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강 사제 생활

2011. 5. 18. 오전 6: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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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강 사제 생활   

 

제18강의는 사제들의 삶을 살펴보면서 사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

 

사제들의 삶과 애환이다.

 

신부는 주교의 협력자로 산다. 신부의 가장 확실한 정체성은 '주교의 협력자'이다.

 

"신부들은 주교 품계에 섭리된 협력자들이다. 신부들은... 자기 주교와 더불어 한 사제단을 구성하기에... 주교를 참으로 자기 아버지로 알아 존경하는 마음으로 순종하여야 한다."(교회헌장 28항)

 

이런 사제들의 삶이 평생 행복하고 맡겨진 사명을 잘 수행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제들도 인간인지라 때때로 고단하고 피로에 지칠 때도 있다. 그래서 한번씩 방황하는 사제들도 있다. 이런 인간적인 애환을 안고 사는 것이 사제들이다. 신자들은 사제들에게 완벽한 삶을 기대하기 때문에 사제들은 좋든 싫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사제들은 때때로 술과 담배,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1. 거주

 

사제들은 주교의 명에 따라 거주한다. 사제가 거주하는 곳을 사제관이라고 부른다. 주교가 거주하는 곳이 주교관이다. 보통 성당에 사제관이 있다. 성당 부지가 좁아 사제관을 짓기 어려울 때나 신설본당에서 사제관이 완공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인근 아파트 같은 곳에 사제관을 마련할 수 있다.

 

 

2. 식사

 

사제관봉사자들이 식사를 준비한다. 사제관봉사자는 식사뿐만 아니라 청소와 빨래와 같은 일상생활을 책임진다. 사제관봉사자로 사제의 어머니나 친척이 있는 경우도 있다. 요즈음은 파출부 형태로 오전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퇴근하는 봉사자를 쓰기도 한다.

 

 

3. 의복

 

사제들의 정장은 로만칼라에 검은 양복이다. 로만칼라는 두 가지 의미 : '독신과 교황님께 대한 순명'을 상징한다. 로만칼라가 달린 셔츠를 끌레셔츠라고 한다. 성직자(clericus)셔츠라는 뜻이다. 본당에서는 검은 수단을 입는 것이 보통인데 끌레셔츠에 까만 양복을 입거나 검은 수단을 입은 사제의 모습은 보기에도 멋지다. 검은 색은 겸손을 상징한다. 여름수단은 흰색으로 입는다. 흰색은 부활을 상징한다.

 

(1) 수단 : 수단(soutane)은 성직자의 평상복이다. 발꿈치까지 내려오는 긴 옷으로 로만칼라가 달려있다(roman color).

 

수단은 직위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교황님은 백색, 추기경님은 빨간색, 주교님은 자색, 사제는 흑색이다.

 

(2) 미사예복

 

미사 때 사제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예복을 입는다.

 

① 개두포 : 어깨에 걸치는 흰색 천으로 구원의 투구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② 장백의 : 발끝까지 내려오는 흰옷으로 육신과 마음의 순결을 의미한다.

 

③ 띠 : 장백의 위 허리부분에 묶는 긴 끈. 악의 세력과 대하는 결의와 극기의 상징.

 

④ 영대 : 장백의 위에 목에 걸치는 넓은 띠로서 사제의 직책과 의무를 상징한다.

 

⑤ 제의 : 가장 마지막에 입는 겉옷이다.

 

제의와 영대의 색깔은 전례의 특성에 따라 그 정신을 드러낸다.

 

① 백색 : 영광과 기쁨을 상징한다. 부활, 성탄, 축일 때 입는다.

 

② 빨간색 : 뜨거운 사랑과 순교의 피를 상징한다. 수난성지주일, 성금요일, 성령강림, 순교자축일에 입는다.

 

③ 녹색 : 생명과 희망을 상징한다. 연중시기에 입는다.

 

④ 자색 : 참회와 보속을 상징하며 대림시기와 사순시기, 위령미사 때 입는다.

 

⑤ 흑색 : 슬픔과 죽음을 상징하며 장례미사 때 입는다(요즈음은 주로 흰색).

 

⑥ 장미색 : 참회와 보속을 상징하며 대림3주, 사순4주 때 입는다.

 

⑦ 황금색 : 환희와 승리의 상징으로 대축제일에 입는다.

