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를 끝내고~

2012. 3. 3. 오후 8:27:43

글자




어젯밤 이전  요즈음의 나의 맨날맨날의 기도노래는..

`이~ 잔이  지나가게 하소서~

           이 고통  거두어 가 소서~

그냥  생각없이  흘러나오던  노랫말의  기도가

어젯밤 이후로  반쪽이 사라져 가  한어깨 가벼워졌다..

 

김밥을  쌀것이냐?  김밥을 살것이냐?로  일주일 내내 고민하다

살얼음 두드려가듯   잔뜩 긴장을 하고  드디어 마음의 결정을 내려

푸짐하게  싸기로 했다.

 

월요일 공연시간에 맞춰 가려 5시반에 차가 출발하면 장장~

9시넘어까지  꼬르~륵 거리는 배를 안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해서

김밥이라도  차에 가며  먹을수있게 준비해야겠기에...

 

쌀것이냐? 살것이냐?로  숱한 밤을  섹스피어 닮은 고민을 한것이다.

 

50줄이 100줄이 되었다가  120줄까지  눈이핑핑 돌아가게

도우미 여사몇과  끝내고...

4시40분까지  차 대기약속을 하고  떠나간  그네들이..

정각에 도착해 빵빵 거리며  빨리 나오라지만..

 

어쩐다?~  이일을...

시간은 자꾸가는데...  주문전화는  발길을  붙잡고...

쌍쌍으로  몇대가 울려대는지....

안받고 떠나자니....   공연장에 앉아서도  `아까 그 전화~

아까  그전화 하고   미련떨 것같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빨리 빨리  말해주세요..

어디로    얼마..  몇시에...

 

후닥닥    후닥닥  처리하고    옷도 가방도 전화도..

집히는대로  끌고 나오니    온 몸이  후달달달.....

`아이고..  내팔자야...  와 이리 살아야 되노...`

 

`문디 가시나   에미를 껍데끼까지  뼈까지  다발라서

죽일라 카나...  아이고  아이고  못살겠다 믄서

차에  허겁지겁  올라타 가다..

 

김밥100줄  오데갔노... 차에 실었나?

완전  미친여자  널뛰는  가관이라...

 

1호차 5시30분에 출발하고   2호차(15인승 렌트카)40분에 출발하고

3호차까지(9인승) 출발해서  간당간당  도착한  멀고도 먼

횃불회관은  아침부터  도착해 허기진배 움켜쥐고 열씨미 열씨미

부치고... 다듬고...  걸고... 디스플레이한   아빠의 걸작들이

완전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차는 막히는데.... 시간은  조마조마  아슬한데..

`나 배고파 죽겠으니  빨랑  김밥 좀 갖다 주라는  남편의 전화가

금방 끝나자마자...

 

`엄마~  김밥 언제 도착해?  나랑  레귀스트 순재랑  배고파  돌아가실것 같다란

딸래미의 전화` 

엄마  언제 도착해 도 아니고...  김밥 언제 도착하냐고...

 

김밥 반줄이라도  먹여보려  차가 도착하자마자  총알같이

뛰어내려  이골목 저골목  아무리 뛰어봐도  그길이 또 그길이라..

무슨 미로 놀이하는것도 아니고....

 

가까스로 찾아 올라가니  종은 울리고...

연주자와  그 일당은  고픈배 움켜쥐고   무대로 오르는데..

 

`아이고~  우짜노..이일을..

근데  앞에서 도우미하는   학생제자아이들 넘겨주며

니네도  배고플텐데  묵어라했더니...

어느새  개눈감춰버리길레...

                                                         

 

뒷차로 도착한  안드레아간사님...

차에 오다 묵고 남은 김밥 이 아이들 같다 줬으면 했더니

공연보러 온 본래의 목적도 잊어버린  우리의 ~짱 님

커~어다란  하얀네모통 뒤뚱뒤뚱 안고와    양식을 나눠주니

것도  없어져버려...

 

쉬는 시간 우리서방님  김밥한줄 달라지만  우짜노...

아무것도 없는데... 기냥 참아보라고  모른체 하고

내팔자  니팔자  타령  잠깐 잊어불고 

딸래미 연주를  감상하다보니..


두번째 연주곡  감상하고 있자니.. 뭐랄까..

