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일어나면 제일먼저 성모상앞에 촛불을 밝힌다.
성부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하느님 기운받아 오늘도 세상속하루를 거뜬히 넘겨버릴수 있도록
맘속으로 기도하며 불을 밝히고 말씀을 펴든다.
1~2십분이라도 늦게 일어나면 대충대충.. ..~아멘!
그래도 아버지께선 우릴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실거야.... 세상속 어려움속에서..
오늘도 나는 내맘대로의 믿음으로 빨랑빨랑 남편을 재촉하고 서두르며
속으론 하얗게 얼어붙은 창틀을 두려운 마음으로 외면해본다.
윗도리도 하나더 입고 바지도 양말도 마스크도 모자도 완전무장하고 나서는
새벽산행길은 마치도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라도 할 모양새이다...
요즘들어 하루종일 앉아있으면 허리도 편치않고 저녁밥 꼭꼭씹고 곧바로
콜콜 잠들어버리는 남편의 건강때문에라도 따스한 이불속 유혹을 걷어차고
일어나 헉헉대며 산을 오르며 땀을 흘려야 하리라..
오늘따라 손끝도 시리고 콧물은 줄줄줄... 안경앞은 하얘져 갈길을 더디하고
고개하나 넘어서고... 고개둘 넘어서고... 고개세개 넘어서야 오르는 정상엔
역시나 아무도 없는 묘지의 평화로움 속에 뜨거운 차한잔과 머물다가
일어서 올랄즈음 딱딱....지팡이 소리 들리는데..
까아만 어둠속에 반쪽얼굴만 내민 여인네 하나...
오가며 마주치던 아는 얼굴이라...`아니 혼자서 무섭지도 않소?
불도없이 어찌이리 용감도 하시오?`
`내가 살라고 이리하는데 무서울게 뭐가 있겠어요?`
오~마이 갓!
살아야 겠다는 비장한 사람앞엔 세상 무서울게 없다?...
찐한 감동을 주던 그 말이 잊혀지지않아 틈만 나면 생각이 나는건
내게도 살려고 발버둥치던 시절이 있었음 이리라...
젊은시절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날엔 건강도 고생도 불편함도
내 발목을 잡지못하였던건 살아야한다는 날선 의지를 막지못하였음이라...
어디가 아파서 그런건진 몰라도 캄캄한 어둠도 불사하고 산을 올라야하는
여인의 간절함을 들어주십사고 주님께 잠깐이나 빌어보며
또 촛불을 밝힌다.
오늘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대패한 이스라엘 민족 원로들의 기막힌 해결책을
살펴보며 내 모습을 함께 들여다 본다.
실로에 모셔진 하느님의 계약궤를 전장터로 모셔오면 적들을 물리칠수 있으리라...
모셔온 계약궤도 불사하고 싸움은 필리스티아 인들의 승리로 끝나고
하느님의 궤도 뺏기고 엘리의 두아들 사제들도 죽어갔던 사건들을 보며
내가 무장치 아니하고 하느님의 힘만 빌려보려는 응석은 그분께 통하지않음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도...
내가 아침 저녁으로 촛불을 밝히고 묵주를 손에 감고 잠들어도
감히 나를 어쩌지 못하리라는 응석같은 믿음 말이다.
내 인생의 길라잡이 말씀이 샛별같은 환함으로 앞서 나를 인도하건만
이핑계 저핑계 주절거리며 하품해대는 내게 주신 두려운 말씀...
그래도 감사하나이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