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평신도주일]무화과나무의 교훈 (마르 13,24-32)

2015. 11. 15. 오전 6:07:12

글자

[연중 제33주일.평신도주일]무화과나무의 교훈 (마르 13,24-32)

연중 제33주일이며 평신도 주일인 오늘은, 세상과 교회 안에서 우리의 사명과 역할을 되새기며 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서로를 위하여 기도하는 날입니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으로 살아가는 우리 평신도들의 삶을 통하여 복음의 정신이 모든 이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겸손하게 청합시다.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가리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의 역할을 크게 부각하면서, 평신도를 통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러한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1968년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지금은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의 결성과 더불어 해마다 대림 제1주일을 ‘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다.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사도직의 사명을 거듭 깨닫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뒤 1970년부터는 연중 마지막 주일의 전 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 오고 있다.

제1독서

다니엘 예언서는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해 증언한다. 마지막 때에는 땅속에 잠든 이들이 되살아날 것인데, 저마다 제 삶에 따라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이들은 영원한 치욕을 받을 것이다.(다니엘12,1-3)
1 그때에 네 백성의 보호자, 미카엘 대제후 천사가 나서리라. 또한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재앙의 때가 오리라. 그때에 네 백성은, 책에 쓰인 이들은 모두 구원을 받으리라. 2 또 땅 먼지 속에 잠든 사람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깨어나,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이들은 수치를, 영원한 치욕을 받으리라. 3 그러나 현명한 이들은 창공의 광채처럼, 많은 사람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무궁히 빛나리라.

화답송

시편 16(15),5와 8.9-10.11(◎ 1 참조)
◎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
○ 주님은 제 몫의 유산, 저의 잔, 당신이 제 운명의 제비를 쥐고 계시나이다. 언제나 제가 주님을 모시어, 당신이 제 오른쪽에 계시니 저는 흔들리지 않으리이다. ◎
○ 제 마음 기뻐하고 제 영혼 뛰노니, 제 육신도 편안히 쉬리이다. 당신은 제 영혼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께 충실한 이에게 구렁을 보지 않게 하시나이다. ◎
○ 당신이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고, 당신 오른쪽에서 길이 평안하리이다. ◎

제2독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봉헌하신 예수님께서는 단 한 번에 우리를 영구히 완전하게 해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으시어, 당신의 원수들이 완전히 굴복될 마지막 때까지 기다리고 계시다.(히브 10,11-14.18)
11 모든 사제는 날마다 서서 같은 제물을 거듭 바치며 직무를 수행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결코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12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없애시려고 한 번 제물을 바치시고 나서, 영구히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13 이제 그분께서는 당신의 원수들이 당신의 발판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계십니다. 14 한 번의 예물로, 거룩해지는 이들을 영구히 완전하게 해 주신 것입니다. 18 이러한 것들이 용서된 곳에는 더 이상 죄 때문에 바치는 예물이 필요 없습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때에 선택하신 이들을 불러 모으실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르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일들은 반드시 성취될 것이다.(마르 13,24-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25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26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28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29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0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1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오늘의 묵상

모두 마지막 날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진 오늘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 답은 본기도의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리라는 믿음을 더해 주시니”라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곧 오늘 전례 말씀들은 우리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희망을 갖도록 이끌어 준다는 점입니다.
기원전 2세기경부터 흥행하던 유다 묵시 문학은 역사의 종말이 다가올수록 가족이나 국가, 사회와 자연계에 이상 현상이 일어나 기존 질서가 파괴되고 혼란이 일어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박해로 수많은 이가 순교를 하던 시대, 다니엘서는 끝까지 신앙에 충실한 이들이 다시 살아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별처럼 빛나리라는 희망을 전해 줍니다.
한편 히브리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우리의 죄를 씻어 주셨기에, 우리의 죄를 속죄하려고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것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선언합니다. 우리를 완전하게 해 주셨다는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 앞에 서기에 합당하게 만들어 주셨다는 뜻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해와 달과 별들에 이변이 생겨 하늘의 권세들이 제 기능을 잃어버릴 때,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그 당시 유행하던 묵시 문학적인 표현이 사용되어 분위기가 어둡습니다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마지막 날도, 우리가 무서워하는 다른 어떤 이가 아니라, 우리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어 우리를 불러 모으시는 날입니다.
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갈라 2,20 참조) 바로 그분께서 우리를 불러 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늘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말로 서로 격려하십시오”(1테살 4,17-18).
또한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주노라. 나를 부르면 너희 기도를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모든 곳에서 데려오리라.” 하고 노래한 입당송을 참조할 때, 그 날과 그 시간은 평화의 주님을 만나 뵙는 행복한 날입니다. 따라서 그 날과 그 시간이 언제 닥칠까 걱정하는 것은 그분을 제대로 신뢰하지 못하는 소치임이 분명합니다,

