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강 주교, 교회의 중심

2011. 5. 18. 오전 6: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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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강 주교, 교회의 중심   

 

1. 주교라는 말

주교를 일컫는 성서의 용어(episcopus, presbyter)는 '지도자, 관리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감독자'와 '원로'로 번역되었다.

당시 감독과 원로는 혼용되기도 하다가 점차 감독은 주교로 원로는 신부로 통일된다.

또 초대교회에서는 주교를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파파(papa)라고도 불렀다. 나중에 파파라는 말은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만을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되었다.

1티모테오서에 보면 감독이 될 만한 사람의 자격이 나온다. : '감독은 나무랄 데가 없어야 하고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며, 절제할 줄 알고 신중하고 단정하며 손님을 잘 대접하고 또 가르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 아니라, 관대하고 온순하고 돈 욕심이 없으며 자기 집안을 잘 이끌고 아주 품위 있게 자녀들을 순종시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1디모 3, 2-7)

 

2. 주교직무와 계승

 

2.1 주교직무의 계승

사도들과 사도의 협력자들은 지역교회를 개척하고, 그 교회에서 신앙 깊고 덕망 있는 사람을 뽑아 교회를 이끄는 감독직을 맡겼다. 감독은 사도들의 후계자였다.

 

가톨릭교회는 예수님께서 직접 세우신 교회다. 그리고 이 교회를 사도들에게 맡기셨고,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을 통해 계속 계승되도록 했다. 가톨릭교회는 주인이 예수님이시다. 이 교회의 관리자가 주교요, 주교의 협력자인 신부들인 것이다. 예수께서 교회를 운영하는 모든 권한을 사도와 그 후계자에게 주신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처음부터 사도들을 주님의 대리자로 존경해왔고,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을 주님의 대리자로 존경하고 순명해왔다. 사도를 거역하는 것은 주님을 거역하는 것이고 천주교가 아닌 것이다.

1521년, 아오스딩수도회의 수사신부였던 마르틴루터 신부가 가톨릭교회에서 떨어져나갈 때 당시의 신학자 요한 에크신부와 공개적인 토론을 벌였다. 마지막으로 에크 신부가 물었다. "당신은 교황님과 주교님을 인정하는가?" 여기에서 루터신부는 "나는 교황과 주교를 거부한다." 이렇게 해서 루터는 가톨릭교회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가톨릭교회는 처음부터 순명을 소중하게 생각해왔다.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를 거역해서는 가톨릭이 아닌 것이고, 주교가 파견한 사제를 거역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신부들은 주교님께 순명하고, 본당 일에 대해서 신자들은 본당신부의 뜻을 가능하면 존중하는 것이다.

사도로부터 이어지는 교회, 이 사도성이 가톨릭교회의 핵심이다.

 

초대교회 당시 감독은 언제나 안수로 그 직무를 수여받았다. (1디모 1, 18, 4, 14, 5, 22, 2디모 1, 6, 디도 1, 5). 따라서 서품식 때 안수기도가 직무수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안수의 예식은 단순한 축복의 뜻만 가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령께서 그들을 감독으로 세우셔서 교회를 보살피게 하시는 것으로 믿었다. : "내가 그대에게 안수했을 때에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주신 그 은총의 선물을 생생하게 간직하시오." (2디모 1, 6-7)

2.2 주교직무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주교들의 직무를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1) 말씀의 봉사직(예언자직)

주교들의 첫 번째 직무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이다. : "주교들의 주요 임무 가운데 첫째는 복음 선포이다."(교회헌장 25항) "주교들은 자신의 교도 임무를 수행하며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한다. 교도 임무는 주교들의 임무 가운데 첫째가는 것이다."(주교교령 12)

주교들은 사람들을 신앙으로 부르고 진리를 가르쳐야 한다.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해 복음의 빛으로 해설하며(주교교령 12), 이러한 가르침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주교교령 13) 강론이나 훈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교는 복음선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바울로는 디모테오 주교에게 이렇게 당부하고 있다. : "나는 하느님 앞에서 그리고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대에게 엄숙히 명령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전하고 끝까지 참고 가르치면서 사람들을 책망하고 훈계하고 격려하시오... 그대는 언제나 정신을 차리고 고난을 견디어 내며 복음 전하는 일에 힘을 다하여 그대의 사명을 완수하시오."(2디모 4,1-5)

 

2) 전례의 봉사직(사제직)

주교들의 두 번째 직무는 전례의 봉사이다. : "주교들은 자신의 성화 임무를 수행하며 자기가 사람들 가운데서 뽑히어,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관한 일을 돌보며 속죄를 위한 예물과 제사를 봉헌하도록 주교로 세워졌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주교교령 15)

주교들은 7성사를 비롯한 전례의 최고주관자이다. 구약시대의 대사제와 같다. 전례는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은총의 통로라 할 수 있다. 주교는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하고 사람들의 원의를 하느님께 바치는 예식을 주관하는 대사제이다.

