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1주간 금요일.
성경을 조금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성경의 등장인물이 꼭 착한 사람들만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오늘같이 ‘약은 청지기’ 를 보면서 과연 무슨 의도로 썼는지, 그럼 우리도 그렇게 살라는 것인지 조금 헷갈릴 수 있는데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항은 우리도 얼마 전, 약은 청지기와 같은 생활을 본당차원에서 했다고 말씀드린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그 집사는 정말로 적절하게 대처를 합니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즉, 그의 삶의 모습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지만 발 빠른 결단과 대처 능력은 분명 본받을 만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복음서만 읽어보면 이런 집사가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냐고 물어 보실 만도 합니다. 우리도 과연 그런 행동을 했습니다. 우리 본당의 땅이 빼앗기게 되었을 때 우린 모두 힘을 합하여 진정서를 썼고 신부님은 구의원, 구청장을 만나면서 이 난국을 타개해 갔습니다. 그랬기에 지금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는데요. 시대의 징표를 잘 보면서 세상의 것에 또한 민첩했기에 본당을 지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시대를 알고 대처하는 능력은 누구 못지않게 우리 또한 복음서에 나온 집사보다 더 민첩한 모습을 가집니다. 그렇게 살기 때문에 이만큼 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부족한 점도 눈에 띕니다. 즉 잘못되어 엇나간 신앙의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모습은 과연 그렇게 확고한 지, 발빠른 지를 따져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입니다. 자꾸 게으름을 피우고, ‘다음에 할께~’ 하면서 핑계를 대고, 그러다 시간만 보내고 계시는 분을 같은 집안에서도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지금 우린 위령의 달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시간.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장례가 그저 남의 이야기만도 아닙니다. 그 차례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는데요. 집사의 삶의 모습보다 그 대처하는 모습만 따져보면서 우리도 자신의 영혼을 구하는데 그만큼 열심한 지 한번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