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강 선교와 복음화

2011. 5. 20. 오전 6: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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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강 선교와 복음화  

 

가톨릭교회는 세계 여러 지방으로 선교사를 파견해서 복음을 전파해 왔다.

 

그 동안 선교는 '가톨릭교회 밖에서는 모두가 멸망이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유럽의 '식민지마인드'와 결부된 것이었다. 그 와중에서 수많은 원주민들이 희생되고 식민지지역 종교와 문화가 파괴되기도 하였다.

 

또 이 과정에서 선교사들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 미지의 세계에 불타는 열정으로 복음을 전하러 나섰던 수많은 선교사들의 순교가 뒤를 이었다. 선교사들은 이역만리 타지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의 많은 식민지들이 독립하게 된다.

 

이제는 가톨릭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종교와 문화들을 인정하고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와 함께 선교도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 하느님께서는 '가톨릭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도 구원하시기를 원하고 또 구원하실 수 있다'는 인식이 교회 내에서 점차 퍼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톨릭교회 밖에서의 구원가능성과 종교의 자유'를 교리로 선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가톨릭은 '하느님의 보편적인 구원의지'에 따라 가톨릭신자이든 아니든 세상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것이 하느님의 진정한 뜻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오늘날은 '선교'라는 용어보다 '복음화'라는 말이 더 선호되고 있다.

 

1. 선교의 정의

 

원래 '선교(宣敎, missio)'라는 말은 '교회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건설하는 활동'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그 지방을 전교지방 또는 포교지방이라고 해서 보통 '외방선교(missio ad gentes)'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 지방의 교회가 성장해서 그 지역주교가 교회를 사목할 때 선교가 종결된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그동안 '선교'라는 말이 '식민지마인드'와 결부되어 있어서 다른 종교나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가톨릭신앙을 전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인정하게 되면서 부정적인 의미가 포함된 '선교'라는 말보다는 '복음화'라는 말이 더욱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2. 복음화

 

'복음화(evangelizatio)'라는 말은 교황 바오로6세(1963-1978)께서 강조하셨던 말이다. 복음화는 비신자들에게 단순히 가톨릭신앙을 전하는 일만이 아니라, 신자든 비신자든 복음적인 생활을 하도록 하는 보다 폭넓은 활동을 뜻한다. 예를 들면 '생명을 사랑하는 생명운동,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운동, 사회복지, 평화, 화합, 정의구현, 인권보호' 등 복음적 생활을 통하여 인류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음화라는 말이 가진 본래의 뜻이다.

 

복음화는 더 나아가서 '타종교와도 대화하고, 신앙을 실현하는 방식을 우리 실정에 맞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토착화), 모든 인간이 행복하고 나라가 발전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등 보다 넓은 활동을 포함하는 말이다.(현대의 복음선교 24항)

 

 

3. 새로운 복음화

 

1990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1978-2005)는 '새로운 복음화'라는 말을 사용하셨다.

 

'새로운 복음화'는 복음을 일방적으로 전하기보다는 '다른 종교나 문화와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진리를 찾아내고 구원을 위한 인류의 공동선을 증진시키려는 노력'들을 포함하는 말이다. 나아가 세상과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와 연대, 정의와 자유와 같은 보편적 가치들에 기초하는 생명과 사랑의 문화를 창출함으로써 인간생활 전반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변화시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교회의 선교사명 52항)

 

 

** 새복음화의 실천

 

가톨릭신자들은 '새복음화'라는 말을 깊이 새기고 보다 넓은 마음으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 만들기에 힘 닿는대로 노력해야 하겠다. 옛날에는 주로 교회 안에서만 좋은 일을 많이 할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가톨릭교회 밖으로도 눈을 돌릴 줄 알아야 하겠다.

 

새복음화는 정치, 사회, 환경, 생명, 국가균형발전, 글로벌시대 인류의 공동선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가톨릭신앙인은 나 혼자만 잘먹고 잘사는 것을 넘어 '인류의 공동선'이라는 말을 생각해야 하겠다.

 

 

4. 가톨릭교회의 세상에 대한 반성

 

1) 회상과 화해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하면서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역사를 통해 그동안 가톨릭교회가 세상에 행한 모든 잘못을 인류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셨다. '회상과 화해 - 교회의 과거범죄'라는 문헌이었다. 그리고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2000년 3월 12일 바티칸에서 인류에게 용서를 청하는 장엄한 예식을 거행하였다.

 

이 문헌은, '교회는 거룩하고 진리로부터 벗어날 수 없지만, 교회 안에 있는 구성원들은 항상 죄사함을 받아야 하는 죄인들이다'고 말하면서, 역사적 잘못들은 '교회의 오류가 아니라, 교회 구성원들의 오류'임을 밝히고 있다. 그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십자군 전쟁

 

(2) 유대인 박해

 

(3) 가혹한 형벌

 

(4) 신대륙 원주민 학살방조

 

이렇게 2000년을 맞으면서 가톨릭교회가 역사 안에 행해온 잘못들을 진정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청하는 것을 문서로 선포하고 예식을 거행했다는 데서 뜻 깊은 일이라고 하겠다.

 

 

2) 쇄신과 화해

 

한국천주교주교회의도 2000년 12월 3일, 한국교회역사 안에서 가톨릭교회가 행한 모든 잘못을 국민들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문헌 '쇄신과 화해'를 발표했다.

