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 이해인(수녀,시인)

2009. 2. 18. 오전 10:14:33

1
글자
사랑의 길을 넓히고 떠나신 빛이시어 !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고
하늘이 투명했던 2009년 2월16일
마악 봄이 일어서기 시작한 이 땅에서
슬픈 소식을 전해 들은 많은 사람들이
당신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울었습니다
우리 마음 속에도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습니다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미덥고 따뜻했던 아버지가 안 계신 이 세상이
문득 낯설어 갈피를 못 잡고 서성였습니다

한국의 첫 추기경으로서
종파를 초월한 첫 사랑을 많이 받으신 추기경님
우리를 기쁘게 했던 환한 웃음과 유머
과분한 사랑을 받았노라고 나직이 고백하신 그 음성
당신을 힘겹게 했던 기침소리까지도 그립습니다
병상에서도 미소와 평화를 잃지 않으셨지요
매사에 최선을 다하시고도 늘 부족하다고 자책하셨지요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되지 못했다고
좀 더 가난하게 살 용기가 부족했다며 부끄러워 하셨습니다
‘고맙다’ ‘고맙다’고 되풀이하신 소박한 인사가  
세상과 사람을 향한 당신의  마지막 화살기도였습니다

세상에서 우리에게 길을 안내하시고
마침내 길이 되어 하늘로 떠나신 분
시들지 않는 사철나무로 살아계실 분이시어
삶 자체로 ‘모든이의 모든 것’되신 넓은 사랑
아픔과 시련 속에 더 맑아지고 깊어진
당신의 영적 통찰력을 우리도 배우고 싶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라는 그 말씀
늘 잊지 않고 기억할게요
당신처럼 스스로 낮추는 겸손의 미덕을
우리의 가슴에, 삶에 새길게요

댓글 5

  • 2009년 2월 19일 오전 12:48

    <img src=http://cfs6.blog.daum.net/image/5/blog/2007/09/10/09/03/46e489a02d72b&filename=crys-1-1.JPG width=120>~~세상에서 우리에게 길을 안내하시고 마침내 길이 되어 하늘로 떠나신 분. //투병중에도 추기경님을 하늘로 떠나보내시는 애절한 시를 읊어주신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님께도 쾌유를 빌며, 추모시를 정성껏 올려주신 홍보분과장님께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 2009년 2월 19일 오후 4:04

    <embed style="filter: gray(); left: 362px; width: 300px; top: 48px; height: 69px" src="http://club.catholic.or.kr/capsule/blog/download.asp?userid=769269&amp;seq=5&amp;id=80856&amp;strmember=u90120&amp;filenm=Handel+Rinaldo+Lascia+chio+pianga+Cecilia+Bartoli+contralto.mp3" width="300" height="69" type="audio/x-ms-mp" invokeurls="false" volume="0" loop="TRUE" showstatusbar="1" enablecontextmenu="0" allowscriptaccess="never" autostart="true"></embed></p>

  • 2009년 2월 19일 오후 8:37

    이정란님, 오랫만에 홈피에서 보네요...너무 슬퍼서인가요? 최익곤 바오로 어르신 선종과,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을 위한 추모의 자작시 준비되었으면 공개하여 함께 공감할 수 있는지요?

  • 2009년 2월 20일 오전 10:11

    고맙습니다 형님 위로와 기도 글에 글 한편 남겼습니다

  • 2009년 2월 20일 오전 11:31

    최정혜 형님과, 이정란님! 쓰신 추모의 글을 너무 애절하게 눈물 날 정도로 잘 쓰셨는데, 지금 읽을수가 없어서 우선 이미지만 올려놓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어요.^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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