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지난 토욜에 하산하다 미끄러져 다리를 다쳐
집안에서만 겨우 돌아다니며 새벽산행을 열흘가까이
쉬었더니...
아이구야..! 오른쪽 등짝에 널쩍한 파스몇개 붙여
간신히 결린 담근육 풀어놓으면
다음날엔 왼쪽 어깨가 결려와 또 파스로 도배...
잠을 자면서도 노다지 남편 깨워 내다리가 오그라든다고
소리지르며 주물르게 하고...
7시가 되도록 잠을 자다보니 온통 꿈나라에선
갓난쟁이 아기업고 무덤가로 어디로 별별데 다 돌아다니니..
일상의 내 생활이 제대로 스무~스 하게 돌아가겠는가..
온통 뒤죽 박죽 사건연발 오발탄! 탄 탄...
생활의 질서와 리듬이 완전 깨어져버려
슬슬 새벽에 일어나기도 싫어지고 괜히 짜증비스무레한것들만
널려있어...
안돼.. 정신차리자 싶어
어제부터 또 다시 오르기 시작한 새벽산...은
전처럼 칠흙같은 어둠이 둘러쳐있지않고 희끄무레 밝은 기운마저드는
어둠이더라...
깜깜한 길을 가노라면 저만치 앞에 초록불2개 노려보고있다며
앞서가던길 주춤하던 서방님...(약간은 무서웠나봐)
담날엔 초록불 4개가 노려본다길레...
`어디 어디... 진짜 초록불 4개... 길냥이 두마리가 쌍으로앉아
쳐다보고있나봐요.. 그냥 모른체 가던길 가자구요`
하던 게 열흘전이었는데...
춘분도 얼마 남지않은 낮의 길이는 그새 많이도 늘어났나보다.
새벽이 깜깜하지만은 않은걸 보면..
아직도 약간은 불편한 다리 지팡이로 의지하며 오른 명봉산꼭대기엔
여름까지도 안녹겠다싶던 눈덩이들이 다녹아 뽀송뽀송한 시멘트바닥을
드러내 우리를 안심케 했다.
삶과 죽음,,,, 겨울과 봄... 추위와 따뜻함... 기쁨과 슬픔..
모두가 종이한장 차이처럼 가까운 것이던가...
따끈하게 끓여간 호박차한잔도 얼음물 띄워 마시면
더 맛나게 느껴질것같은걸 보면...
산꼭대기 무덤곁에앉아 휴대폰 눌러대는 서방님.
`때릉 때릉~ 한참을 울린후에야 받아든 딸래미에게`
`뭐~하냐.. 몇시에 왔냐?... 일은 잘되었냐?`
어제 오후 경기도 광주도 아닌 전라도 광주까지 원행을
다녀온 리노애비와 고모..
광고계약건을 소개받아 그 멀리까지 미팅을 다녀와얀다고
혼자 가면 없어보인다고 누나를 극구 대동해간 아들래미..
먼길을 달리고 또 달려... 밤 8시경에 도착해서 시작한 미팅..
누나는 비서되어 미팅서류 계약서 작성하고...
사장인 동생은 약자의 겸손한 자세로 대답하고 설명하고...
부연하자면... 머리조아려대는 모습이..
가슴 짜안하게 느껴져와...
세상의 모든 아내들은 절대로 주말에 쉬는 남편에게
애들하고 안놀아준다며 바가지 긁어댈 못할짓 하면 안된다더라..
남자들 나가서 온갖 자존심 다 내려놓고 돈을 벌기위해
인내하고 열심인 모습을 나름대로 지 동생을 통해
감동처럼 깨달은게 있나보다.
미팅을 끝내고 낼아침 출근시간 맞춰 쉬지않고 또 달려온
고속도로...
새벽에 도착해서 누나네서 그냥 아침까지 곯아떨어진 남매
이렇게 살아가니 일주일에 집에 들어오는 날은 손으로
꼽는다지..
그래도 추운날 누나네 오피스텔에라도 가 잘수있어
다행이었던 게지..
옛날에 나도 사업이 자리를 잡기전엔 아니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한달 겨우겨우 넘기고 나면 또 기다리는 한달이 맨날 맨날
간당간당해..
`아부지~ 일용할 양식만 간 졸이게 주시지말고 쫌
넉넉하게 아니 약간만 여유롭게라도 주면 안되어요?`
하며 넉두리반 기도반 하던 적이 이제는 정겨운뎅..
우리 아들도 하루 때꺼리 걱정에 몸살을 앓는걸보면서
그래~ 그걸 견뎌야 하는기라... 이겨 내야 하는기라...
그러면서도 걱정은... 피는 못속인다고..
온 사방팔방으로 펼쳐댈까봐 그게 걱정인기라..
그나 저나 딸래미가 지 동생 좀 오래 거들어줬으면 좋으련만..
엄마.. 내 일은 언제하고 연습은 언제해요?
연주회가 낼모렌데... 미치겠네..
`야! 연주는 평소실력으로 하고... 니 동생 많이 챙겨줘라`
꼬시고 또 꼬셔댄다만...
나는 왜 아들래미만 보면 그냥 안스럽고 뭐라도 해주고싶은걸까?
겉으로는 죽일놈 살릴놈 하면서도..
리노를 보면 저절로 나오는 자연미소가 리노애비를 봐도 지어지는걸까?
딸래미가 흥흥 눈흘겨대도..
어쩔수없는 자식은 내리사랑 이랬댔지... 옛어른들이..
2011. 02. 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