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예식
왜 팔을 벌리는가
양팔을 벌리는 자세는 고대로부터 전해진 기도의 태도이다. 공식적인 기도에서 주례자는 팔을 벌렸다. 벌린
팔은 솔직한 원의와 수용태세를 상징한다. “치켜 든 손 저녁의 제물로 받아주소서”(시편 141,2).사제는 개인기
도와 공동체의 소원을 함께 모아 하느님께 바친다. 팔을 벌린 사제의 모습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의
손을 연상할 수 있다.“예수께서는 항상 살아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중개자의 일을 하시니 당신으로 말미암아 하
느님께 나아오는 사람들을 언제나 구원해 주실 수 있으십니다.”(히브 7,25).
권고, 침묵, 기도
본기도의 구조와 내용은 권고, 침묵, 기도, 아멘의 순서로 되어 있다. 처음에‘기도합시다’라고 사제가 권고한
다. 그것은 명령이 아니고 기도에 동참하도록 인도, 권유, 설득하는 표현이다. 지난 한 주간의 기도, 성서봉독,
묵상, 평일미사 참여, 성체조배 등 모든 정성을 다 모아 함께 기도하자는 뜻이다.
두 번째 부분은 침묵이다. 침묵은 숨돌릴 틈을 준다거나 망각상태에 빠지라는 것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잠깐의
마음 정리, 소원을 제시하라는 시점이다. 잠깐이 얼마인지 꼭 시계를 보며 따지고자 한다면 1-2초는 너무 짧고
30초는 너무 길다. 주일미사의 경우엔 몇 초에서 10초 정도면 무난할 것으로 본다.
셋째 부분은 기도 본문이다. 전례시기, 축제의 성격과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가령 여기 10월 1일자 기도문이 있다.
“어린이같이 겸손한 이들에게 주님의 나라로 이끄시는 하느님, 저희가 데레사의 길을 충실히 따르게 하시고, 그의 전구로 주님의 영원한 영광을 뵈옵게 하소서.”
본기도의 첫 구절은 하느님 구원의 회상과 기억을 담고 있다. 둘째 구절은 주례자의 겸손한 기도 자세를 표한
다. 가령“주님,...”라고 기도하면 첫째와 둘째 구절이 끝난 셈이다. 셋째 구절은 원의와 간청을 드러낸다. 이 세
구절에서 구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나타난다. 따라서 본기도는 하느님 구원을 믿는다는 신앙고백, 죄의 고백, 구원의 실현을 고대하는 희망을 포함하고 있다.
기도하는 사제
신자들은 사제의 자세와 말씀을 듣고 따르며 함께 기도한다. 팔을 벌리는 사제에게서 십자가의 예수를 연상한
다. 그래서 항상 경건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다음에 본기도는 읽는 것이 아니고 기도의 소리로 내용을 명백히 전달해야 한다. 즉 읽는 사제가 아닌 기도하
는 사제여야 한다. 끝으로 진정한 은총의 전구자 이어야 한다. 예수께서 아버지께 기도하듯이 정성을 드려야 할
것이다.
예수의 이름으로
이름은 인격의 표시이고 그 인물과 만나도록 하며 말씀으로 서로 상통할 수 있게 한다. 구약의 하느님은 스스
로 당신 이름이‘야훼’라고 알려주셨다. 그리고“대대로 이 이름을 불러 나를 기리게 되리라.”(출애 3,15참조)고
하셨다.
신약성서에선 예수의 이름으로 병자를 낫게 하고, 마귀를 쫓으며, 기적을 행하셨다. 예수란 이름은 세상 해방
과 구원을 가져오는 표시가 되었다(필립 2,10-11 참조). 예수란 말은 공관복음에서 150번, 바오로 서간에서 213
번, 사도 요한의 글에서 251번이 나온다. 초기 교회는 역사적인 예수를 또한 신앙의 예수로 나타내었다. 로마
시대의 기도문에도“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란 표현이 나오고‘중개자의 일’(히브 7,25)
을 계속 사업으로 표현했다.
아 멘
신자들은 사제의 본기도 끝에‘아멘’으로 대답한다. 즉 이 기도에 마음을 합하고 동의의 표시로서 응답하며 자
신의 기도로 만들어야 한다. 아멘은 동의요 외침이며, 응답이요 선언이다.“예, 그렇습니다.”또는“예, 그렇게 되
소서.”라는 아멘의 본뜻이 하느님께 전달되어야 한다.‘아멘’이란 대답이 약하게 퍼지는 신자 공동체는 활기가
없고‘아멘’이 우렁차게 울리는 본당이야말로 살아 발전하는 공동체이다. 크고 분명한‘아멘’이란 대답이 항상 아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