 

3) 사목의 봉사직(왕직)

주교들의 세 번째 직무는 사목의 봉사이다. : "주교들은 아버지와 목자로서 자기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기 신자들 가운데에서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도 그를 아는 착한 목자가 되고,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보살펴 주는 참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주교교령 16)

주교들은 참된 목자이신 예수마음으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특히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오늘날 정신적으로 병든 사람들,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안아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사회적인 약자들에 대해서도 우선적인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양들을 돌보았던 목자처럼 주교는 이시대의 목자, 선한 목자가 되어야 한다.

 

3. 주교선출

 

한 교구의 사목을 맡고 있는 주교를 교구장주교(episcopus dioecesanus)라고 하고, 교구장주교를 보필하는 주교를 보좌주교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보좌주교가 한 두 분밖에 없지만 유럽의 큰 도시과 같이 교회규모가 큰 교구에서는 보좌주교가 여러 분 있다. 그런 교구에서는 보좌주교가 교구장이 못되는 경우가 더 많다. 보좌주교 가운데 교구장이 공석일 때 즉시 교구장이 되는 계승권이 있는 주교를 부교구장이라고 한다.

교구장 주교의 임기는 만 75세까지다. 물론 그 전에도 건강상의 이유나 다른 이유로 교구장에서 사임할 수 있다.

 

** 교구장을 선임하는 절차

1) 보좌주교 청원

교구장은 보좌주교를 교황청대사관을 통해 교황청에 청원할 수 있다.

이 경우 교구장은 신부들 가운데 보좌주교 후보자를 3명 택하여 교황청대사관에 청원하면 교황청대사관은 이 후보자에 대한 조사를 한 후 교황청에 보고한다. 교황청의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보좌주교가 결정된다.

2) 부교구장 청원

교구장은 보좌주교가 한 명이면 그 보좌주교를, 보좌주교가 여러 명이면 보좌주교 가운데 한 명을 부교구장으로 임명해달라고 교황청대사관을 통해 교황청에 청원할 수 있다.

이 경우 교황청대사관에 청원하면 교황청대사관은 부교구장 후보자에 대한 조사를 한 후 교황청에 보고한다. 교황청의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부교구장이 결정된다. 부교구장은 교구장의 공석시 즉시 교구장을 계승한다.

3) 교구장의 공석

부교구장이 없이 교구장이 공석일 때는 후임교구장을 결정하는 업무를 교황청대사관이 주관한다.

이 경우 교황청대사관은 해당 교구 보좌주교나 사제들 가운데서 후임교구장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고, 다른 교구 주교님들 가운데서 후임교구장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다.

교구장후보에 대한 조사와 교황청심사과정은 적어도 6개월이 소요된다.

 

4. 주교의 가르침

주교들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교도권을 행사한다. : 강론, 훈계, 사목교서, 교리해설, 교구 시노드, 지역교회 공의회.

한 국가의 주교들은 주교회의를 통해 그 나라의 교회운영을 협의한다. 한국주교회의다.

한 대륙의 주교들은 주교회의를 통해 그 대륙의 교회운영을 협의한다. 아시아주교회의다.

 

5.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천주교를 총괄하는 기구가 한국천주교주교회의다.(CBCK) 서울 광진구중곡동에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한국천주교의 협의기구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CCK)

현재 주교회의 의장은 제주교구장이신 강우일주교님, 부의장은 원주교구장이신 김지석주교님이다. 임기는 2년이다.

한국의 주교님은 2009년 11월 현재 정진석추기경님을 포함해서 총 30분이시다.

현재 서울대교구장은 정진석추기경님, 수원교구장은 이용훈주교님, 인천교구장은 최기산주교님, 의정부교구장은 이한택주교님, 춘천교구장은 장익주교님, 원주교구장은 김지석주교님, 대전교구장은 유흥식주교님(이상 서울관구), 대구대교구장직무대행은 조환길주교님, 안동교구장은 권혁주주교님, 부산교구장은 황철수주교님, 마산교구장은 안명옥주교님, 청주교구장은 장봉훈주교님(이상 대구관구), 광주대구교장은 최창무대주교님, 전주교구장은 이병호주교님, 제주교구장은 강우일주교님(이상 광주관구)이다. 그리고 군종교구장은 이기헌주교님이다.

한국주교회의는 봄과 가을에 각각 일주일씩 정례회의를 통해 한국천주교회의 업무를 총괄한다. 춘계, 추계주교회의다. 또 한국의 주교들은 5년에 한 번씩 교황님을 알현하고 교구의 주요한 업무를 보고해야 한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천주교출판물을 출간하고 여러 가지 구호활동이나 사회복지사업을 지원한다. 성경이나 성가책, 매일미사책이나 각종 교회서적을 출판한다.

