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2011. 6. 3. 오후 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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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사도행전 18,9-18;요한 16,20-23

간혹 교우분들과 식사 할 때가 생기면 그분들이 꼭 묻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신부님은 뭐 좋아하셔요?” 라는 질문입니다. 물론 저도 좋아하는 것이 있긴 있지요. 하지만 그 메뉴를 제가 발설하게 되면 이 본당을 떠날 때 까지 그것만 먹게 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에 저는 이렇게 돌려서 얘기합니다. “예.. 저는 뷔페를 좋아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아무도 뭐 먹자는 말씀을 않더군요.. 그런데 여러분은 무슨 맛을 보길 좋아하십니까? 음식은 아니지만 차 마시는 것을 좋아하기에 오늘 차(茶)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녹차를 비롯하여 보이차, 다기셋트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차라서 그런 지 스님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시음회도 곳곳에서 하고 있기에 몇 번 앉아서 공짜로 맛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차 맛을 보다가 순간 슬퍼졌습니다. 왜냐하면 혀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돌아다니고 있는 제 모습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슨 맛에 사로잡혀 그 맛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주님이라는 참 맛을 찾았던 사람이 할 일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여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 이냐시오 한 달 피정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꼬박 한 달을 말도 못하는 침묵 속에서 오직 하느님, 그리스도만 보는 기간이었는데요. 이 때 제일 먼저 바라보는 것이 바로 주님의 사랑입니다. 물론 현실의 시간은 그다지 사랑스럽지는 않습니다. 나름 계획도 있고, 걱정도 자연스레 생기고, 앞날도 깜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기간이 오히려 제게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많은 맛이 있지만 오직 당신이 보여주는 맛에 빠져들 때 그것이 참 맛임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랬기에 오늘 바오로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치지 못할 것이다.”

 오늘은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순교자 기념일입니다. 비신앙 나라인 우간다에서 왕의 몸종인 이 사람의 현실은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있게 참 맛을 전달하고 그것을 고백합니다. 세상이 주는 많은 맛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주님은 과연 어떤 맛으로 다가옵니까? 이제 여러분이 직접 맛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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