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사제로 살기에도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좋은 신부가 많이 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사제양성에 대해 함께 생각해본다.
1. 전국의 7개 가톨릭대학교
사제를 양성하는 가톨릭대학교는 전국에 7개가 있다.
서울, 대구, 광주, 수원, 부산, 대전, 인천가톨릭대학교다.
서울의 가톨릭대학교는 1855년에 제천 배론에 세워졌던 성요셉신학교를 학교설립의 전신으로 보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양성학교라 할 수 있다. 성요셉신학교는 1866년 병인박해 때 폐교되었다. 이후 1885년에 예수성심신학교가 설립되어 1887년에 용산 신학교로 옮겼다가 1928년에 현재의 혜화동 신학교로 옮겼고, 1995년에 성심여대와 통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울대교구와 의정부교구 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1914년에 대구 남산동 현재 신학교자리에 세워진 성유스티노신학교를 전신으로 하기에 우리나라 천주교역사상 두 번째 사제양성학교다. 성유스티노신학교는 1944년에 일제에 의해 폐교되었다. 이후 1982년에 선목신학대학으로 재개교하였고 의과대학을 신설하여 대구가톨릭대학으로 개명하였다가 1995년에 효성여대와 통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구대교구와 안동교구 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광주가톨릭대학교는 1962년에 대건신학대학으로 개교하여 광주가톨릭대학교로 개명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광주대교구, 전주교구, 제주교구 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수원가톨릭대학교는 1984년에 설립되었고, 수원교구, 춘천교구, 원주교구신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그 후로 부산가톨릭대학교가 설립되었다가 지산보건전문대학과 통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고(부산, 마산교구신학생), 계속해서 대전가톨릭대학교(대전, 청주교구신학생), 인천가톨릭대학교(인천교구신학생)가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 소신학교와 대신학교
신학생을 양성하는 학교를 일반적으로 신학교라고 부른다.
그 중에 중고등학교 과정을 소신학교라고 하고, 대학교과정을 대신학교 또는 대신학원이라고 부른다.
대신학교 또는 대신학원만 있는 대학이 광주, 수원, 대전, 인천가톨릭대학교다.
서울, 대구, 부산가톨릭대학교는 신학대학뿐만 아니라 일반대학 여러 학부들이 함께 있는 종합대학교다.
이 외에도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대학교가 서울의 서강대학교와 목포의 목포가톨릭대학교, 안동의 가톨릭상지대학교가 있다. 서강대학교는 예수회가 1960년에 설립한 종합대학교이고, 목포가톨릭대학교는 광주대교구에서 세운 대학교, 가톨릭상지대학교는 안동교구가 세운 대학교인데 이 세 대학교는 사제를 양성하지는 않는 일반대학교다.
3. 신학교입학
신부가 되려는 사람은 고등학교 졸업이상으로 건강한 미혼남자이어야 한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과정을 마쳐도 된다.
대구대교구는 28세까지로 입학연령을 제한하고 있는데 교구장님의 허락을 받으면 28세가 넘어도 지원할 수 있다. 다른 교구도 나이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신부는 교구소속신부와 수도회소속신부가 있다.
교구소속신부는 교구 내에서 활동하는 신부이고, 수도회소속신부는 수도회에서 활동하는 신부다.(수사신부)
수도회소속신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수도회성소모임에 나가서 수도회성소담당신부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교구소속신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교구성소모임에 나가서 교구성소담당신부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교구성소모임은 보통 중학생부터 나갈 수 있다.
신학대학을 입학할 때는 소속본당신부님의 추천서를 받아야 하니 본당신부님의 지도도 받아야 한다.
대학생이거나 직장인들도 성소모임에 나가야 하는데 부득이하게 성소모임에 나가지 못한 경우에도 신학교에 지원 할 수 있다.
지원자들은 입학시험을 쳐서 합격을 해야 한다. 해마다 입학시험에 떨어져서 입학을 못하는 지원자들이 상당수가 있다. 신부가 되려는 사람은 공부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다.
