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냉동실구석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굴한봉지 꺼내어
작지않은 뚝배기에 쌀 반공기 넣고 모시조개 국물에 팍팍 끓도록
내버려두었더니(쌀+모시조개국+냉동굴) 20분정도 지나니
쌀알이 으깨어져 푸실푸실 떠다니길레...
불 약간줄이고 또 20분 정도 저 혼자 잘 끓으세요...
나는 내 할일 할테니까... 그치만서도 한번씩 나무주걱으로
왔다갔다 밑에 눌으붙지않게 잘저어 주며...
쌀이 완전히 풀어져 껄죽하게 되었을때 참기름 두어방울 똑똑...
굵은소금 몇알 때글때글..
다시 영치기 영차 저어가노라면 오메~ 여그가 어디메쯤인가..
`반석이 아부지~ 빨랑 와서 뜨거울때 한죽 하시라요`
성부와 성자 와 성령의 이름으로 ~ 경건한 밥상앞에서의 기도를 바친후
후루룩~ 냠냠.. 앗뜨거... 쩝쩝...!!
맛있다!!
한그릇을 비우고 또 반그릇을 비우는 반석이 아부지를 보고있노라면
아! 나는 참 행복한 여인네야...
이것 또한 봉사의 원리가 작용함인가..
오랫동안 서서 왔다갔다... 오매불망 눌어붙지않을까... 수고한 댓가로
아! 참 맛있다...는 남편의 이 한마디는 내일은 더 맛있게 오랫동안
불을 조절해야지... 뭘 더 넣을 건 없을까????....는 참(眞)의 동기부여를
충분히 해주는 감사로움으로 삶을 보듬어 안게한다.
나를 내어놓음으로 내가 안아들이는 감사로움!!...
마침... 진혁이 아저씨 재원아빠가 어제부로 퇴직을 한다기에
평소에 실컷먹고 싶어했다던 굴...을 남편이 퇴근해올무렵 전화해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4박스를 실고와....
1박스 안젤라네.... 1박스 예쁜 며느리네... 2박스는 봉다리 봉다리
냉동실에 채곡채곡 넣어두고 질릴때 까지 우리의 아침밥상엔
오늘도 내일도 또 모레도.... 모시조개 굴죽....
아참.. 오늘 아침엔 곁따라 온 실낱같은 초록색 매생이까지 얼기설기
떠 다니니... 재상이 부러울소냐...!
`와 오늘아침은 7천원짜리 죽한그릇 묵었네..` 뿌듯...
우리서방님왈
`아냐... 7만원짜리도 이런 죽은 없어`
우와~
낼 은 10만원 짜리 죽을 맹글어 볼끼라... 죽을 힘다해 히히히히~`
2011. 12.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