 

사실 한국천주교는 오랫동안 박해를 받아서 무엇을 잘못했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2000년을 맞으면서 한국교회가 민족 앞에 잘못했던 모든 일들에 대해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면서 민족과 화해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데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1) '외국'의 부당한 압력에 편승

 

(2) '일제치하'시 민족의 고통외면

 

(3)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소극적

 

(4) 차별받는 사람들의 '인권과 복지'의 노력부족

 

(5) 더불어 사는 '사회건설'에 소극적

 

(6) 사회의 귀감이 되지 못한 '성직자'

 

(7) '타종교'에 대한 이해 부족

 

 

5. 타종교에 대한 태도

 

가톨릭신앙인들은 새복음화라는 말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신자가 아니거나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내 신앙만 인정하고 다른 신앙을 무시하는 옹색한 마음은 버려야 하겠다. 내 것만 인정하고 남의 것은 무시하면 평화가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수많은 종교분쟁을 통해서 알고 있다. 더 이상 종교의 이름으로 평화를 깨는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1) 교황님의 가르침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께서는 교황 요한 23세와 함께 특히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분이다. 교황님은 어느 한 종교의 일방성을 피하고 '대화를 통해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강조하셨다. 그리하여 종교들 간에 자유와 사랑, 문화와 사회복지, 국가질서와 같은 일을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교황님은 이스라엘을 처음으로 방문하여 협력관계를 회복하셨고, 유대교와 이슬람교와의 대화를 촉구하셨으며 불교를 인정하고 존중하셨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1978-2005)께서도 '종교간의 대화'를 위해 애쓰셨다. 교황님은 타종교를 존중하시면서 구원이라는 공동의 길을 가는 '동반자요 협력자'로 인정하셨다.

 

 

가톨릭교회가 다른 종교를 인정한다 하여도 모든 종교가 꼭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구원의 진리를 보여주셨다는 믿음은 가톨릭신앙의 초석이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다른 종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폐쇄적인 태도를 버리고 다른 종교와 대화하고 협력해야 하겠다.

 

특히 여러 종교가 있는 아시아지역에서의 선교는 먼저 종교들 사이의 만남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내 종교만이 진리다는 생각이 다른 종교를 무시하고 그 사회의 평화와 공존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종교들은 인생에 대한 근본 질문에서 출발한다. : 인간은 무엇인가, 왜 인간은 태어나고 또 죽어야 하는가, 인간이 겪는 고통은 무엇인가 등등...

 

모든 종교들은 이러한 인간 삶의 괴로움과 고통에서 구원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종교들은 거짓말, 도둑질, 간음, 살인 등을 죄로 규정하고, 자비, 사랑, 희생, 인내, 용서... 등을 좋은 것으로 가르친다. 특별히 '네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도 행하지 말라'는 보편타당한 규범을 말한다.

 

 

2) 타종교에 대한 인식변화

 

(1)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까지 : 타종교 무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까지 가톨릭교회는 타종교들을 무시하였다. : 교회밖에 사는 사람들은 암흑의 미신에서 살고 있고, 악마의 지배를 받는 못된 노예들이며 죽음의 그림자에 사로 잡혀있다. 따라서 그들은 교회에 들어와 해방되고 구원을 받아야 한다.

 

교황 요한 23세(1958-1963)는 놀랍게도 타종교들 안에서 발견되는 진리들을 강조하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도입하였다. 특히 유대인들과 화해를 시도하였고, 이슬람과 불교 등 모든 종교들과 화해해야함을 선언하였다.

 

(2)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 타종교 인정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비로소 타종교는 종교로서 인정되고 평가되기 시작한다.

 

공의회는 타종교를 '대화의 상대'로 보고, 타종교를 언급할 때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언급한다. 나아가 다른 종교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가르친다.

 

또 가톨릭이 참된 종교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타종교들을 거짓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하느님은 가톨릭교회 안에 현존하시지만 어느 종교에도 현존하실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타종교 안에도 성령에 의해 뿌려진 말씀의 씨앗이 존재하고 이 씨앗을 통해 암묵적으로 그리스도와 연결된다고 할 수 있기에 타종교인들도 구원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3) 결어

 

타종교는 가톨릭의 동반자이며 인류구원의 협력자이다. 그러나 다른 종교도 구원의 길이 될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이 든다.

 

'가톨릭교회 밖에서 구원이 가능하다면 도대체 가톨릭교회가 왜 필요한가?'

 

우리는 모든 종교들이 똑같이 동등하다는 '종교상대주의'를 인정할 수는 없다.

 

오늘날 가톨릭이 모든 인간이 구원될 수 있다고 인정한다해서 모든 종교들이 꼭 같이 참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의지를 분명하게 인식하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규범성과 최종성'을 포기할 수 없다.

 

세계의 종교들이 많은 진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진리 자체를 완전하게 제시하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복음이라고 믿는 것이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다신론, 미신적 요소, 왜곡되고 일방적인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구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세계의 여러 종교들은 총체적으로가 아니라, '제한 적으로' 구원의 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예수그리스도의 규범성과 최종성을 포기함으로써 결국 예수님을 여러 예언자들 중의 하나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런 입장은 예수님을 하느님 말씀으로 보는 신약성경의 근본 신앙을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비그리스도교적이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은 하느님말씀을 전한 예언자 중의 한 분이 아니라 구세주이심을 믿는 것이 가톨릭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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