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전날 거룩하고 고요한밤에 어느 회장님 화가나서 돌아가실뻔 했단다.
세상이 모두 up되어 징글벨 징글벨~ 메리 크리스마스..!! 야단들인데..
당연히 비닐촌 수박성당에도 팡파르 울려퍼지고 경건한 성탄전야미사가
시작되려나 기대했는데...
구세주 어서 오사~ 어두움을 없이하며...1절이 끝나도
2절이 끝나도 3절로 넘어가도 사제는 입장치 아니하고 바깥에서 오돌돌돌..
성가대는 왜 신부님이 이리도 입장치 아니하시나 눈치보며 1.2.3.절의 길고긴 노래를
꾸역꾸역 이어가다가
`아항! 오늘이 대축일 미사라 신부님께서도 3절까지 다 듣고 입장하시나보다?... 착각도 자유..
3절이 끝나자마자 꼬맹이 복사들 사제는 버려두고 저혼자 따듯한곳 찾아
후닥닥 들어와버리니 낭패한 신부님 혼자서 터벅터벅 입장하시더라..
초장부터 김 팍 새버린 성탄미사는 화답송을 불러야겠는데.. 아니? 이건 또 뭐냐..
성탄전야미사를 집전하시는데 우리는 성탄 밤미사를 죽어라고 연습했으니..
그 또한 경문으로 통과... 2독서가 끝나고 알렐루야 알렐루야~~~!!
이 또한 빗나간 연습으로 즉석에서 땜빵한 솔로와 반주자 서로 엉겨붙어
지그재그 지그재그...
오! 고요하고 거룩하고 찬란함을 꿈꾸던 그밤에 우리는 입으로는
찬란하여라~! 찬란하여라 를 외치면서도 절대로 찬란치 못한 소리로
사람들로 하여금 화만 잔뜩나게해 돌아가실 지경까지 몰고갔으니
그저 백골난망 죄송할 뿐이다.
지휘와 반주와 단원들의 삼위일체?의 호흡이 이다지도 중요함을 알고는 있었지만서도
그 거룩한밤을 완전 짜브러트려 놓을 정도가 될줄이야 예상했으랴...
좀더 철저하게 정성다해 연습에 임하지 못한 나 자신부터 반성해보며
며칠이 지난 오늘에사 되돌아보며 미안하고 죄송해한다.
너그러우신 우리신부님은 그저도 씨~익 웃으시며 그래도 잘했다고
박수라도 쳐주라지만 내키지않는 박수를 치며 우리 형제들은 속으로 얼마나
화를 내었을꼬...??
아마도 정(++++)신부님 이셨더면 우린 모두 죽었다.
전례도 모르고 거룩한 미사를 망쳐갔다고.. 틀려도 늘 거룩하게
틀려야 한다던 그분에겐 너무 조심스러워 했건만...
그래도 아기예수님은 비닐하우스 천막성당에도 와 편히 누워계시고
우리는 왁자지껄 오뎅꼬치나누며 잔치가 무르익는데 춥고 피곤하고
거시기한 마음에 후딱 집으로 줄행랑 쳐 오다가..
그래도 성탄인데 빵쪼가리 하나라도 먹어야 겠다는 서방님,.. 만류해도
기어코 이것저것 주섬주섬 한보따리 담아 집에 다 풀어놓고
`자 ~ 골라잡아 먹어보자... 푸드리 너도 성탄인께 한개 묵어라`
담날 아침엔 하루종일 잠이나 잘까했다가... 그래도 어젯밤 모르고 저지른
죄때문에라도 일찌감치 챙겨 또 성가대자리에 올라서
`만민들아~ 구세주 찬양하세! 그렇게라도 부르다 오니 약간은 민망기가 가셨는데
저녁답에 만난 S 회장님....
`화가나서 돌아가실뻔 했다네... 오메~ 기죽어 `
성탄을 성탄스럽게 보내지 못함을 반성하며, 내가 싫어해도 하느님께서
좋아하실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덤벼들었던 성가대의 빈자리에 서서
나는 그날의 바리사이와 같은 마음으로 경건함을 한껏 꾸며보였으리라..
당신때문에 이렇게라도 함께 하고 있다고...
거기에 비하면 윤마리아 요셉님의 지극한 마음의 노래는 얼마나 지고지순한가.
외줄의 동앗줄에 매달려 온전히 그분께 받은 달란트 성심껏 돌려드리고 있으니
아! 나의 현재가 어처구니없기까지 하구나.
이제 정신을 차려보자.
맑고 가난한 마음을 찾아 나를 더 재촉하고 다스려야 함을 깨달아보자.
그리 살도록 죽을힘 다해 주님께 매달려야 할텐데
주말오후는 열심히 일한 나를 데리고 어디로든지 달려가려 한다.
컴퓨터가 없고 계산기가 안보이고 은행통장들이 싸그리 지워져버린
세상속 자유로움으로.... !!
2011. 12. 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