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이 없기에 내가 치던 기타를 예로 들겠다
자동차는 10년 타기 쉽지 않다고 한다지만 그래도 정비소에 꾸준히 가야하듯
일렉기타도 1-2년마다 리페어 샵에
휘어진 곳은 없나.. 장력이 너무 세지않나..일정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부제 때 구입했으니 11년 된 놈이다.
가면 업자가 묻는다.. 새거 같다고..
연습을 안 하는게 아니라, 오일 등으로 잘 닦고, 습도조절도 하니 그래 보이는 모양이다
그래도 자동차와 다른 게
손 때를 묻히고 계속 연주해주면 손맛을 낸다
게다가 재미있는 것은 재질이 나무라 그런지
음악을 들려주면 다른 놈들보다 풍성한 소리도 내준다
신부로 산 지 10년이 흘러간다
가끔 내 인생을 가만히 보면 "소모품" 같다
없으면 안되는 것...
제품을 오랫동안 유지시켜주려면 꼭 필요한 게 소모품이다.
주님의 사람인 나도 어찌보면 소모품이다.
교회의 유지를 위해, 신자들의 신심을 위해
사랑이 이 세상에 있음을 알려주려는 나의 삶..
없어서는 안되지만... 있다고 해서 남들이 꼭 알아주지도 않는..
외로울 수도, 우울할 수도 있다.. 남이 알아주지 않기에
나이가 들수록 그것을 더 느낀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랬고.. 다들 그러니까..
허나 그럴 수록
쳐다봐야 하는 곳이 어딜까?를 물어본다
오늘같이 비가 내리고 바람이 스산하게 불수록
가슴 시린 이 시간을 기도로 묵상으로 기타로 한 잔의 차로 달래며,
요사이 총회에서 새로운 직함을 맡게되는
새 단체장들의 변화와 다짐의 소리를 들으며 위안을 삼는다
'그래... 교회는, 세상은 또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나는 이런 것을 하는 사람이었구나...'
쇠잔해지고 소모되지만... 그로인해 새로움을 맛보는 것이 이 삶임을
11월... 한계가 있는 우리네 인생인, 위령성월에
소모되는 것이 아름다움임을 알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