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자 탈랜트가 색색의 주스잔을 마셔가며 선전하던
`가족 건강을 위해 휴~롬 하세요!` 라는 화면에 팍★ 꽂혀 재고 또 재다
드디어 한달전 휴롬기계를 사고야 말았다.
12개월 무이자라는 꼬임수가 아니더라도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색 주스를 맹글어 남편도 아들내외도 리노도 딸래미도
우리집을 찾아주는 이웃네들도 한잔씩 나눠줄걸 생각하면
자다가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기분 이해가 될까????...
일단은 식자재로 달려가 비트 몇뿌리... 20K당근 한박스... 사과 한봉다리..
배한봉다리... 귤한상자...양배추... 보라양배추... 오이... 싸안고 와선
차례로 스거륵 스거륵.. 갈기 시작하면 TV화면에서처럼은 좍좍 내려오진않지만
30-40분 참고 기다리노라면 1.5리터 한병을 간신히 얻을수 있다.
굵다란 당근10개와 배2개를 갈아도 주스병1개와 겨우 유리컵한잔이라...
원가와 노력만큼이나 귀한 엑기스한잔은 서방님 마시라고 내어놓고
1.5리터 주스병은 당연히 리노네 몫이라....
`반석 아부지... 당근주스 한병하고 셀러드야채 한통 하고 출근함시로
아~아들 갖다 주라요..`
`안돼! 나 오늘 바빠...`
`그라모 말든지...`
이눈치 저눈치 살피며 슬며시 우편보따리 옆에 기대어놓으면
마누라 기대를 저버리지않고 같이 배달해 주는 반석아부지가...
꼭....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 눈치보며 시키는 대로 가만히
계셨던 우리 성모님 같다고 혼자서 생각하며 웃어본다.
한주는 보라색(포도+비트+석류)...
또 한주는 주황색(당근+배+귤)...
또 다른 한주는 초록색(시금치+배+오이)...
부지런히 갖다 나른 에미에게 리노애비
`엄마.. 초록색 녹즙이 제일 맛있어요`라는 말을 듣고난후론
열심히 초록의 주스를 만들기 위해 시금치...를 갈기 시작한다.
한달여전 아브람씨네서 시금치를 캐서 파랑색야채비닐에
한봉다리 갖다주는 바람에 얼마나 요긴하게 음식을 만들었는지...
정말 고마운 이웃...
설아래 야채값이 천정부지로 날뛰고 있는데...
한소쿠리하고 배몇개를 함께 갈아야 겨우 주스병 1개..
혜자씨에게 맛배기로 반잔이라도 주면...
`아~ 피까지 맑아지는것 같으네요..` 하며 황공해 하기 까지 한다.
그러면서 또 하는말..
`꼭 휴롬 기계가 나를 위해 세상에 나온것 같다나?..`
이정도면 내가 밤낮으로 얼마나 짤순이를 괴롭히는지 알지라...
온갖 야채를 다 눈독들이다 보니 자연히 함께 한 동반자 야채샐러드가족들.
언젠가 미스리네 시아버지네는 항상 식탁에 배추 아님 상치가 올라있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당시는 나도 젊었던 시절이라..:`아니.. 싱거운 배추이파리가 뭐가 맛있다고
그러게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지...당뇨로 쓰러지고 난후의 식단이라
애석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지...
십오륙년의 세월이 흐르고난후 오늘에사 나도 푸른풀밭 초장의 식단을
부지런히 준비하며 가족의 백세를 위해 노력해본다.
양배추+적색양배추+오이+양파+부추+방울이+청피망+홍피망+노랑피망
잘게 잘게 슬러시해서 일주일 분 준비해두고 아침 저녁으로 우리의
식탁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드레싱소스도 손수 만들어 먹으면 금상첨와이겠지만 체력이 거기까진
닿지않아 식자재서 구입한 키위드레싱으로 만족해 본다.
자~ 이렇게 하여 우리집 밥은 연탄밥....
국은 시원한 모시조개 국물우린것에 시금치... 우거지... 콩나물... 별거 다 넣고..
무지개색 보다 많은 야채샐러드...에 심심한 김장김치...
집에선 어지간해서 고기육수를 안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우리 서방님
날마다 밖에서 한촌설렁탕으로 점심을 때우나봐...
한 잔소리 해대며 나오는 배~는 우짤라꼬 그러냐믄..
후~ 숨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배를 홀쭉하게 맹글며
`나 ! 배 없어 이렇게 들어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