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다산의 생가인 여유당이 고졸한 자태로 은근히 나그네를 유혹하지만
다산의 청렴 정신은 자신에게 그리고 자식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엄격했다. 항상 검소한
생활을 강조했고, 재물은 베풀었을 때 그 가치가 있음을 역설했다.
무릇 재화를 비밀리에 숨겨 두는 방법은 남에게 베풀어버리는 방법보다 더 좋은 게 없다.
베풀어버리면 도적에게 빼앗길 걱정이 없고 불이 나서 타버릴 걱정이 없고 소나 말로
운반 하는 수고도 없다.
그리하여 자기가 죽은 후 꽃다운 이름을 천 년 뒤까지 남길 수도 있어 자기 몸에 늘
재화를 지니고 다니는 격이니 세상에 이처럼 큰 이익이 있겠는가? 더욱 꽉 쥐면 쥘수록
더욱 미끄러운 게 재물이니 재물이야말로 메기 같은 물고기라고나 할까?
다산이 재물을 모았을 리 없다. 자식들에게 남길 변변한 유산이 없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다산은 두 아들에게 놀라운 유산을 남긴다.
내가 벼슬하여 너희들에게 물려 줄 밭뙈기 정도도 장만하지 못했으니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글자를 마음에 지녀 잘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이제 너희들에게
물려주겠다.
너희들은 너무 야박하다고 하지 말라. 한 글자는 근(勤)이고 또 한 글자는 검(儉)이다.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 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옮긴 글)
회개(정화)와 보속(자선)을 실천하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은총의 사순시기에
우리는 자식에게 무엇을 물려 줄 것인지? 우리의 삶을 잠시 돌아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