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봉헌 축일. 말라키 3,1-4;루카 2,22-40
오늘은 제 예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의 원래 꿈은 연극배우라 그렇게 잘 하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부르심이 찾아들었습니다. 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하느님이 주신 것에 대해서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잠시 고민의 나날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래서 낮에는 수도원을 알아보러 다녔고 밤에는 연극 사무실에서 연습하는 삶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었습니다. 무언가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얼마 안 있어 이상스레 저를 끄는 힘에 의하여 이번 아니면 안된다는 무언가 모를 막다른 벼랑에 보였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부르심에 길에 들어서며 수능을 다시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던 중 이미 학원 종합반에서 직장 다니다 관둔 어떤 처자가 다가와 이렇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빠! 그런데 신부되면 의료보험이 되는거야?” 전 사실 그동안 의료보험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신학교에 들어가 신부가 되면 잘 살겠거니~하는 것 뿐이었던 것입니다. 참 뒷생각 안하고 계산 안하고 공부한 제가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 였습니다. 게다가 신학교에도 여러 동아리 중에 연극반이 있었지만 거기 들어갔다간 연극에만 몰두하여 사제가 되는 것에는 안중에도 없을 그 집중력을 알기에 들어가진 않았는데요. 오히려 그 선택이 절 살렸음을 지금에야 알게 됩니다. 연극인으로 성공하건 그렇지 않건 분명 ‘오늘은 관객이 많이 들까? 그럼 내일은..?’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을 것이지만 이 삶으로 인해 미사로 인해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 참 감사를 드립니다. 그 뒷 생각 안함이 절 살렸음이 참 신기했는데요.
오늘 시메온은 주님으로부터 약속 하나를 받습니다.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 는 것입니다. 언제 보게 될 지 모릅니다. 언제 죽을 지도 모릅니다. 참 보장없는 약속입니다. 그러나 그 생각없는 기다림이 오히려 그를 살립니다. 여러분도 주님의 부르심과 내 욕심이 부딪히게 될 때 잠시 주님께 그 길을 비켜 드려 보십시오. 그 삶이 나를 어디로 이끄는가 지켜보신다면 그 모습이 여러분을 진정 살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