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의 순서와 구조

2004. 9. 14. 오후 2: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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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순서와 구조


 “열심하신 신자 여러분, 성서의 맨 첫 권1장 1절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지요?” 묵묵부답이다.  “천주교 신자들이

아무리 성서를 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성서의 첫 구절과 끝 구절은 알아야 되지 않습니까? 구약성서의 첫째

권 이름이 무엇입니다?” 그제서야 심각해진 듯 몇 사람이 대답했다.  “창세기입니다.” “그러면 창세기 1장1절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습니까?” 어느 성실한 학생이 포켓용 성서를 꺼내 재빨리 뒤적여 찾아냈다.  “한 처음에 하

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신자들이 학생을 쳐다본다.  대부분 성서에 무관심한 사람들이었다.

 

 “한 가지 더 질문하겠습니다.  성서의 맨 마지막 책 이름이 무엇이지요?” “요한 묵시록입니다.”  몇몇이 대답하

였다.  “묵시록 맨 끝이 몇 장, 몇 절인지 아십니까?” “22장 20절 21절을 읽어보세요.”  “이 모든 계시를 보증해

주시는 분이 ‘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멘. 오소서, 주 예수여! 주 예수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성서는 시작과 끝을 알려준다.  처음과 끝 구절만 읽어보아도 알 수 있다.  즉 창조, 생명, 은총, 재생이 핵심이

다.  창조에서 새 창조로, 탄생에서 재생으로, 은총에서 은총으로 끝나는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는데(요한 1,1), 말씀인 그리스도 예수님은 성서의 처음과 끝 구절에 함께 계신다.  “나는 알파와 오

메가, 곧 처음과 마지막이며 시작과 끝이다”(묵시 22,13).  미사는 이것을 재현하고 있다.

 

처음과 끝을 아는 신자

 

 주일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을 셋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미사의 시작도 마침도 모르는 신자, 둘째는 미

사의 시작과 끝만 아는 신자, 셋째는 미사의 시작에서 끝까지 모두 잘 아는 신자들이다.  시작 성가가 울려 퍼지

는데 그제서야 문 앞에 헐레벌떡 당도한 신자들, 헌금 봉투 찾느라 두리번거리고 빈자리 찾아 서성거리면 어느

새 앉으라는 해설자의 소리가 들린다.  이들은 미사 시작도 모르고, 시작 부분인 시작 예식을 빼먹은 신자들이

다.  시작도 모르는 신자들에게 하느님 말씀이 들릴 까닭이 없다.  그러니 말씀 전례는 재미없게 지나가고, 성탄

전례는 섰다 앉았다 구부렸다 일어나는 동작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지루하다고 생각이 들 때면 “미사가 끝났으

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하고 미사의 것을 알리는 말이 들린다.  사람들 틈에 밀려 밖으로 나와 혹 아는 이라

도 만나면 “미사에 참여하셨습니까?”하고 인사한다.

 

 시작과 끝만 아는 신자는 자신의 의무 수행에 만족한다.  주일이니까 미사에만 참여하고 의식적, 능동적, 적극

적인 생각조차 없는 신자이다.  일찍 성당에 와서 자리는 차지하였으나 독서, 복음, 강론 시간에는 졸거나 잡념

에 사로잡힌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시작도 중요하고 끝도 중요하다.  그러나 미사는 시작과 끝보다는 중간이

더 중요하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깨닫고 결심하고 감사하는 말씀 전례와 우리 구원을 위하여 예수님이 만찬을

베풀고, 가르치고, 봉헌하고, 십자가를 지고, 죽고, 부활하는 미사의 중심이요 정점인 성찬전례를 무심하게 보

냈다면 미사 참여한 보람이 어디 있겠는가,  시작도 끝도 모르는 신자여, 그리고 시작과 끝만 아는 신자여, 미사

전례를 다시 배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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