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사후 성당사이골목길 의자에 둘러앉은 우리가족..
그날은 리노꼬맹이도 왕림하셨던터라
우리식구만 해도 시끌벅쩍..
시어미와 시누이는 그래도 성당간다고 반듯하게
채려입고 나들이했는데..
우리 며느리 얼굴부터 잠바하나 걸친것 까지
괜히 시어미 민망케 해~
야~ 너는 어찌 잠바 지퍼도 안잠그고 옷은 또 거기 뭐꼬?
누가 보믄 시에미랑 딸래미가 불쌍하고 착한 콩쥐 구박하는줄
안 알겠나.... 옷도 없는줄 알고..
엄니 그게 아니고 입덧이 심해 만사가 다 귀찮아서
세수도 겨우 하고 나왔대요.. 죄송하단다..
리노네 돌려보내고...
주일인데도 사무실 들러봐얀다는 남편을 따라
참 오랜만에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를 딸래미와 구경하며
북슬북슬 여우털이 붙은 패딩드레스하나 사들고
반쯤은 흥분되고 기쁜마음으로 차를 타고오며..
미카엘라가 이옷 입으면 얼마나 우아해 보일까..
정말 귀엽고 예쁘겠는데....
취향이 또 틀리니 모르지...만서도...
월요일 출근한 미카엘라에게 따뜻한 여우털옷입혀놓고
시어미는 아이고 예뻐라... 너무 고급스럽다....등등등..
딸래미는 약간 크기는 한데 뭐 옷은 참 비싼건데...웅얼웅얼,..
비싼 프라다란 소리와 둘이서 예쁘다고 추켜세우며
정신빼는 통에 우리 며느리 안채로 사무실로 들랑날랑하며
매무시 감상하느라 정신없더니...
볼수록 예쁘네요... 잘입을께요 엄니..배시시..
하더니 덜렁 이불속에 들어가 드러누워 이리뒹굴 저리뒹굴..
`아니 저 옷이 얼매짜린데... 작업복처럼...끙끙 속앓이하다가
그래 작업복이면 어때...
오늘 그래도 저옷입고는 춥다소리 안하니 그것만도
본전 뽑았지뭐... 스스로 체념했는데..
퇴근해 가서는...
꼬맹이 리노란놈 지 어메 드레스 마대자루처럼 걸치고
질질 바닥청소하며 돌아다니는걸
좋다고 또 우리며느리 영상화면까지 보여주더라...
엄마도입고 아들도 입고... 얼씨구 씨구~
담날 아침에 지 신랑한테 봐달라꼬 차려입고
잠자는 신랑 깨워대며
`엄니가 이거 사주셨는데 리노아빠 어때?`
부비적 부비적 눈 부비던 아들래미...
`아니? 엄마가 당신한테 무슨 감정있어서 이런색
옷 사다 준거냐고...
여~엉 못마땅한 얼굴로 대답하더란다...
바깥엔 절대로 입고 돌아다니지말고 집에서만 작업복으로
입어랬다나...
죽일놈... 돈이 얼만데... 것도 프라다인데...
아침부터 출근한 며느리말 듣곤 셋이서 배를 쥐고 웃다가
딸래미 지동생한테 전화걸어
`야~ 반석! 너 그럴수 있냐.. 골르고 또 골른 옷을
그딴식으로 말하다니...
`그게 아니고... 비싼옷인줄은 알겠는데...
자다가 일어나 보니까....
갑자기 장모님이 왜 우리방에 들어와 패션쇼를
하시나? 생각했단다.
우~하아 하아 우히히히 아이구 배야 사람살려.. 쿵쾅쾅..
회색바탕에 연핑크 꽃무늬 파스텔로 우아한 옷을
잠결에 보니 장모님이 패딩에 폭 싸여 있는것 같았다는
기막힌 표현까지 듣고 우리의 며느리 그옷을 입겠는가
말이시...
적어도...
우~와 우리색시 예뿌다~ 그옷입고 하늘로라도 날아가면
큰일나니 한번씩만 살짝 입어주면 좋겠다는 소릴
들을줄 알고 기대반 행복반.. 했는데..
칠순의 늙으신 장모님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빗대었으니
절대로 안입을줄 내가 잘알도다..
그래서...
낼모레 토욜날 착신걸고 좀 일찍 출동해서 니가 직접가서
골라 입어라... 그래야 말이없겠다.하고
토욜만 기다린다...
덕분에 딸래미도 따라붙어 뭐 하나 건질까하고 눈이 반짝반짝...
그나저나...
그날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간다는데...
2011. 01.05 리노할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