그냥  숨도 못쉬고  주님  주님  살려달라고  매달리며

울고있는  내 모습이 연상되는지라....

 

차~암  슬프건가... 뭐지  이 감정..

모든것  다 내려놓고  바닥에 드러누워  울고있는

아니  차라리  평안해 하는  내모습..보다가..

 

피아노로 피아니씨씨모의 낮고 어둡고 조용한  음률이

한참을  흐르더니  계속 몇분을   졸릴정도로 흐르길레

아니?  저 딸래미가  치다가  길을 잃어부렀나   조마조마~

 

갑자기  듣기라도 한것처럼...

우르르  꽝꽝<<  쏟아져내리는  괴성들이  한바탕 지나가며

잠깐 졸던 내잠을  깨우더니...

 

어느새  시냇물도 흐르고  새도 지저귀고...

까르르~ 까르르~   따~라랑~   따라랑~  맑고 고운 방울소리

찰랑찰랑  들려오고..

 

피아노 로  포르테로  왔다 갔다   노닐던  1부가 끝나고 휴식시간..

 

리노가 걱정되어 공연도중에 잠깐 나가보려 문앞에 섰다가

문지기 선생님한테   꾸지람 들으며...

`아님 그럼  늦게온 저바깥의 사람들은  우짜노..

먼길 왔는데.  참  무정타~`  궁시러엉 거리며  내자리로 돌아왔는데.

 

곡이 끝나고  박수소리가 나니까  문은 저절로 열리고

바깥의 사람들  쏟아져 들어오더라...

참  질서정연하게  첨부터  저사람들은  다알고 있은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도..

 

또 어떤사람은  내취향아니라면서  휴식시간에  집에간다고

손흔들고 가기도 하고..

 

몇곡의 박수소리와 함께  들어온 사람들이  어느새 가득차

연주회는 크라이막스를 향해  마지막  한곡을 연주키위해

딸래미와 레귀스트 순재가  입장해  오르간에 앉는다.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우르르 쾅쾅 내려 쏟아진다.

분노한 야훼의 온갖 감정이  굵고  묵직한  파이프의 관을 타고

연주홀을  호통으로  내려친다.

 

딸래미의 혼은  이미 그의 것이아니라  야훼의 몸짓으로 변해

소리로 소리로  나를  때리고  나무라고  회개하라신다.

아마도  무당도 굿을 할때   시퍼런 작두위에 올라서  춤을 춰댈때면

저런 모습이리라..

 

길고긴  마지막 곡이 끝났지만  .....

브라보 휘파람 소리와 함께  박수소리는 그치지않고

연주자는  다시 나와  깊은 절로  답례하고  들어간다.

 

장신영선생은  그냥 눈물이 나서 혼이났댄다.

아마도  몇년전  쓸쓸했던  본인의 귀국공연이 떠올라 그러했으리라고

나름대로 안스러해보며...

 

오늘의 주인공을 키워주고 다듬어주신 한국의 오자경교수도

참 잘해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않으셨던걸 보면

우리 딸래미가  진짜로  잘하기는 하는가 보다...

 

엄마인  내가 느끼는 실력은 그저..

작고 가늘고 어두운 소리가 계속되면  살살 졸립다가..

크고 꽝꽝 내려치는 소리가  울려퍼지면 

`이~야  참 잘 치는가 보다..  신난다.. 뭐 그런정도`

 

그래도  인제는  시끄럽지는 않더라..

그냥  속이 시원시원 하더라~

어쩔수없는  대한민국  보통사람들의 수준인  딸래미의 엄마..

 

그래도  딸래미는  엄마와 전화라도 해야만

모든 연주고  시험을  무사히 치를수있다고 해주니..

 

성모님처럼  세상의 어머니들은  참 거룩하기만 하다

자식들 에게는...

 

긴장과 피로와 지침과 여유로움과  환호의 시간들이

지나  모두가  다 돌아간  연주홀을 정리하고

돌아오는길..

 

그저도  배고파 죽겠다는 남편을  ...

봉일천 한라에  리노엄마 할머니를  내려주고..

돌아서  시장통을 지나며  가느다란 김밥두줄 사서 나오며

웃는다..

 

아니?  그많은  김밥들  다 오데로 갔노?...

                                                   2011.     05.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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