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후~~~

2012. 2. 18. 오후 1:44:47

글자




이제 나도 한낱 꺼져가는  한가닥 촛불의 희미한 존재로  하루를

간신히 부여잡고  매달려 살아가는  자로 서서히 빛을 잃어감인가...

아니..

거래처 아가씨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통에  혼비백산하여   정말로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으니...  차라리   한이파리  낙엽같은 내모습을 보며

달려드는   이 착잡한 기분은  뭔지 모르겠다.

 

며칠전... 

똑같은 화환2개에  서로 다른 이름의 띠를 달고 출발해야할  꽃들이

똑같은 이름 2개를 달고  축하장소에 도착해서  식은땀 흐르게 했던  꽃기사 아저씨...

연신 머리 조아려대며  죄송하다고 금방 교체해 드리겠다고 

냉냉한  젊은 아가씨한테  수모아닌 수모를  당했는데...

 

오늘 또 그 여직원  딴꽃을 주문하며  7월에도  배송된 꽃이 맘에 안들었는데

얼마전 또 리본교체건..이며  등등..  기어코 7월에 배송된 원장을 펼쳐보라던 바람에

꽃이 똑같지 않느니  맘에 들지않느니... 하다가...

오늘 주문서로  다시 돌아와  그걸 보고  배송을 해야하는데...

흐려져가는  내 총기는 그여이 7월의 주문서를  아주 자연스레 출력해가지고

농장에  발주를 내리며  ...

`보고 또 보고  꼼꼼이   하자없이 나가야 된다고  신신 당부를 했으니..

 

아뿔사...  것도 모르고  배송끝났다고  배송완료!  의기양양하게 체크하자마자...

따르릉... 걸려온 전화한통..

영하10도의  바깥기온보다  더 차가운  여자의 착 가라앉은 목소리..

`아줌마~  오늘 주문서 한번 펼쳐 보세요..

`왜요?..  배송 잘 끝났는데요..   가~만... 악!!   이게 뭐에요?

아깐 분명  서울로 배송가는 난이었는데...  왜 이게 구미시로 되어있어요?`

 

`7월의 주문서를 가지고  옛날 배송했던 곳으로 또 해주면  이일을 어찌 처리 할거에요?

이유를 불문하고  또 머리조아려대며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죄송 또 죄송하다고...

십만원짜리 난 한개는 공중에 날려버리고....

 

사건을 수습하고  자리에 앉아  너무 어이가없고  기가막혀  내가 언제까지

이일을  할수있을까...  이제는  자신이  없어진다.

젊어서부터  한 총기  한 억척 하던  맹냄이었는데.....

울 할매도  지하에서  아마  발 동동 구르실거야..

 

가만~`  이 말도 안되는  실패는...

나로 하여금  또  겸손하라며  하느님 당신을  한시라도 잊어버리지말라는

메세지 인가...

 

어제저녁  행사가  두개 겹쳐있었다.

거의 같은 무렵  잡혀진 약속이었는데.. 하나는  20여년전  행신동구역

친한 성당이웃들이  그리운 얼굴들  한번 보자고 연락이와서 일주일전부터

가슴두근거리며 기다리던 약속이었고..

또 하나는  그날 같은시각에  1반 공동체 반모임이 있다고 하마~  주일날

반장께서  일러주길레... `정말 죄송한데요  중요한 약속때문에  또  못가게

되었네요`...  긁적 긁적...

 

몇년전에는  성당일이 아니면 그 어떤 약속도 잡지않고  오로지 성당 성당

테두리안에서만  기쁘고   즐거웠고 뿌듯했던  날들 뿐이었는데.....

하느님~  죄송 합니다~`

 

일치감치 당도한  은빛5단지 마을 주차장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색색으로

반짝거리고  현관앞 복도들은   퇴근해올 식구들을 기다리며  따뜻한 불빛이

행복하다.

 

601호  재원이네 집 현관문이 열리고  ...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는  20년전 그날의  이웃들이 되어

그냥...  자연스레  어울린다...

그래.. 볼것 못볼것  다 보며  살다가   잠시 헤어져간 우리들 아닌가..