 

6. 교구

교회의 기본조직이 교구다.

현재 한국천주교회에는 군종교구를 포함해서 16개 교구가 있다.

서울관구 : 서울, 수원, 인천, 의정부, 춘천, 원주, 대전교구

대구관구 : 대구, 안동, 부산, 마산, 청주

광주관구 : 광주, 전주, 제주

교구는 교구장주교를 중심으로 그 산하에 본당과 여러 기관이 조직되어 있다.

교구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리구제를 운영하는 교구도 있다. 본당을 대리구로 나누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제도다.

교구청

교구청은 교구의 모든 일을 지원하는 행정부서다.

교구청에는 교구마다 부서의 조직이 다를 수 있지만, 교구법원과 교구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처와 교구의 재정을 총괄하는 관리국, 사목을 총괄하는 사목국 등의 부서가 있다. 그 밖에도 홍보국, 성소국, 사회복지국, 청소년국 등의 부서가 있다. 나는 대구대교구청 사목기획실장인데, 기획부서를 둔 교구가 서울대교구와 대구대교구 두 곳으로 알고 있다.

 

7. 주교와 교회쇄신

 

오늘날 교회의 쇄신과 개혁이 절박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신앙의 진리는 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진리를 실현하는 방식은 그 시대에 적합한 방식으로 형성되었다. 그것이 '제도와 조직'이다. 진리를 실현하는 방식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더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요즈음 교회의 오래된 제도와 조직을 오늘날에 맞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교회의 쇄신과 개혁은 특히 과거 군주시대에 형성된 여러 방식을 가운데 오늘날 민주시대에 더욱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하려는 노력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옛날과는 많이 다른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교회가 따라잡기에는 너무나 앞서가고 있다.

교회가 복음을 전해야 하지만 그 전하는 방식이 낡았다면 사람들에게 잘 전하기가 어렵다. 중세 때는 중세사회의 상황에 맞는 방식이 효력을 낼 수 있겠지만, 오늘날은 오늘날에 맞는 방식이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기에 교회는 늘 쇄신을 거듭해야 하는 것이다. 개혁이란 과거의 전통을 모두 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것을 버리고 본래의 순수성을 되찾는 것, 그래서 현대의 요청에 적응해 가는 것이다. 공의회의 정신이 바로 현대세계에로의 적응(Aggiornamento)이었다.

 

이러한 교도권의 쇄신과 관련하여 오늘날 보수적인 입장과 개혁적인 입장이 서로 공존하고 있다.

보수적인 입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거부하거나 일부만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섣부른 개방을 함으로써 가톨릭교회의 전통이 흐트러졌고 교회의 붕괴를 가져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입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의 교회전통을 옹호하고 있다. 즉 트리엔트공의회(1545-1563)와 제1차 바티칸공의회(1869-1970)의 정신을 고수하는 것이 교회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보수적인 입장은 교회의 전통을 엄격히 고수하고 교계제도를 철저히 수호함으로써 현대의 혼란한 세상에서 교회를 올바로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통의 고수가 이 시대의 교회쇄신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개혁적인 학자들은 중세 군주시대에 형성된 교회의 제도와 조직이 오늘날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복음선포에 효력을 나타낼 수 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오늘의 시대에 맞도록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혁적인 학자들은 ‘권위주의를 버리자’는 모토를 토대로 교회쇄신이 우선적으로 교도권의 쇄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한다고 말하면서 과감한 교회쇄신의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주교와 관련된 제안으로 다음 두 가지가 개혁적인 학자들의 주요한 제안이다.

1) 주교선임제도의 개선

주교를 선출하는 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이다. 칼 라너신부는 교구신부들과 수도자, 평신도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주교를 뽑는 것이 그 교구 발전을 위하여 타당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2) 주교정년제도의 개선

교회법은 주교의 정년을 75세로 규정하고 있다.

개혁적 학자들은 사람이 한자리에서 최고의 권한을 가지고 오랫동안 일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고 권위주의와 독선으로 떨어질 위험이 많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일정기간의 임기 동안 주교직을 수행하는 주교임기제를 제안하고 있다.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교도권이 진정한 효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개혁적 학자들은 더욱 과감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의나 제안을 덮어놓고 불경스럽다하거나 교회정신이 없다는 식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도 안되겠지만 무조건 변화를 거부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다. 우리의 현실과 정서에 맞는 변화를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개혁도 혼란을 가져오고 분열을 일으켜서는 안될 것이기에 구성원의 정서를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구성원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급진적인 개혁은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그렇기에 개혁은 때를 잘 살펴 지혜롭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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