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제민 신부

2008. 3. 2. 오전 7:53:43

글자
미사


어느 피정 시간에 미사가 내게 주는 의미에 대해 그룹별로 나누어 토론하여 발표하도록 하였다.
그들의 발표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마음에 평화를 준다. 위로를 얻는다.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하게 해 준다.
공동체에 속함을 느끼게 해 준다.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준다.
일상생활에 활력을 준다.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하느님의 자비를 느낀다.
교만한 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꾸어 준다.
하느님을 만나는데 방해되는 일상의 이기심을 없애주고 겸손하게 해준다.
미사 때 나의 보잘것없음을 느낀다.

미사에서 신자들이 위안을 얻고 평화를 느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미사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는 희생제사라는 것을 안다면,
그분의 희생 앞에서 위로를 얻고, 평화를 얻고, 인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할 수 있다.
미사 대신에 ‘희생’이라는 단어를 넣어 생각해 보면 금방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희생이 나에게(그리스도인들의 고백대로 인류에게) 위로와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가톨릭 신자들은 그렇게 믿고 미사를 드린다.

미사를 드리는 동안 가톨릭 신자들은 그 말이 진실임을 깨닫게 된다.
저 십자가에 처형당한 불행한 예수가 나(인류)에게 행복과 평화의 원천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들이 미사에서 평화를 느끼고 위안을 얻는다면,
실제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마음이 괴로울 때면 십자가 아래서 무릎을 꿇었고 거기서 위안을 얻었다면,
그리스도인은 - 알게 모르게 - 인류의 평화를 위하여 자기를 희생으로 바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얼마나 말로만 평화를 외치면서 인류가 희생 없이 살았던가를 반성하면서.

가톨릭 신자들은 그리스도처럼 자신들을 희생하기 위하여 미사에 참여한다.
그리스도처럼 자신의 몸을 잡아 희생물로 바치는 사제가 되기 위하여 미사를 드린다.
그들은 미사 밖에서 구하는 위로와 평화는 잠시이며 때로는 거짓이라는 것을 안다.
희생양이 자비와 평화의 근원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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