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5주간 화요일. 창세기 1,20-2,4;마르코 7,1-13
여러분! 과연 잘 믿는다는 것은 어떤 말일까요? 예전 제주도 올래길이란 곳을 처음 걸어 보았습니다. 한 코스가 4~5시간 거리였는데요. 저는 사람들이 많이 걸었다길래 안전하고 길 찾기 편하고 해안도로만을 타고 가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잘못 들어갈 수 있는 골목도 많았고요. 지도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 동네를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런 길을 걸으면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믿음은 마치 모르는 길을 걷는 것이다.' 라고요. 엄마와 아이가 초행길을 같이 갈 때 아이는 자꾸 묻습니다. ‘엄마 어디로 가야해?’ 엄마도 모르지만 아이에게 모른다고 할 수 없어서 이렇게 얘기하지요. ‘가보면 나와..’ 신앙의 길은 그야말로 모르는 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참된 구원을 참된 만나게 되지요. 동양의 철학을 도(道)라고 얘기합니다. ‘길 도’ 라는 글자는 ‘쉬엄쉬엄 갈 착(辵)’자와 ‘머리 수(首)’라는 글자가 합친 말입니다. 착은 머리카락을 날리며 사람이 걸어가는 모양이고 수는 사람의 생각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도란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믿음의 길도 행동하면서 가는 것이기에 참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신기해 했는데요.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을 합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이제껏 살면서 많은 여행을 하셨을 것입니다. 새로운 문물을 보기 위해, 경험을 쌓기 위해 등등의 이유를 대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좋은 풍경을 보았을 지 모르지만 정작 우리가 왜 여행을 하는 것일까요? 그저 머리 식히려고요? 아니지요. 지금의 내가 살고있는 이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지 않는 여행이라면 그저 인생 도피에 불과하지요. 집에 돌아와도 진정한 문제해결은 하나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오늘 부모님에 대한 공양에 대한 얘기도 나오지만 장례미사를 경험하다보면 느끼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고요. 부활 후 영원한 삶을 믿지만 이 세상을 언젠가는 떠나야 합니다. 잘 떠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살아있는 동안 사랑해야 하겠지요. 살아있는 동안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겠지요. 살아있는 동안 내 주위의 사람들을 아껴줘야 하겠지요. 이젠 그러시기 바랍니다. 진정 주님을 공경한다면 내가 살 수 있는 시간동안 그런 것을 해야 하겠습니다. 내가 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