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다하다

2010. 11. 19. 오후 11: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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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이 다하다
                                      강 훈 정
 
 
 
     네가 죽었노라 소식을 들었을 때
     간신히 손을 흔들어 보이던 모습이 아스라히
     뒷걸음 치듯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네가 죽었노라 소식을 들었을 때
     가는 사람 떠나 보내는 그 마음도 서러울지나
     돌아보면 화석 될까 모진 마음 한 번 더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으로 떠나가는 네 속내는
     어쩌랴  싶어 나는 깎지 낀 손을 차마 풀 수가 없었다
 
     우리는 이제 보이지 않는 만큼 멀어졌지만
     언제든지 헤어졌던 곳에 와서
     저미는 그리움을 함께 삼킬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되고 소중한 일이냐
     외로움이 너만의 것은 아니라는 것, 과 그리고
     부모님 누나 아우 귀여운 오순이가 늘 기도하고 있음을 기억하거라
 
     짧았던 서른 두 해
     바람부는 언덕에 홀로 서는 서러움이 얼마나 버거웠을까
     애끓어 달릴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이
     아,  아무것도 아닌 꿈인 줄 몰랐구나
 
     잘 정리된 너의 블로그에는 빼곡한 글씨
     훌륭한 자료들은 아무리 애써도 누구의 것도 아닌 완성된 실수 라 제목을 붙혀주랴
     시간은 멎어 있고 죽음과 같은 고요만 깊어 가겠지
     못 박인 중지마디로 끊임없이  이루어낸 성과물이 몹시 허전하다
 
     붕괴되는 토사와 같이 썩지 않아도 될 조용히 불길 속으로 던져진 한떨기 꽃
     막바지 가을 산 녁엔 하염없이 애절한 눈빛이 꽂히고
     낙엽마저  숨죽여 나즈막히 너를 위한 기도의 탑을 쌓고있구나
 
     용서해라
     우리만 돌아가는 것을
     우리만 산을 내려가는 것을
 
     그러나 우리도 언젠가는 본향으로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그분 앞에서 여쭐 날이 오리니
     쉬거라 
     오 승 택 요셉
 
 
    
      20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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