연중 제33주일 평신도 주일 제1독서 (다니12,1-3)

"그때에 네 백성의 보호자, 미카엘 대제후 천사가 나서리라.  또한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재앙의 때가 오리라.  그때에 네 백성은, 책에 쓰인 이들은 구원을 받으리라."(1)

다니엘서히브리서로 쓰여진 부분이 12장으로 끝난다. 다니엘서 12장은 그 중에서 후반부인 7-12장에 기록되어 있는, 다니엘이 직접 경험한 네 가지 환시 가운데 마지막 네번째 환시인 10-12장의 마무리 부분이다. 

본장은 다니엘이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 제삼년에 티그리스 강가에서 보았던 일련의 환시의 연속 부분이다. 그런데 앞선 10-11장에서는 페르시아 초기 네 임금과 그리스 왕국의 성립과 분열

시리아의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와 관련된 예언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12장에서는 인류 역사의 마지막에 있을 대환난죽은 자의 부활과 심판 및 구원에 대한 신비직접적으로 계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때에'로 번역된 '우바에트 하히'(ubaeth hahi ; at that time)는 본장이 직접적으로 11장 36-45절의 내용과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학자들은 B.C. 2 C의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Epiphanes)의 박해 말기에 국한된 예언이라고 해석하지만, 1-3절의 내용으로 보아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이루어지는 종말의 때를 지칭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12장의 주제 역시 다니엘서의 큰 주제와 병행한다. 다니엘서 전체에서 이 세상의 진정한 주권자는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이라는 사실이 강력하게 제시되는데, 본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록 세상은 악한 통치자가 다스리고 있고, 그 통치하에서 하느님의 의로운 백성들은 고난을 당하지만, 이들 통치자들에 대한 절대적 주권은 궁극적으로 주 하느님께서 쥐고 계신다.

따라서 언젠가 하느님께서는 역사에 개입하셔서, 악한 통치자를 심판하시고, 신실함을 지킨 의로운 백성에게 큰 보상으로 갚아주실 것이다.  바로 이러한 주제가 다니엘서 전체를 통해 면면히 흐르고 있는데, 본장에서는 종말의 때에도 이러한 일이 있을 것임을 예언한다. 

즉 전례를 찾아볼 수 없던 큰 재앙이 있을 것이지만(1절), 생명책에 기록된 모든 자가 구원을 얻을 것이며(1절), 악한 자들은 영원한 치욕을 당할 것이다.(2절)

이러한 메시지는 고난과 핍박의 환경 가운데 살아가던 다니엘 당시의 하느님의 백성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신실한 하느님의 백성들 모두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며, 그들 모두로 하여금 인내하며 최후 승리의 날을 바라보며 살아가도록 격려한다. 

한편 본문에서는 종말의 때에 대제후(the great prince) 미카엘이 나설 것이 예언된다. 미카엘이 특히 선민을 위해 싸우는 천사로 소개된다. 이것을 보여주는 '네 백성의 보호자'에 해당하는 '하오메드 알 빼네 암메카'(haomed al bene ammeka ; who protects your people)는 문자적으로 '네 백성의 자손들 편에 서는 자'(who is standing up for the sons of my people)라는 의미이다. 

