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는 한미FTA를 극력 반대하는 이들의 저의가 뻔하다고 본다.
그들은 한미FTA 자체가 아니라 반미와 반정부운동 차원에서 반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들 주장대로 한미FTA가 불평등하기 때문이라면 미국과 FTA를 앞으로도 합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제일 큰 단일시장인 미국시장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미국 입장은 우리의 무역규모가 자국의 2.4%에 불과하여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이다.
거대한 미국시장에서 2.4%는 말 그대로 코끼리 코에 비스켓인 것이다.
미국이 부시 정권 때 시작한 FTA협상을 지지부진하게 오늘까지 끌어온 이유가 그에 있으며
그러다가 오바마 정권들어 급격히 나빠진 경제와 실업률로 인해 FTA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뿐이다.
우리를 포함하여 그동안 미루어 온 여러 나라들과 활발하게 협상을 다시 시작한 이유가 그에 있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미국 입장은 무리를 해서라도 FTA를 꼭 성사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다.
FTA가 어려운 경제와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목적이라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강행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자국 시장에 무역 비중이 큰 나라들을 우선하여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일단 협상을 끝내고 합의했지만 미국 의회에서 반대하여 재협상을 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우리 측이 다소 양보하는 선에서 최종 합의했고 미국은 의회비준까지 마쳤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 국회에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회비준이 안 되고 있다.
그렇다면 반대자들이 바라는대로 미국에게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 아닌가.
여러 정황을 볼 때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설사 어렵게 얻어낸다 하더라도 그렇게 간단한 일 아니다.
미국측 협상팀이 우리 요구에 응하기도 어렵지만 응한다 해도 미 의회에서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즉, 현재의 쟁점을 우리팀이 양보하면 우리 국회가, 미국팀이 양보하면 미 의회가 반대하게 돼 있다.
그러니까 현재의 내용을 수정하면 수정 당하는 측에서 반발하며 반대하게 돼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의 안을 우리가 수용하지 않으면 한미FTA는 무산되고 없었던 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합의를 깬 주체라 하여 앞으로 미국과 무역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많을 것이 틀림없으며
더 심각하고 우려되는 일은 상당기간 동안은 다시 재협상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시장에 의존도가 훨씬 더 크고 많은 우리가 더 답답하지 미국이 답답할 까닭이 없다.
반대자들은 우리가 요구하는대로 안 되면 하지 말라면서 시간을 가지고 미국을 설득하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우리 생각이지 미국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욕심일 뿐이다.
미국은 사정상 현재 한미FTA가 필요할 뿐 이 싯점 이후는 그들도 잘 모르고 지금 걱정할 일도 아니다.
만일 미국 경제와 실업률이 오늘보다 내년, 내년보다 그 이후가 더 나쁠 것이 확실하다면 그땐 다르다.
그렇다면 미국도 마냥 느긋할 수 없을 것이고 협상을 재개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서 국제 무역 여건이라도 더 악화되면 우리의 어려움만 더욱 커지게 된다.
그리고 국제 무역 여건과 환경은 해마다 더 복잡해지고 힘들어 진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따라서 어차피 FTA를 해야 한다면, 지금 아니라도 언젠가 해야 한다면 지금 해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페루와 칠레가 우리보다 못한 바보국가라서 의회비준까지 한 상태에서 요구를 들어 주었겠는가.
남들보다 더 잘 안다고 반대하는 그들이 그런 것을 모를 리 없으니 이유는 보나마나 뻔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