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성사로 하느님 자녀가 된다.
오늘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주님 세례 축일을 맞아
우리가 받은 세례를 묵상해 봅니다.
세례란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성사'입니다.
우리가 세례성사를 받기 전에는 인간의 자녀로 태어나 인간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례성사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무엇으로 태어나느냐에 따라 무슨 삶을 살아가는지 결정됩니다.
동물로 태어나면 동물의 생명으로 삽니다.
하루살이 곤충은 하루만 살다 죽는 하루살이 생명을 살고,
파리는 며칠 동안 파리 목숨을 살고,
개는 개밥을 먹고 개집에서 살다가 여름철이 되면 보신탕으로 끝날 수도 있는 개의 생명을 살아갑니다.
우리 인간은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의 생명을 받아 사람의 삶을 살아갑니다.
곤충이나 짐승보다 훨씬 가치있고 고귀한 삶을 살아갑니다.
100여 년 가까이 살면서 진선미를 알고 자유를 누리며 사랑도 하면서
뛰어난 지혜로 삶의 질을 향상시켜 행복을 추구하며 삽니다.
그러나 이런 고귀한 인간 생명에도 한계가 있어 늙고 병들어 죽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한계를 가진 존재인 인간이 세례성사를 받으면 전혀 다른 존재가 됩니다.
하느님 생명을 받아 하느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돼지새끼가 돼지의 삶을 살고 사람의 자녀가 사람의 삶을 살듯이
하느님 자녀가 되면 하느님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지 않은 일반 사람은 인간의 삶 그 이상을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례로써 하느님 자녀가 된 사람은 인간 삶을 넘어 하느님의 생명을 받아 하느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왕세자가 없는 왕이 시골 촌뜨기를 왕세자로 뽑았습니다.
시골에서 상놈의 자식으로 태어나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천하디천한 시골 촌뜨기가
왕세자가 된 후 삶이 달라졌습니다.
왕자 옷을 입고 왕자의 음식을 먹고 왕자 대접을 받으며 왕궁에서 생활합니다.
삶이 180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천덕꾸러기 상놈의 아들이 아니라 머지않아 왕이 될 왕자가 됐습니다.
이제 나라 전체가 자신의 것이고 모든 재산과 부귀영화가 자신의 손안에 있습니다.
한낮 인간이 세례를 받아 하느님 자녀가 되는 것은
마치 천하디천한 상놈 아들이 일약 왕세자가 되는 것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아니 세상의 왕세자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출세요, 변화이며 더 큰 축복과 행복을 얻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아 하느님 자녀가 된 사람은 인간의 왕보다 천 배 만 배 높으신 하느님 왕의 아들딸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받은 신자들은 하느님의 왕자요 하느님의 공주입니다.
세례받은 신자들은 왕자답게 공주답게 살아야 하고 왕자님 공주님 대접을 받아 마땅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상속을 받습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아 하느님 자녀가 됐으니 하느님 나라를 상속받게 됩니다.
우리가 아직은 인간 생명으로 인간의 삶을 살지만 이 세상 삶을 마친 다음에는
하느님 나라를 상속받아 하느님의 생명을 영원히 누릴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를 받은 우리 삶은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과 다릅니다.
단순히 인간 생명으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은 몇 십 년 후에 그 삶이 끝난다고
여기에 살아 있는 동안 무언가 더 가지려고 안간힘을 쓰게 됩니다.
그러나 세례받은 우리는 이 세상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님을 알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더 가지려고 발악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세례를 받고 하느님 삶을 살기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 전혀 딴사람이 됩니다.
한 예로, 제가 아는 천덕꾸러기 장애인 김씨는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할 만큼 절망적 삶을 살다가
세례를 받고 하느님 자녀가 된 후 그 삶이 행복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성사의 은총이 얼마나 큰지 깨닫는 순간 그 은총은 더 커질 것입니다.
기껏해야 100년도 못사는 인생이,
그 100년 동안에도 인간 능력의 한계 때문에 수없이 많은 고통으로 살다가 죽어 없어질 가련한 우리가
감히 하느님의 자녀가 되다니!
하느님 나라를 상속받아 영원히 살 것이라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이요 영광이요 행복입니까?
하느님의 아들 왕자님들, 하느님의 딸 공주님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박 용식 신부 (평화신문)
세례성사로 하느님 자녀가 된다.
2013. 1. 13. 오전 10: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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