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할매의 똘똘아 안녕!

2012. 2. 16. 오후 8:54:13

글자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 병원에 갔던 똘똘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간단하게  약짓고  주사한방 맞으면 올줄 알았는데  한참이나  지나서

돌아왔는데... 어쩐일인지  남편은  똘똘이를  집안으로 안고 들어와선

커다란 돗자리에 앉혀놓고  약을 먹이고 물을 먹인다.

 

놈은 고새 기운을 차렸는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왔다갔다 한다.

소고기 얼려놓은 작은 봉지 하나 꺼내어 녹혀서 앞에 놓아 두었더니

싹싹 아주 맛나게 먹길레...

`아이구~  우리 똘똘이 인자 살았다.. 약 1주일 분 묵고  병원가서

척추에 주사꽂아  심장사상충 큰놈을  사살시키믄  된다카이  우짜노...

그동안 충성스레  집앞에 앉아  우리가족위해 봉사했는데   돈이 들어도 해줘야지..`

 

감기인줄  알았던  놈의 병은  병원에서  피검사 결과 심장사상충들이  놈을  엄청나게

고통스럽게 해대며 서서이 죽음으로 몰고 가고있는데  그중의 한놈은 엄청나게 크서

요놈을 잡으려면  작은놈들부터 다 잡아 기력을 좀 회복한후에  척추에 큰 주사를

꽂아 잡아야 되니  1주일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더니..

 

왔다갔다 꼬리치는 놈을 보니 한시름 놓여  얼른 니 집에 들어가 편히 자라고

내보낸게  그놈과의 마지막 이었을 줄이야...

 

저녁 9시가 다되어 자기 집으로 돌아간 놈이  10시경에 죽어있었다니..

잠깐 초저녁 잠이들었다가  딸래미 들어와  황망히 떠들어대는 소리에 깨어나보니

`차에서 내리는데 똘똘이가  마당 바닥에 널부러져 꼼짝도 않길레 불러도 대답없고

숨은 쉬지않는다고  혼비백산  뛰어들온  딸래미 말 듣고 후닥닥   뛰쳐나간

남편이  좀 있다 들어와선 한숨을 푹푹 쉬어대며 

`똘똘이 죽었어...` ★★★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아니 쫌전에 꼬리치며 생기 찾았던 놈이

이렇게 어이없이 죽어버리다니...  너무 너무 가슴이 아파 꼭 사랑하던 사람과

사별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한꺼번에  덮쳐와 가슴 한복판이  뻥하고 뚫린 기분이다.

 

집안에서 하룻밤도 재워주지 못하고 밖으로 내 쫓아  혼자서 그렇게 쓸쓸히 죽어가게했다니.

똘똘아  정말  미안하다.  10년을 우리집만 지켜주다  갔구나..!

남편과 딸래미 와 셋이 앉아 한동안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치 못하다가..

남편이 먼저` 차라리  똘똘이 잘 죽었어.. 겨울마다 고생안하고..찐드기.. 모기사상충한테

고통안당하고.. 편하게 잘 갔어..`

 

`맞아요. 오늘 병원에라도 가서 검사하고 약받아온게 참 다행이야.

그것도  못해주고  그냥 가게 했다면  더 가슴아플텐데..

꼭 사람과 이별하는 것처럼  처음으로 집안에도 들어와    소고기도 맛나게 먹고

병원서 받아온 약도 한첩 먹고  죽었으니...

10년을  함께 살아온 가족들과 놈은 나름대로  작별의 인사를 하고 갔나봐:`

 

새벽미사를 다녀와  썰렁한  놈의 빈집만  현관문 앞에 덩그마니 남아있는게 언짢아

남편이

보이지않는 곳으로 치우고  뒷산으로  올라가 꽁꽁 얼은 땅을 팔려니  도저히 되질않아

후미진 외딴곳 우묵한곳에 놈을 싼 푸대를 내려놓고  그위에  낙엽으로 수북히 덮어 안장했다더라~

 

아침에  혜자씨 출근하자마자  똘똘이가  그렇게 어이없이 죽어버렸다고  알려줬더니

눈물이 나서  죽겠다던  혜자씨...!!  

때로는  자기를 못알아보고  컹컹 짖어댄다며 `똘똘이가 망령이 났나봐요` 하며

서운해 하던 혜자씨 도  몇년을 함께한 놈과의 이별이  안타까왔던가봐...

 

와중에도  우리 딸래미...

`아줌마!   근데요  우리엄마 아빠는요  똘똘이   차라리 잘 죽었다고   했는데

똘똘이가 들었으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 이라고 하지 않았겠어요?`

 

혜자씨도 퇴근하고  딸래미도 외출하고  없는  쓸쓸한 저녁무렵에

쌀쌀한 찬바람  겨울의 끝을 알리며  앞마당을 불어 현관앞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튀어나와  컹컹컹 짖어 댈 똘똘이 놈  보이지않아

촉새 푸드리도 오늘은 하루종일  기운이 없네...

 

해지고  어두운밤  문닫으며...

똘똘아  안녕~~~!!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