕의 전설에서 나오는 알타반과 같습니다.
우리도 평생을 주님을 찾으며 살아갑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의 오감으로 느낄수는 없지만 주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가진 소중한 보석들은 우리 이웃안에 계신 주님께 드리고
우리의 소중한 마음은 참된 왕이신 주님께 드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