다니엘서 10장 13절과 21절에도 나오지만, 세상 나라 페르시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탄, 가브리엘 천사를 21일 동안 막았던 악한 영에 대항하여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싸우는 천사가 바로 미카엘 천사이다. 본문에서 미카엘의 역할 역시 이스라엘 백성 편에 서서 그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소개된다. 그때에 미카엘은 주권자 주 하느님의 명을 받들어 일어날 것이다. 

'또한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재앙의 때가 오리라.' '나라가 생긴 이래'로 번역된 '미헤요트 꼬이'(miheyoth goy)에서 '꼬이'(goy)라는 단어는 구약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이방 민족을 지칭하는 단어로 많이 사용된다(창세10,5; 26,4). 본문에서는 정관사없이 단수형으로 사용되었으므로, 이것은 어떤 한 민족(a nation)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고, 어느 민족이든지 관계없이 보편적인 민족(any nation; nations)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전자일 경우는 선민일 것이지만, 후자일 경우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민족일 것이다. 보통 학자들 가운데는 후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재앙과 유사한 재난에 대해 예언하시는 예수님의 올리브 산 설교 가운데 있는 '세상 시초부터 지금까지 있었고 앞으로고 결코 없을 것이다'는 표현(마태24,21)과 더불어 그 환난이 세상 모든 곳에 걸쳐 나타날 것임을 증언한 사실을 고려할 때, 본문의 '꼬이'(goy)는 단순히 선민만을 제한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라 모든 민족들을 보편적으로 포괄하는 표현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환난은 선민뿐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민족들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대 환난(the great tribulation)이 될 것이다. 그 환난의 고통은 너무나 커서, 하느님께서 그 환난의 날수를 줄여 주지 않으시면, 구원받을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마태24,22).

'그때에 네 백성은, 책에 쓰인 이들은 구원을 받으리라.' 본문에서 '그때에' 문맥상 종말의 대환난이 끝나는 때를 지칭한다. 그때는 구원과 심판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러한 사실은 본문에서는 간접적으로 드러나지만, 2절에서는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네 백성(중) 책에 쓰인 이들'이란 표현은 간접적으로 '책에 기록되지 않은 백성'도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하느님의 구원은 오직 '그 책에 쓰인 백성' 에게만 주어진다. 여기에서 '그 책'(빳 쎄페르; basepher ; in the book)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통해 구속함을 받은 자들의 명단이 기록된 생명책이다(묵시록20,15; 21,27). 

그런데 '그 책에 쓰인 이들'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지금까지 다니엘은 시종일관 선민과 관련된 예언을 했기 때문에, 본문의 '네 백성'(암메카;ammeka; your people) 역시 선민을 우선적으로 지칭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원사적 측면에서 이방인들 가운데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묵시21,27) 여기의 '네 백성'은 보다 포괄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된 신실한 모든 그리스도인들까지 다 포함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슨나무인지 궁금합니다 ( 무화과나무 ) 무화과의 효능

<무화과나무의 교훈> 송영진 모세 신부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마르 13,28-32)."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라는 말씀은,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교훈을 얻어라." 라는 뜻입니다. 무화과나무뿐만 아니라 모든 나무는 계절이 바뀔 때가 되면 다가오는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 스스로 준비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인간들도 다가오는 '그 날'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스스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그 준비는 '회개'입니다.

당시 그 지역에서는 여름이 추수철이었습니다. 성경에서 '추수'는 심판을 뜻합니다. 그래서 여름이 가까이 왔다는 말은 추수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고, 예수님의 말씀은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으니 심판받을 준비를 하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마르코복음 13장 14절-23절에 기록되어 있는 '환난'을 가리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신성 모독(마르 13,14), 전쟁(마르 13,14-20),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들의 출현(마르 13,21-23) 등이 언급되어 있는데, 넓은 뜻으로는 평화스러운 신앙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모든 재난, 고통, 시련 등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라는 말씀은, "재림과 심판이 곧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아라." 라는 뜻이고, 너무 늦기 전에 회개하라고 경고하시는 말씀입니다.

