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8. 오후 1:38:03

글자
 
 
 
      정
                     강 훈 정
 
 
     약속도 무엇도 아닌, 그러나
     결코 허망하지 않은 기약 앞에 기대어 선
     갈잎 무수히 떨어진 그 위에 나를 서게 하는 이것
 
     작년 혹은 재작년 것 일지도 모르는
     반쯤은 더 썩고 남루하기 이를 데 없는 가시밤송이의 빈집들이
     발길을 멈추게 하다
 
     풀섶 다북쑥의 도도한 오기와는 달리
     제 알몸을 구부려 텅빈 가시밤송이를
     덮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맨살 닿아 본 적 없는 안타까움을
     혼자 더듬어 마시는 물 한모금에 비할 까
     고개 돌려도 솟아오르는 이것
     몸부림 까지는 아니더라도 쉽게 돌아서지 못하게 하는 이것
 
     그 곁에서 바람에 옷깃 여미게 하는 차가운 땅
     가슴에 박힌 못만 같아서 .
 
     뭐랄까,
     편 손 내밀며 후회 없이 살걸 그랬지
    
     정,情 !
 
 
 
     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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