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코 5,1-20

내 자신의 사는 모습을 숨김없이 적나라하게 적어보려 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자꾸만 숨기려고 하는 내 속 때문에 솔직해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만 해도 참으로 좋은 기회였기에
솔직해지려고 애를 쓰고자 했고, 그렇게 하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발견한 것은 삶의 절제라고도 할 수 있는, 한계지음 없이 사는 나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리 저리 날뛰며 사는 모습은 실상 나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나 자신은 약하지 않다고 힘으로 우기고 항상 큰소리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큰소리치는 것 때문에 자신의 약함을 항상 드러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규칙이나 명령이나 법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고 상황에 따른 것이니
나 자신은 항상 그 위에 존재하는 양 사는 모습이었습니다.
내 속에 있는 이런 저런 것들을 기록하기로 하고 조금씩 적어가다 보니 끝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거의 오백여 가지를 적다가 그만 지쳤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니 2000마리쯤 되는 돼지 떼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많은 수의
‘군대’라는 이름의 마귀가 나옵니다..
내 속에 군대처럼 수많은, 나 아닌 악한 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면
이것을 한 가지씩 없애려는 짓은 무모한 일일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 많은 악한 영이 움직이는 나 아닌 것들이 이미 내 속에 있음을 볼 때
한순간에 그것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내 스스로 그 이천여 가지의 악한 영들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도움 없이는 악한 영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봅니다.
예수를 믿는다면서 하느님 말씀 읽기나 기도를 등한히 한다면
예수님 말씀으로 인해 자신이 뭔가는 간섭받기 싫어하고 괴롭힘 받기 싫어하는
악한 영이 자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말씀 듣기를 좋아한다면 자신 속의 악한 영이 사라진 모습일 것입니다.
수 많은 악한 영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하시는 예수님의 놀라운 힘과 지혜를 받고 사는 인생이라면
복된 인생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