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아 제발 살아만 다오!

2012. 2. 6. 오후 7: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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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미사를 가느라  서두르고 있는데.. 저만치 어둠속으로  똘똘이 만한 놈이

뒤를 흘끔거리며  도망쳐 간다.

현관을 지켜야할 똘똘이놈도 조용하고...  촉새 푸드리도  함구하고...

뭔일인가? 이게...싶어  `똘똘아 ... 똘똘아 <<<<..아무리 불러도  놈의 집이 조용한걸 보면

아까 도망치던 놈이  똘똘이놈이  맞나벼~

 

시간은 빠듯한데..  이일을 어쩐다  좌불안석... 행여 놈이 동네사람들 놀래키기라도 한다면

큰일인데... 상상에 상상을 더하니  오마이 갓!

미사갈 상황보다 놈을 빨리 잡아다 묶어 놔야할 판인데..

 

일단은  미사부터 하고 오기로 결정하고  논두렁길 내려가는데  저만치 앞서 서성이고

있는놈  영락없는 똘똘이놈이라   쌍라이트  환하게 켜둔채 차에서 내려간 남편앞에

비실비실 옆으로  푹~ 쓰러져 버리는 놈을 안고 

`큰일 났어..  똘똘이가 어디 많이 아픈가봐...  돌아다니다 뭘 잘못 집어 먹었나봐`

꼬랑지는 확 아래로 쳐져있고  몸은 축 늘어져 있는 놈을 안고   제 집까지 올라가

묶어놓고   걱정스런 맘으로   늦은 새벽길을  달리고  달리니....

 

기똥찬 우리 서방님의  과속운전.. 신호위반...운전 실력은  오늘도  비행기 활주로를

타고 달리는 기분...

 

가까스로 다다른  미사시간에  묵상하던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은 모두 구원을 받았다.`

 

그러면   이 아침  거룩한 그분의 몸을 내 안에  받아모시는 나는  어찌된거여?

구원을 받아도 수백번을 더 받았어야 할  나는   날마다 의 삶이  늘 불안하고

못 미더워  아버지!  이것도 해주시고  저것도 해주시고.... 이리도 청할것이 많은지

또 한번 죄송해하며  오늘도 어김없이 지영동 운동장을  돌며 하루를 시작한다.

 

고새도  걱정이되어  집으로 달려갔다온  우리 서방님...

`똘똘이가   불빛을 보고  놀라서  픅  고꾸러져졌었나봐... 지금 집에 갔더니 멀쩡하게

꼬리 흔들던데..`

주일날  성당을 가려  옷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나가면  영락없이  달겨들어 

발바닥 도장으로 흙무늬를 만들어놓곤 하던 놈을 피해 달아나려  우리식구 모두  쇼를 한다.

`안돼.. 너  죽~어.  오기만 해봐라~`

 

그러던 놈을  이 새벽  덜부덩 안고 가는 남편에게  잔소리는 커녕   ...

`똘똘아  제발  살아만 다오.. 이대로 죽으믄  불쌍해서  우짜노..

아디다스 잠바 쫌 배리믄 우떻노.. 괞찮다`   등등의 심정은

우리가족 모두의 똑같은  마음이다.

 

 10여년을  우리집 문앞에 묶여  수문장으로서의 임무를 99% 다하는  똘똘이는

깨방정 푸드리와  고양이 니모와 함께 사는 우리집 동물가족이다.

어릴땐  마구 풀어놓고  산으로  운동장으로  달리며 같이 놀았는데  덩치가 커지고

이빨이 날카로와 져 감에따라  이리도  서글픈 신세로 살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겨울  우리식구 모두 이불속에서 잠을 자면서도   더 따뜻한데가 없을까

찾아드는데.... 놈은  참 이상케도  비닐로 밀폐한 저방은 비워놓고  문앞  돌바닥에

넙죽 엎드려 자고있기가  일쑤인데...

그럴때마다  남편은  놈이 안스러  새벽에도 창문 열어제끼고  들어가 자라고  소리질러댄다.

 

운동장을  달리다  집에 도착하니 놈은  또 장난기 발동해  달겨들라 한다.

`안돼!  너~  절대 안돼...  가만 안둔다..`  매일과 마찬가지로  나는 또

놈을 손으로 때리는 시늉을 해댄다.

 

오늘도  일하는 틈새 틈새  아브라함네  이야기를   써내려가는데

바깥에선  똘똘이놈  우체부아저씨가  왔어도  짖지도 않는다.

우체부아저씨하고  라벨택배아저씨한테만은  절대로 짖지않는  기특한 놈.

천지도 모르는  깨방정 푸드리만  깽깽깽...<<<<  정신 사납게  짖어댄다.

`야 멍청아.... 똘똘이도 안짖는데  니는 와 짖노?..

 

`쳇..  뭔 말을 못하겠네...` 깽깽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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