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26주일 한가위]어리석은 부자 (루카 12,15-21)
오늘은 우리 민족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햇곡식으로 음식을 마련하고 조상들을 기억하는 추석 명절은, 우리가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함께 모인 가족들에게도 주님의 평화를 기원하며, 마음을 모아 감사의 미사를 봉헌합시다.
요엘 예언자는 재앙 이후에도 하느님께서 다시 축복을 내려 주실 것임을 예고한다. 황폐해진 땅에 주님께서 다시 비를 내려 주시어 풍성한 수확을 하게 되면, 백성들은 놀라운 일을 이루시는 하느님을 찬양하게 될 것이다.(요엘 2,22-24.26ㄱㄴㄷ)
22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마라. 광야의 풀밭이 푸르고, 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도 풍성한 결실을 내리라. 23 시온의 자손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준다. 24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26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
요한 묵시록은 종말의 추수를 예고한다. 하느님 안에 잠든 이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온 이들을 주님께서 거두어들이실 것이다.(묵시록 14,13-16)
나 요한은 13 “‘이제부터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하고 하늘에서 울려오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성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그들은 고생 끝에 이제 안식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14 내가 또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앉아 계셨는데,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 15 또 다른 천사가 성전에서 나와,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께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16 그러자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땅 위로 낫을 휘두르시어 땅의 곡식을 수확하셨습니다.
어리석은 부자는 재물을 창고에 쌓아 두지만, 그 재물은 그에게 생명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 자신만을 위해 재물을 쌓아 둘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과 나눔으로써 하늘에 보물을 쌓아야 한다.(루카 12,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15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송영진 모세 신부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
이 말씀은, 우리가 참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재산'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라는 가르침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면 부유하다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루카 9,25).
또 이 말씀은, 세속의 물질적인 것들은 허무하게 사라진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거창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라면,
결국 허무하게 무너질 바벨탑이 될
뿐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는 말씀을,
'허무하게 사라질' 돈으로는
'영원한 생명'을 살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재산이
많으면, 재산을 사용해서 건강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고,
육신의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명 연장'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일은 아닙니다.
조금 더 오래 산다고 해도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면,
그냥 먼지로 돌아갈 인생이 될
뿐입니다(창세 3,19).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12,20)"
이 말씀은, 사람이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은 다 하느님의 것이라는 가르침입니다.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라는 말씀은,
사람의 목숨은 하느님의 것이고,
목숨을 되찾아 가는 '때'는 하느님께서 정하신다는 뜻입니다.
"네가
마련해 둔 것"이라는 말은,
사람이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가리킵니다.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라는 말은, 아무도
차지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것'을 사람이 차지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목숨은 하느님의
것이고,
목숨을 되찾아가는 '때'는 하느님께서 정하신다는 말은,
모든 사람의 죽음이 '하느님 탓'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어떤 불행한 사고나 사건으로 죽었을 때,
그것을 하느님 탓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벨의 죽음은 하느님 탓이 아니라
카인 탓입니다.
순교자들의 죽음은 하느님 책임이 아니라 박해자들 책임입니다.
그래도 어떻든 이 세상 모든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하느님의 섭리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인생은 이 세상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세상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루카 12,4-5)."
9월 27일의 복음 말씀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는
모든 것을 다, 목숨까지도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가 땅에서 거둔 많은 소출을 '내가 수확한
것(루카 12,17)'이라고 부르고,
자기의 재산을 '내 모든 곡식과 재물(루카 12,18)'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것들을 모두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또 여러 해 동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길 생각만 하는 것은(루카 12,19),
그가
하느님과 이웃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자기의 수명을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부자가
악인이라는 말씀은 안 하셨습니다.
또 그가 어떤 악한 일을 했다는 말씀도 안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선행을 실천했다는 말씀도 안
하셨지만...)
어떻든 그에게는 '지혜, 겸손, 감사하는 마음'이 없고,
그것이 그 어리석은 부자의 문제입니다.
하느님을 제대로
섬기면서
하느님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지혜입니다(집회 1,14.16.18.20).
지혜로운 사람은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겸손하고,
겸손한 사람이 제대로 감사할 줄 압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그 지혜가 없는 사람은 교만하게 되고,
교만한 사람은
감사할 줄 모릅니다.
그래서 복음 말씀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는 '교만한 부자'이기도 하고,
그 교만 자체가 곧 그의
죄입니다.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을 보면, 그것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리고,
자기의 권력은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런 자들은 겸손하지 않고, 뭔가 일이 잘못되면 남 탓만 합니다.
올바른 비판을 듣기 싫어해서 언론을
탄압하고, 비판 세력을 억압합니다.
물러나야 할 때가 되어도 물러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9월 27일의 복음
말씀은,
그런 나쁜 정치인들에게 하시는 엄중한 경고 말씀이기도 합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지금 네가 앉아 있는 '권좌'는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한가위' 복음 말씀으로
고정되어 있는 루카복음 12장 15절-21절의 말씀은,
사실 명절 때에만 잠깐 묵상하고 지나쳐도 되는 말씀이 아니라,
날마다 묵상하고
새겨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가 쌓고 있는 탑이 '바벨탑'은 아닌가?"
우리가 날마다, 그리고 평생
노력해서 얻은 것들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면,
어느 순간에 모두 먼지처럼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권력이든 재물이든
명예든 무엇이든 간에.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 (요엘 2,26)
한가위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모두들 오늘만큼은 모든 시름을 잊고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를 드러내 보이시길 축원합니다.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하듯이
정말 오늘은 기쁘고 즐거운 날이 되도록 서로 덕담을 해주고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그런 날이 되어 아무도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환한 보름달을 바라보며 비는
모든 사람의 염원과 꿈이 다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은 다이어트 걱정없이 마음껏 배불리 먹고
많이 웃고 즐기십시오.
그리고 그런 가족 친지들의
밝고 환한 모습을 통해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찬양드리십시오.
추석 축하드립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