 

주방엔  다정한 이웃을 기다리며  솔솔  풍겨져 나오는  이냄새  저냄새..

꼬르륵 거리고..

동동거리며  가벼운  안젤라의 몸짓은  또 얼마나 이쁘게 보이든지..

커다란 접시에   따끈한 두부한모 올려놓고  오리훈제 살풋이 곁들이고

심심한  김장김치 한포기 올려놓으니  어디 근사한 레스토랑에  비할손가...

 

지숙이네/미진이네/재원이네/반석이네/  ...

그옛날  서로를 챙겨가며  살뜰했던  우리들은  이미 그때부터

소공동체 살이 를  아주  열심히 살지않았던가..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사람들이다.

가난과  부족의 삶속에서도  나누고  다독거려주고  함께 웃을수 있던

그날의  행신동구역의  따듯한 가족들...

 

아파트가  높이올라가고  대형마트가 줄줄이 들어서고

서울시민  고양군민들이  함께  뒤섞여  다문화 기치를 높여들면서

일산으로 행신으로 화정으로  봉일천으로  원당으로  흩어져간  우리들..

자식들을 키우고  공부시키느라   나를  이웃을  돌아다 볼 겨를없이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들의  머리에도  어느듯  흰눈이 내리고

눈은  가물가물  기억조차  희미해져갈 무렵의 요즘의 어느날에

 

뜻밖의 만남을  주선하여  지금은 행복이라 여겼던 그날의  이웃들을

만나  손잡게 해준  안젤라의 마음이  진심으로  고마웁다.

 

예나지금이나  동글동글 한 얼굴의 시복이(베드로)아저씨

세월은 이제  그 즐기며 좋아라하던  술도 못마시게 건강을 두드리고..

언제라도 천사같은 착한마음의  마리아 미진엄마... 그냥  다소곳 웃고만 있다.

 

그옛날  가게보증금 내느라  올데갈데없던  우리식구에게 1년간 비닐하우스

집을 빌려주었던  나눔의 정을  생각하면  늘  고맙고  따스하다.

그분들의 노년에  하느님 축복이 머물기를  기도드려본다.

 

종대아저씨 다니엘... 부용성님 데레사 지숙엄마....

철없고 나이어린시절부터  부르던  지숙이엄마...이제는  깍듯이 형님으로

불러드리련다.

우리 반석이 귀에 뭔지 뗴굴떼굴 굴러다닌다고  병원갈 시간조차 없는 엄마를 대신해

멀리 남대문이비인후과까지  버스타고  대신  케어해주던  깍쟁이같이 생겼지만

결코 깍쟁이지만은 않은   데레사성님  정말  고마왔시유,,,,

함께 구역일 하며  궂은일  속상한일  기쁘고 뿌듯한일  더불어 껴안고  고민하고

넋두리해가며  하느님 공동체 꾸려갔던  다니엘 지숙이아빠...

우리 반석아빠가  감사했대요..

 

언제라도 생각하면   늘 고맙고  미안했던  최진혁야고버  재원아빠..

눈앞이 캄캄해  울다가  세브란스병원 에서  만난   당신은  그당시 우리에겐

하느님의 천사처럼  한줄기 빛과  안도의 숨을  내쉬게 해준  은인이었답니다.

수술을 하고  퇴원하면서부터  우리가정은  커다란 하느님 체험을 하며

목자의 양우리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던 것이지요.

 

생판 모르는  남이었지만  신앙의 형제라는  인연때문에  관심과 걱정으로

함께 해주었던   당신에게  오늘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해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속에 늘 야물딱지고  깍쟁이같았던 재원엄마  안젤라...

한치의 허트러짐도  빈틈도 없다고 여겼던  안젤라가  ....

오늘 이리도 큰 사랑을  아주 아주  여유롭게  펼칠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고마와하며   .....

아우같이  언니같은  사랑으로  우리 20년 지기들의 해후가  하느님사랑

이웃사랑으로  새록새록  자라나기를  기도하며....

 

자!  우리의  지치지않는  사랑을  위하여~  

         잔을 높이  들어라~`

                                                                                 2011.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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