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복음: 마태 7,21-29
만일 주님을 부르는 것으로 하늘나라를 차지할 수 있다면
‘주여, 내 입술을 열어주소서’로 하루를 시작해서 ‘주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성직자나 수도자가 첫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한국 선불교의 가르침인 육조단경에서
“마음자리에 다만 착하지 않음이 없으면 서쪽 나라가 여기서 멀지 않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가지면 염불하여도 왕생하여 이르기 어렵느니라”고 하였는데
이는 마음이 착하면 극락이 가까이 있으나 잘못 살았음에도 아미타의 이름을 외우는 것만으로는
죽은 후 정토에 갈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리스도교건 불교건 선행이 뒤따르지 않는 기도로는
천국이나 극락이나 어림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일흔이 넘도록 일을 놓지 않으시면서도 맑은 눈과 잔잔한 미소로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
한 할머니에게 기도를 어떻게 하시냐고 여쭈니
“아침에 일어나서는 ‘아버지, 오늘도 당신 뜻대로 하소서’ 하구요,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는 ‘아버지, 오늘 제가 당신 마음에 들었나요?
내일은 더 아버지의 뜻대로 살겠습니다. 아멘’ 하고 자는 게 전부요” 하신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이 할머니야말로 진짜 예수님 마음에 드는 기도를 하실 뿐만 아니라
삶과 기도가 하나 되어 사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분이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이나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서도 아니고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주기 위해서도 아니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나눔을 꾸준히 해오시는 그분 말에 의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자신에게 바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그분 가까이 있노라면 하느님의 뜻을 살아가는 이의 평화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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