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지쳤을 때는 당나귀를 내놓는 법이지...

2017. 4. 26. 오후 7:45:48

글자

작년 11월 갑자기 지구 사회사목분과 담당신부가 되었다

원래는 서열상 내가 할 것은 아니었다

연륜도 필요하고, 사회를 보는 안목도 필요하고

자금도 지원하는 통로도 마련해야 하고

안되면 구청이나 주민센터에게도 협조를 구해야 하는 자리이니..

아직 나는 아니었다


그러나 어찌어찌하여 맡겨졌고

저번 주 지구 첫 모임을 가졌었다

그러고보니 5년 전에도 그랬었다

10년동안 그 지구에 청년연합회가 없었는데 가서 살렸으니..

내 인생에서 아주 생소한 것은 아니구먼..


몇년 전 성인이 되신 요한23세 교황님이 추기경 시절

갑작스레 프랑스 교황대사가 되셨단다

원래는 당신 차례가 아니었는데..

누구는 건강상 이유로, 신변상의 이유로 다들 마다했었고

그래서 당신이 되셨는데.. 

헌데 당신이 왜 되셨는지 모르다가..

프랑스행 비행기에 타서야 비로소 자신이 적임자도 아니고 차선도 아닌,

차차선 적임자임을 아셨단다

그 후, 씁쓸한 마음에  친구 신부에게 편지로 이렇게 보냈단다

"말들이 지쳤을 때는 당나귀를 내놓는 법이지..."


본인을 지칭하길 당나귀였을 지언정

그 분은 작은 일에 충실하셨기에 결국 큰 분이 되셨다

당신의 일은 내 생각대로 시작되지만은 않는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여태껏 보지 못한 것은 만나게 하신다..


내 인생도 그리되어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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