도대체 그때가 언제인가?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고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고 대답하셨습니다(루카 17,20-21). 이 말씀은 '이미' 와 있다는 뜻입니다. 또, 종말과 심판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추수철은(심판은)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심으로써 이미 시작되었고, '완성'을 향해서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무화과나무와 여름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은 먼 미래의 일을 예언하신 것이 아니고, 이미 시작되어서 진행 중인 일을 말씀하신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바꿔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무화과나무의 가지가 부드러워졌고 잎이 돋았다. 여름이 벌써 가까이 와 있다. 추수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심판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말은 세례자 요한도 했던 말입니다.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 속에 던져진다(마태 3,10)." 요한 1서 저자도 "자녀 여러분, 지금이 마지막 때입니다(1요한 2,18)."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라는 말씀에서 '이 세대' 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해석하기가 어려운 말입니다. 이 말이 어떤 특정 세대를 뜻하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어떻든 예수님 말씀의 강조점은 '이 세대' 라는 말이 아니라 '일어날 것이다.' 라는 말에 있습니다. 이미 시작된 종말과 재림과 심판이 '완성'되는 날이 꼭 온다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씀도 종말과 재림과 심판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말씀입니다. '내 말'을 넓은 뜻으로 생각하면, 종말에 관한 말씀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모든 말씀은 다 진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만일에 진리가 아닌 말씀이 단 하나라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는 그 하나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 전체를 믿을 수가 없게 되고, 예수님도 믿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라는 말씀은, 글자 그대로 종말이 완성되고 심판을 받게 되는 때가 언제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 날과 그 시간을 계산해서 미리 알아내려고 하지 마라."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종말의 날'을 계산해서 미리 알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 날이 되었을 때, 그때 가서 회개해도 될 것이다." 라는 속셈이 숨어 있습니다. 회개를 나중으로 미루다가 멸망을 당할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회개는 '지금' 해야 하는 일입니다.

'모른다.' 라는 말이 '정해져 있지 않다.' 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을 정하는 것은 아버지 하느님만의 권한입니다. (그래서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정하지 않으셨으니 아들도 모를 수밖에...)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고 나서 벌써 이천여 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종말에 관한 말씀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안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당장에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심판의 날이 갑자기 닥칠 확률이 더욱 높아집니다.

(각 개인의 인생에서도 살아온 날들이 많아질수록 남아 있는 날들이 짧아집니다. '그 날'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은 분명한데, '그 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왜 다들 "적어도 오늘이 '그 날'은 아닐 것이다." 라고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는지?)


>12< 무화과나무의 교훈(마르 11.12-25))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마르 13,27)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교회의 주인이시고 하느님 백성의 95% 이상으로
진정 교회의 모습을 드러내 주시는 여러분께 축하를 드리며 감사드립니다.

사실 교회는
애시당초 평신도들의 교회인데 마치 성직자가 주인인 양,
그리고 수도자가 영적 스승인 양, 교만을 떨어
참으로 죄송스럽고 송구합니다.
오늘만큼은 '야자타임'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어이, 바오로 신부! 요즘 잘 지내나?
기도생활은 잘 하구?
건강 잘 챙기며 일하시게..."

"어이, 데레사 수녀! 서원생활 잘 하고 있나?
좀더 겸손하고 가난하게 살 수 없겠나?
미사 준비도 좀 제대로 하구..."

네. 오늘만큼은 그렇게 좀 하십시오.
그래야 성직자요 수도자인 제가덜 송구할 것 같네요.

오늘은 평신도 입장에서
성직자, 수도자들에게 그동안 꾸욱 참아왔던
하고싶은 욕도 마음껏 하십시오.

성직자, 수도자들 중에는
천국 못갈 사람이 평신도 여러분에 비해서 훨씬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적어도 연옥에 간다하더라도
평신도들은 '상연옥'에 수도자들은 '중연옥'에
성직자들은 '하연옥'에 주로 많이 모여 있을 것 같지 않으세요?

세상에서 평신도로
충실히 살아가시는 여러분에게
오늘 주님께서 이렇게 축복하시네요.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꼭 그리 되실 겁니다. 아멘.


무화과와 천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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