4. 신학교과정
가톨릭신학대학과정은 모두 6년반 또는 7년반이다.
1) 신학교생활
신학생들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생활한다. 학기 중에는 대신학원 기숙사에서 거주하면서 공부하고, 방학 때는 가정에 돌아가서 본당생활을 익힌다. 단 1학년들은 대부분 영성관이라는 곳에서 따로 교육한다.
보통 아침에 5시반 정도에 일어나 미사와 기도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아침식사 후 오전수업, 점심식사 후 운동 및 오후수업, 저녁기도와 저녁식사 후 묵주기도, 끝기도 야간자습, 그리고 보통 11시에 취침한다. 학기 중에 외출은 학교규정에 따른다.
2) 학사과정
신학생들은 신학교에 편성된 과목들을 이수해야 한다. 교양과목과 철학 신학으로 나뉜다.
교양과목은 라틴어, 영어, 국어 등이다.
철학과목은 철학입문, 고대철학, 중세철학, 근대철학, 현대철학, 형이상학, 동양철학 등
신학과목은 다음과 같다.
1) 성서, 역사신학
성서신학은 성서의 의미를 해석하는 학문이다.
* 성서입문, 모세오경, 예언서, 시편, 교훈서, 공관사도, 요한복음과 묵시록, 바울로, 가톨릭서간 등의 과목이 개설될 수 있다.
역사신학은 전통 안에 살아있는 구원의 의미를 해석하는 학문이다.
* 한국교회사, 고대교회사, 중세교회사, 근대교회사, 현대교회사, 교부학 등이 개설될 수 있다.
2) 조직신학
조직신학은 성서와 전통에서 계시된 내용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종합적인 신학분과로서 가톨릭신학의 중심을 이루어 왔다. 조직신학은 기초신학, 교의신학, 윤리신학으로 구별된다.
기초신학은 신앙과 이성, 계시 등 신학의 전제를 다루는 분야다.
교의신학은 한마디로 '신앙에 관한 총체적 학문'으로 신학의 핵심이다.
* 창조론, 삼위일체론, 그리스도론, 성령론, 은총론, 구원론, 교회론, 성사론, 마리아론, 종말론 등이 개설될 수 있다.
윤리신학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실천을 다룬다. 영성신학은 그리스도인 영성의 특성과 본질을 규명하고 완덕에 이르는 길에 대한 이론과 실천을 연구한다.
* 기초윤리신학(대신윤리, 대인윤리), 윤리신학(가정윤리, 생명윤리, 성윤리, 사회윤리, 환경윤리), 영성입문, 영성신학, 사제영성, 동양사상 등이 개설될 수 있다.
3) 실천신학
실천신학은 교회의 실천적 문제를 다루는 분야로 전례신학, 사목신학 등으로 구별된다.
전례신학은 하느님께 대한 경신례를 연구하는 분야다.
* 전례입문, 전례학, 교회음악, 교회미술 등이 개설될 수 있다.
사목신학은 사목에 대한 원리와 그 실천을 연구하는 분야다.
* 사목신학, 사목상담, 사목행정, 사회사목 등이 개설될 수 있다.
그밖에도 실천신학에는 설교학, 교리교육학, 선교학, 종교사회학, 매스컴 등이 포함된다.
4) 교회법 신학
교회법에 대한 학문이다. 서양의 많은 대학에서는 교회법학을 일반법학의 한 분과로 보고 법학부에서 다루고 있지만, 우리는 교회법을 신학의 한 분과로 인정할 수 있다.
5. 성소회의
옛날보다는 나아졌지만, 가톨릭교회의 사제양성과정은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학기 중에 신학생들은 사관학교처럼 기숙사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단체생활을 한다.
방학동안에는 집에서 지내면서 소속본당신부님의 지시를 받아서 생활한다.
방학이 시작되면 즉시 신학대학 교수신부님들은 신학생 성소회의를 한다.
