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주간 목요일
어느 북쪽에서 온 부자 사업가가 남쪽 해안가로 옵니다. 그런데 거기 해안가 어부가 자기 배 곁에서 빈둥대며 담배나 피며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사업가는 묻습니다. ‘왜 고기 잡는 일은 안하시나요?’ 그러자 어부는 답합니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았습니다’ ‘아니, 필요한 것보다 더 잡으면 좋잖아요?’ ‘그러면 뭐 하게요?’ 그러자 부자는 말합니다. ‘그래야 돈을 더 벌 수 있지요. 그 돈으로 더 큰 엔진을 사서 배에 장착하면 더 깊은 곳으로 가서 고기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 돈으로 더 크고 강한 그물을 사서 더 많은 고기를 잡고 그렇게 번 돈으로 어선을 사서 일하면 당신도 나처럼 부자가 될 수 있지요.’ 어부는 재차 묻습니다. ‘그러고는 또 뭘하죠?’ 부자는 답합니다. ‘그러면 편안히 앉아 쉬면서 삶을 즐길 수 있지요.’ 다 듣고 난 어부는 말합니다. ‘당신은 내가 지금 뭘 한다고 생각하나요?’ 어부는 흐뭇한 미소를 지을 뿐입니다. 여러분도 아십니까? 즐길 줄 아는 능력이 돈이 많이 버는 것보다 슬기롭다는 것을요.
오늘 말씀들은 자칫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복음을 선포하는 게 힘들고, 성령에 대해 니코데모에게 설명하는 예수님이 버겁게 보이는 것처럼요. 하지만 이것을 아십니까? 그들은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임하는 즐거움을요. 마치 수영선수가 팔을 힘들게 저으며 물을 가르고요. 풍물 연주자가 꽹과리나 장구를 손이 안 보일 정도로 연주하고요. 노래하는 이가 고음을 계속 내면서 길게 노래부르는 것이 힘들게 보이지만 그들은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피아니스트 정명훈씨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습니다. 나머지 누나 둘도 처음부터 피아노를 쳤지만 자기에게 안 맞다고 여겨서 바이올린과 첼로로 넘어갔지만 정명훈씨는 어릴 때부터 재밌어 했답니다. 그런데 어린이가 너무 긴 시간을 피아노를 치니까 걱정된 엄마는 어느 정도 분량을 정해주고 이만큼 치고나서 피아노 의자에서 내려와 공책에 획을 하나 그으며 연습하라 했답니다. 사실 피아노 치다가 의자에 내려오며 왔다갔다 하는 게 참 귀찮은 일이거든요. 하지만 그는 계속 그걸 반복하더랍니다. 재밌어 했던 것이죠. 우리는 어떤가요? 이런 흥미를 느끼면 복음을 선포하지만 방해하는 이들에게 겁먹지 않고요.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즐기며 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해야 하니까..’ 하고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