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할매의 주말나들이~

2012. 2. 13. 오후 8: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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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마다  콧구멍에 바람쐰다고 돌아다니던  수산시장...경동시장..

마장동 푸줏간들... 대화동 식자재..  롯데마트  ...이마트...를 넘어서

젊은 아~아들 따라 기웃거려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덕이동 아울렛들..

이러다가..

그 끝이 어딜까  약간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2주를 토욜오후 바깥출입을

삼가고  사무실에 앉아  드라마 재방송이라도 보자며  돌려댄 채널이 또 나를

걸머쥐고  놓아주질 않는다.

 

해품달~이 끝나고... 샐러리맨 초한지?..가 끝나고... 빛과그림자?..도 끝나고..

인수대비까지...

한번 꽂히면   오로지  한군데만  온 정신을 다 쏟아부어대는  내 성격이

오늘도 찬란히 빛을 발한다.

 

따르릉...~  리노란놈  전화와서

`함~머니..  어디세요?    리노한테 안 올꺼에요?..`

`아쿠.. 리노야!  할무니 오늘은  못가고  낼 성당갔다가  할부지하고 갈꺼마?

`싫어요. 지금 오세요...`잉~잉잉....

`미칼라..!!  빨리 끊어라..  내 낼 갖꾸마... 오늘은  연속극 본다꼬  못가겄다.`

찰깍....  리노할매  맞어?..

 

낮에 두시부터 시작한   연속극들을  밤11시까지  들여다 보고 있었더니..

허리도 아푸고.. 눈도 아프고.. 정신은 머~엉 하니

`옴마야~  드디어  내가 또  텔레비젼 중독에 걸려부렀나 보다.`

월화수목금  그 바쁘고  긴장된 나날들속에서도  하루 4바닥씩 꼭 써내려갔던

성서쓰기도  날아가버리고...

간간이  걸려오는 주문전화도  귀찮고...

리노네 로  바람쐬러 가자는 남편의 전화도  건성건성` 나 바빠요..`  딸깍..

 

딸래미한테 전화걸어 `니 엄마  뭐한다고  바쁜거냐?`

`아빠  엄마  드라마 재방송에  잡혔어요.`ㅎㅎㅎ...

연거푸 전화해온  남편...`나 지금 집에 들어가는데  뭐 사갈것 없어?`
`음~  빵.. 곡물 식빵 한봉다리만 사다 줘요.. 배 고파~`

 

어둑어둑  저녁나절  돌아온 남편이 풀어논 보따리엔  식빵이 무려 6봉다리..

우유식빵. 옥수수식빵.. 당근 점백이식빵..  흑임자 박힌 식빵.. 밤식빵.. 크림식빵..

`이거 우찌 다 묵을라꼬  이리 많이도 사오요?   가만... 내가 부탁한  곡물 식빵은 없네`

`몰라~  빠리바케트 있는거  몽조리 담아 왔어.. 골라 먹으라고..`

 

연속극  보는사이  저녁식사를  의자에 앉아  식빵으로 떼우고

남편과  함께 앉아  보는  2라운드  시청은   어깨까지 이불자락  둘둘감고

하얀 입김  솔솔 불어대며.. 우리 부부는  입벌린... 바~아보!!

 

밤마실 나갔던 딸래미 돌아와

`엄마~  아.직.까.지.    .... 못 말려 우리엄마.`

이렇게 하여  토요일 오후 황금의 시간은  바보상자와 함께 입벌리고

꼴딱 샌  無의 흐름 이었어라~

 

전날밤 한심했던 나를  일으켜 깨워  주일새벽 꼭두같이 일어나

정신을 가다듬고  남편과 함께 새벽미사를 다녀와선  몇년만인진 몰라도

딸래미와 함께 목욕탕에 갔더니  옥타브높은 아줌시들의 소리와 아이들

떠드는 소리... 에  `역시 목욕탕하고  미장원은 갈데가 못돼~  시간  아까워`

 

국수먹고 온다고  성당간 남편은  더디오고... 딸래미와 둘이 앉아  전날 끓여논

된장에  잡곡밥 쓱쓱 비벼  양푼이채로 박박 긁어 먹으니 

시골 툇마루에 앉아   강된장에 보리밥 비벼먹던  농촌아낙네  부럽지 않더라~

 

오후 늦으막하게 집에 온 남편과 함께 서초동 리노네로 한바퀴 돌아오며

며칠전  멸치육수내고 남은 건더기들   SD회장님네 차오차오 들  갖다줄까고

전화 걸었더니... 반가운 목소리  전선타고  흐르며 저녁밥까지 걱정하더라..

`레지나  행님~  찬물만 한잔  주믄 됩니더... 반포대굔데  쌩~하고 달려갈끼라요.`

 

차오차오 밥가지러 집에 들렀더니  똘똘이놈  반갑다고

`켁  켁... 켁켁 거려대며  토하는 시늉을 한다,`  아마도 그날 이후로  뭔가

고장은 났는기라..

남편은  감기가 들어서 저러나 보다 하고.... 나는  생선가시가 걸렸나 보다..하고

이나 저나   또 한걱정이다.

남편은  오래된  무스탕 잠바를  잘라내어  똘똘이..푸드리.. 고양이 니모네 집까지

다 들여다 놔 주건만  똘똘이란 놈  당장  걷어내어 마당 바깥에다  내동댕이 쳐 버린다.

그저도 켁켁 거려대면서도....

 

SD회장님네  챠오챠오도  똘똘이하고 똑같은  증상으로  켁켁거리고 있어

왜 그런가고 물었더니... 늙어서 이제 기력이 쇠해서 그런가보다 하더라..

덩치들이  이따막하니  동물병원에 데려갈 엄두도 못내고...

이빨은  무시무시하고....

 

캄캄한  어둠속  산아래 자리한  SD회장님네서 진한  유자차 한잔 맛있게

마시고 돌아오는길 레지나성님  시금치한보따리.. 겨울바람에 잘 말린

명태코다리... 아랫목에서  뜨끈하게 잘 띄운 청국장 한사발 넉넉히 담아주며

`아직 초 저녁인데  벌써 가냐?고  헤어짐을 아쉬워 하더라~`

 

집에 또 돌아오니  수문장 아저씨  똘똘이  또 켁켁...켁ㅋ..

참 이상도 하지  반가울때마다  저 소리를 내며  고통스러하는데...

낯선이들 한텐  큰소리로  컹컹컹  짖어대면서....  왜 저럴까?...

 

남편은 똘똘이 불쌍해서 어쩌나....걱정이고..

나는  우리딸래미한테 말하면  배를 쥐고 웃지만.. 그래도

`아부지... 우리 똘똘이  어떡해요..  살려주이소...와 저라는지 모르겠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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