학기생활을 바탕으로 신부가 되기에 문제가 없는지를 심사하고 문제가 없으면 성적표만, 문제가 있으면 심사결과를 우편으로 통지를 한다.
성소회의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비밀투표를 거쳐 퇴교를 결정하게 된다. 신부가 되려는 뜻을 중도에 포기하고 신학대학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성소심의회의 결과로 퇴교당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과반수가 나오면 1년 정학, 2/3가 나오면 퇴교다. 성소회의의 결정은 비밀에 부쳐지고 번복되지 않는다.
6. 사제서품
사제서품식은 교회의 제도와 질서가 그대로 담겨있다.
1) 서품성구
서품후보자들은 마음에 드는 성서구절을 하나씩 택해서 평생 모토로 삼는다. 그래서 서품상본에 담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서품식때 서품성구를 플랭카드에 써서 걸기도 한다.
2) 서품청원
사제서품식 때 보면 교구 사무처장신부님이 주교님께 후보자들을 사제로 서품해달라고 청을 드린다. : '공경하올 주교님, 거룩한 교회는 이 사람들을 사제품에 올려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러면 주교님은 이렇게 묻는다. : '이 사람들이 사제품을 받기에 합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관계기관과 교우들에게 문의한 결과 이 사람들이 사제품을 받기에 합당하다고 증언합니다.' 그러면 주교님은 이렇게 말한다. :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 사람들을 사제품에 올리겠습니다.' 관계기관과 교우들에게 문의하는 것이 다양한 심사를 뜻한다.
3) 모든 성인들께 기도
서품후보자들은 스스로를 낮추어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스스로를 바치겠다는 뜻으로 제단 앞에 엎드린다. 주교님과 참석자들은 무릎을 꿇고 서품후보자들을 위해 모든 성인들께 기도를 바친다.
4) 순명서약
그리고 주교님은 서품후보자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대는 나와 내 후임자들에게 순명을 서약합니까...' 이때 후보자는 '예 서약합니다'라고 답한다.
5) 축성기도와 안수
주교님은 서품축성기도와 안수를 한다. 이 예식을 통해 사제가 된다. 뒤이어 교구사제단의 안수기도가 뒤따른다.
6) 첫강복
새신부님들의 첫강복을 받는다. 옛날에는 무릎을 꿇고 받았다.
7) 첫미사
새사제의 첫미사는 특히 그 본당의 축제다.
첫미사를 위해 본당에서는 이런저런 준비를 한다. 우선 새사제의 제의를 비롯한 여러 미사용품들을 준비한다. 특히 사제들은 보통 첫미사때 입은 제의를 나중에 수의로 입는다.
미사가 끝나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축하객들에게 대접한다. 2부 축하연이다.
신학생들의 축하노래가 있기도 하고... 새사제의 노래를 한곡 듣기도 한다.
새사제를 행가래치기도 한다.
그날은 새사제가 사제로 잘 살기를 기도하고 마음모아 축하해주는 날이다.
7. 성소의 위기
우리나라는 아직도 괜찮은 편이지만 유럽과 미국과 같은 곳에서 성소의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의 성소가 격감하던 시기는 1960년대였다. 그때는 다음 세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국민소득 2만불 시기 둘째, 출산율이 한 두 명으로 급격히 떨어지던 시기
셋째, 포스트 모더니즘이 일어나던 시기
하지만 당시 유럽교회는 사회환경의 변화를 잘 읽고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성소가 단절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바로 국민소득이나 출산율,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사회적 환경이 60년대의 유럽과 비슷한 것 같다. 당시 유럽은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잘 대처가 어려웠겠지만... 우리는 유럽의 전례를 보면서 미리 대비책을 잘 찾아야 할 것이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와는 많이 다른 디지털 시대인 요즈음... 모든 것이 바뀌었다.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오늘날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 옛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다르고, 교육방식, 사고방식, 삶의 방식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드가 되었다.
좋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성소의 꿈을 키워나가도록 기도해야하겠다.
전광진 신부의 교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