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네 이사가던날 새벽부터 부슬부슬 이슬비가 왔다갔다~
토파즈에서 한라로 이사갈때도 비가 오락가락해서 애를 태우더니.
한라에서 서초동 드림팰리스로 이사를 가던날도 비가 비가
속을 태워댔는데...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비오는날 이사가면 부자가 된다며
비가 와야 좋다더라~
이삿짐을 나르면서 비도 그치고 해가 나와 무사히 다 마칠수 있었다.
딸래미는 또 초치는 소리를 한마디 거들며..
`반석이네 이사할때마다 비가 오다가 그쳐버리는걸 보면
돈쫌 벌라하다가 말아버린대나~`
어쨌든 짐짝들은 이구석 저구석 대충 자리잡혀 앉히고
쓰레기 정리만 대충 하면 되겠는데...
이제부터 우리 가족모두의 관심사는 리노의 놀이방으로 쏠린다.
성모의밤행사를 거쳐 어버이날 행사와 미사를 모두 끝내고
저녁나절 서초동 리노네에 도착하니...
커다란 종이박스 여기저기 뒹굴고.. 보퉁이 몇개는 아직도 풀지못해
쌓여있어 금싸라기 땅에서의 고된 생활의 서막을 보는것같아
조금은 걱정스런마음과 답답 함을 느끼며...
`밥이나 묵으러 가자`
냉면한그릇 앞에다 놓고 늦은 저녁들 먹으며
내일부터 놀이방에 첫출근하는 꼬맹이가 걱정되어 모두 한마디씩...
` 리노에미야.. 내일 리노데불고 갈때 옷 때깔좀 있고 폼나는것입고
가라.. 엄마 차림새보고 얼라들 대하믄 큰일아이가~
`올케 ~ 우리도 한번씩 리노 데리러 갈테야...
음~ 누구냐고 물으면....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리노 오르간 선생이랍니다...호호호...
며칠있다간 또 희경로사가 커다란 첼로 메고 놀이방에 나타나..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리노 첼로선생님이에요..
리노 렛슨시키려 데리러 왔어요...~
손뼉들 치며 맞어 맞어...
그래야 우리리노 강북에서 왔다고 왕따 안시킬꺼야...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하며들 웃어대다가...
잠깐.. !!
그런데... 우리 리노가 날보고 로사~ 고모! 하고 달려 나오면...
`오 마이갓! 산통 다 깨지네...`
우~후아하하하~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는 그저도 사탕만 내 놓으라고 졸른다.
하부지 차타고 빠방 가자고... 그러면서도 연신 지 엄마만 찾으며
불러댄다.
부슬거리는 비속에서 헤어져 오며 과연 우리꼬맹이가
낯선 놀이방에 출근하여 잘 적응하며 살아갈것인가..로
화제를 삼아보며...멀고먼 내유동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아침 빗속을 뚫고 출근한 리노....
잘 적응할수 있을까? 할아버지도 뜬금없이 미사가는길에
물어오고...
할매도 겨우겨우 참았다가... 전화걸어
`리노 잘있는지 전화 한번 걸어봐라~ `
`어머니... 무슨 일있으면 선생님이 전화하신댔어요..`
`그래도 혼자 구석에 앉아있는지 전화한번 해봐라이~`
좀 있다 전화해온 며느리..
`어머니.. 리노 너무 잘놀고 있대요....
저녁6시무렵 외할머니 전화로 영상통화 호출해대니
` 치~함머니.. 미이워... 치~함머니 미워!`
`아니 뭣땜에 골이났나 우리 꼬맹이... 생전 친할머니한텐
밉다 소리안하더니... 우짠일인고? ...
아마도.. 꼬맹이 나름대로 오늘 하루가 편친 않았나보다.
어른들도 속내들 감추고 안그런척 하는것처럼 우리 꼬맹이도
자리봐가며 누울건지 앉을건지 눈치로 살피느라
긴장했는지...
아무에게나 심통한번 부려 볼찰나에..
제일먼저 치~할머니가 걸려부렀나 보다.
그러면서도 하부지는? 하고 물어오길레
`리노야~ 하부지는 성당에 계시지...
하자마자 전화기 뚝~ 끊어지며 캄캄해 져 버리더라***
어제 주일엔 저녁미사 엄마아빠 따라가서는
영성체시간에 꼬맹이 제일먼저 쪼르르 달려나가
신부님앞에 가만히 서있어도 서초3동 성당 신부님
꼬맹이머리에 손도 안얹어주시기에 ..
끝까지 버티고있는
리노를 데리고 나오려니...
씩씩거려대며 갑자기 소리소리 질러댔단다.
`이~ 이 야 아<<<<< 이~ 이야~아<<<`
지 맘에 안들때면 아무에게라도 이런식으로 스트라이크...
입을 틀어막아가며 겨우 밖으로 나왔다가.
미사끝나고 바깥으로 나오신 신부님 한테 기어히
손한번 얹어받고서야 얌전해 졌단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어른들은 하얀 빵먹지만
자기는 머리만져주는걸로 사랑한다 이쁘다~
하는걸로 각인되어있었나보기에 한발짝도 안 물러서고
기어히 사랑의 쟁탈전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말았나보다.
그런데.. 듣는 할매의 속도 좀 쓰렸다.
`아니? 신부님이 아이들 머리위에 손안 올려주는것
한번도 본적 없는데.... 참 희안한일이네..
리노에미 후줄그레한 웃도리 걸치고 성당갔나?
아님... 얼라들한테도 헌금 받을라꼬 그라나?
담에 꼭 내눈으로 확인한번 해볼끼라~
주일마다 만약 꼬맹이와 신부님의 쟁탈전이 벌어진다면
큰일이라...
담주부턴... 꼭 아침나절에 미사를 가라고 잔소리 해본다.
`아마도... 주임신부님은 안 그러시리라~ 고...
2011. 05. 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