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희가 시집을 간다기에 남편과 함께 주일9시 미사를
끝내고 느긋하게 강변길을 따라 달렸다...
12시 예식이니 좀 여유를 부려가도 될것같아 가는길에
남대문도 들르고...
주차장도 널널하게 파킹을 할수있어 모처럼의 주일을
남편 팔짱끼고 룰룰랄라~ 식장에 들어섰는데...
장충동 엠베서더호텔안은 왜 이리 캄캄하다냐?...
고양이눈닮아 한참을 있으니 앞사람이 보이기 시작하고
장내는 연예인 결혼식에라도 와있는냥....
벽에 걸린 대형 스크린에는 신부의 아리따운 모습이
정말 부러울 정도이다... 우리 뚱뗑이 딸 생각하면..
승희 저애도 어릴땐 되게 뚱뚱했는데...
어려운형편에도 죽기살기로 서울대를 입학. 졸업하더니
KBS 방송국 기자를 거쳐 지금은 개그콘서트 제2 PD자리까지
올라 치루는 결혼식이니 ....
진짜 연예인 결혼식이라 해도 될정도로 연예인 판이라...
개그콘서트 출연진모두와 배철수.. 이수근이 사회를 보고.
(사실 난 이수근이 누군지 모르는데 사람들이 야단이라
응~ 유명한 사람인가 보네 할정도)
또 약간은 배아픈 신랑측 가족사...
신랑 아버지는 별자리출신에다 신랑은 사시합격하여
김행장 또한 뭔지는 모르는데 것도 굉장한 자린가 보다.
한국의 변호사들이 다모인 곳이라고 남편이 말하며
한국에서 최고의 직장이라고 모두들 수근거려 대는데
.......
김행장! 김행장 이라고들 해서
`응! 아까 주례해주던 잘나가던 사람이 김행장이구나~
근데 은행장도 아니고 사법연수원 우두머리라 했는데...
60을 바라보는 이나이에도 참 모르는게 많구나..
혼자 똑똑한척은 다 해대었는데....
개그맨들이 몇차례씩이나 나와 웃음과 축하를 선사하고
사진을 찍는 데 만도 수백명은 될거라.... 한참을 끝날줄 모르고..
가만 낌새를 보니.... 눈도장 찍으러 온 사람들이 태반이라..
개그중에...
`피디님 편집 하지 말아주세요~ 하는걸 보면..
나이들어 참 안되어 보이던 형진친구(승희아빠)가
그날은 딸 덕분에 얼마나 우러러 보이든지..
스포트라이트 속에 신부의 손을 잡고 걷는 아버지의 모습은
어제 가난과 빚에 시달리던 친구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제 잘나가는 사위 끝발있는 딸래미덕에 찬란한 앞날이
펼쳐질건지 그건 모르지만...
친구의 어제를 알고있는 나는 어째 뭔가 드라마속에 있는
묘한 기분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까지 놓아주지않던 그날의 결혼식감정...
왜 우리 딸래미는 그런 끝내주는 신랑감을 못물어올까...
(비록 신랑 입장시 손을 번쩍번쩍 들고 경기출전하는 선수마냥
화이팅을 연출해 댔지만서도... 가볍게 시리~)
우리 아들은 또 왜 궁시리 살려고 밤을 지새우며 버둥거릴까?
그날 모인 남편의 고교동창생들도 이제는 늙은 할배얼굴들 되어
지나간 옛일과 함께 지금 내 아들이 내딸이 어찌어찌 되어있다
집은 어디살며 땅도 어디어디 많이 있다...들로 화제를 삼고..
그래도..
겉으로 보기엔 우리남편이 제일 귀티나고 동안으로 보이더라...
골프도 안쳐봤고... 노름도 안해봤고... 주식도 안해봤고...
비싼 술집에 가보지 않았는데도...
이제는 모두 늙어 자식들의 권력과 지위와 부에 자신의 가치를
편승해가는 그들을 보며....
나 또한 괜히 작은 어둠에 사로잡혀 볼품없는 나를 바라다봄은
이 무슨 해괴한 꼴인지....
하여튼 며칠동안 괜히 기분이 다운돼 있었던건 사실이다
한겨울 냉방에서 보일러도 없이 전기도 끊겨 살던 그 친구네가
안되어 통장의 돈을 몽땅 긁어 겨울을 나게 해주었던 내마음이
오늘 이후로 친구가 넉넉하게 되어 의식주 걱정않고 살수있기를
진정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
내마음 내 주님께 바램해보며 이제는 다시 돌아와
내 거울앞에 앉은^^* 일상으로 하루를 보낸다.
거울아 !거울아 !
뭘 보았니? 하고 물었더니....
`분수도 모르고 날뛰려는 네가 정신차리라고
뼈마디 쑤시는 아픔 한번 주는거 봤지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