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5주간 금요일
뭔가 정성을 바치는 일은 고귀한 일입니다. 자신을 비롯하여, 바라보는 이들에게도 뜨거운 무엇인가가 솟아오르는 느낌을 갖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주는 참다운 정신을 모른다면 자칫 규정에 메여사는 안타까움이 벌어질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군 시절, 저보다 6개월이 빠른 선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굴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임이 있다는데 부대엔 없다니.. 그렇다고 파견을 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선임이 말합니다. 그는 제7일안식일재림교회 신자라고요. 교리상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오후까지는 아무 것도 해선 안된답니다. 하지만 당시 주5일 근무제도 아닌 때에, 게다가 군대에서 이게 말이 됩니까? 일과를 거부했기에 지금 영창에 있답니다. 지금이야 주5일제이니 티가 안나지만 그땐 그렇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몇 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이문동 성당 근처, 장례식장으로 안식일 재림교회 재단인 삼육대학 병원장례식장에 간 적이 많았습니다. 토요일 오후 장례미사를 하고나서 주차장 문을 나서는데 요금을 내지 않고 그냥 보내줍니다. 왜인가? 했더니 안식일이었던 겁니다. 안식교는 부활은 인정하지만 막상 부활절을 따로 지내지 않는답니다. 성경에 부활은 “안식일 다음 날 아침” 이지만 그들에겐 안식일이 더 중요해서 개신교 내에서도 이단으로 치부됩니다. 주님의 부활로 인해 바뀌었지요. 안식일의 정신도 아무 일도 안 하는 차원이 아니라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는 말씀처럼 사랑의 실천의 중요함을 강조하십니다.
창세기에 나온데로 안식일은 “일곱째 날은 쉬셨다” 란 것은 그저 놀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닌, 그동안 깨우치지 못하고, 관심쓰지 않았던 것에 대해 다시금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루카복음 14장 5절에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처럼 살리려는 규정을 통해 그저 글자에 갇히기 보다 우린 서로에게 어찌 되어주는가?를 바라봐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