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주님 만찬 성목요일

2023. 4. 6. 오전 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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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만찬 성목요일

 처음 가보는 길을 가보신 적이 있습니까? 요즘이야 네비게이션도 있고요. 앱에 깔린 지도가 있어서 가야할 곳의 위치, 도착시간, 교통편이 잘 나와있지만 그런 것이 없이 갈 때 느끼는 마음의 거리는 길고도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다가 다시 그곳을 가게 되면 예전에 느낀 막막함과 다르게, 생각보다 참 짧다는 것을 느끼는데요. 초행길이 주는 부담감이 있지요. 이 길이 맞는가?, 이렇게 가야하는가?, 왜 그래야 하지?’ 하는 의문이 들지요. 그러다 점차 알게 됩니다. 그건 역사의 시작이었다는 것을요.

 1독서는 이집트 탈출을 위한 빠스카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빠스카. ‘거르고 지나가다는 뜻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문설주에 발랐던 양의 피는 맏아들이 죽는 10가지의 마지막 재앙을 피하는 표시가 되고요. 이는 선택받은 구원의 표지가 되어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때는 이것은 내 몸이다. 내 피다 하면서 맺어준 새 계약과 함께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표양은, 서로를 용서하라는 당신의 희생으로 보여주신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어리둥절했지요. 왜 이래야 하지?’ 이런 것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나중에 알아차립니다. 마치 십자가에 주님이 달리시자 어떤 이가 이런 탄식을 하지요. 이분이야말로 하느님의 아들이셨구나 우리가 왜 매일, 매년 이것을 반복하고 있을까요? 의미를 모르면 그럴 수 있겠습니다만, 한편으로 우린 알지요. 이로인해 구원의 기쁨이 시작되었다는 것을요. 하느님이 인간의 역사 안에 들어오시어 새로움을 주시었고 예전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깨끗하게 정리하시며 나를, 우리를 선택하셨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것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게 단순히 요식행위일까요? 단순한 되새김일까요?

 아닙니다. 이것은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까지 2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것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노력과 힘을 넘어선 그 무엇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별 문제가 없는 한 앞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이 안에서 우리의 생각을 넘는 경이로움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그분의 배려에 감사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나의 삶도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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