 

 

한 본당에서 새신부가 날 때 본당신자들은 힘을 모아 예복을 선물한다. 좋은 전통이다. 첫미사는 특별하기 때문에 새신부에게 개인적으로 제의와 성작, 영대 등을 선물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참 고맙고, 사제를 위하는 아름다운 마음이다. 그러나 본당신부님과 상의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고, 중복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 사제들은 평상복을 입는다. 운동할 때는 운동복, 등산할 때는 등산복, 잠잘 때는 잠옷을 입는다. 외출할 때 점퍼나 자켓을 입기도 하고 가볍게 티나 남방을 입기도 한다. 보통의 상식에 어긋나는 의복은 피해야 하겠다. 아직까지 성당에서 반바지나 너무 튀는 옷차림은 신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사제들의 머리모양이나 수염도 신자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젊은 신부들은 더 그렇다. 요즈음 머리도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물을 들이거나 길게 기르거나 퍼머를 해서 개성을 살리는 경우들이 있고 박박 깎는 경우도 있다. 또 콧수염이나 턱수염을 멋있게 기르는 신부들도 있다. 하지만 가끔씩은 연세 드신 어르신 신자들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4. 사제인사

 

사제들은 교구장의 인사에 따라 이동한다.

 

교구장은 사제서품 전에 서품후보자들과의 면담때 특별한 원하는 사목방향을 묻기도 한다. 본당사목, 청소년사목, 해외선교, 사회복지, 계속 공부 등등... 이러한 개인적인 원의가 인사에 반영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제인사는 교구장의 고유한 권한이다. 교구장은 교구의 사정을 고려하여 사제인사를 단행한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는 인사에 대한 불만을 줄일 수 있다.

 

대구대교구는 보통 본당신부의 임기를 3년-5년으로 하고 있다.

 

보좌신부는 교구별로 많이 다르다.

 

그밖에 학교나 병원, 언론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 같은 곳에서 일하는 특수사목신부들은 해당 기관이 정한 임기에 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군대서 사목하는 신부를 군종신부라고 하는데, 군종신부는 보통 4년 정도 복무를 한다. 대구교구는 군종교구 해당 반에서 지원자를 받는데, 지원자가 없을 때는 동기들 가운데 생년월일이 적은 순으로 2명을 차출한다. 군종신부로 복무 중에 장기를 지원할 수 있다.

 

유학을 갈 수도 있다. 유학은 신학생 때 갈 수도 있고, 신부가 되어서 갈 수도 있다. 유학은 주로 유럽(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페인, 영국)이나 미국이다.

 

해외교포사목을 갈 수도 있다.

 

해외선교로 파견될 수도 있다.

 

 

5. 본당신부와 보좌신부

 

보통 본당규모에 비추어 교구장은 본당에 보좌신부를 파견할 수 있다.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은 보좌가 본당신부에게 주어진 사람이지, 본당에 주어진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보좌신부는 본당신부에게 종속되어 있다. 보좌신부는 본당신부의 지휘를 받아 본당사목에 참여한다. 보좌신부가 본당사목을 자의적으로 할 수 없다.

 

오늘날 본당신부와 보좌신부 사이에 더러 갈등이 있을 수 있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사고나 생활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는 갈등이다.

 

흔히 본당신부와 보좌신부를 시어머니와 며느리에 비유한다. 우리의 옛 말에 독한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한 며느리가 고대로 독한 시어머니가 된다는 말이 있다.

 

본당신부들도 힘든 보좌신부를 다 거쳤는데도 막상 보좌신부와의 관계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보좌신부 업무메뉴얼'을 규정하려는 교구도 있다. 보좌신부가 본당신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본당신부들이 보좌신부를 자식처럼, 조카처럼 아끼고 사랑해주고, 보좌신부들도 본당신부를 아버지처럼, 삼촌처럼 대해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6. 선배와 후배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사제 선후배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 "선배사제들은 후배 사제들을 참으로 형제로서 받아들여, 처음 사목에 임하는 그들을 도와주고, 비록 자신과 다르더라도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며, 그들의 활동을 호의로 보살펴 주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후배들도 선배들의 연륜과 경험을 존중하고, 사목 문제에 관하여 그들과 상의하고 기꺼이 협력하여야 한다..."(사제생활교령 8항)

 

 

7. 형제애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또한 사제들간의 상호부조와 공동모임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 "사제는 형제애로 서로 도와야 하며, 특히 병중에 있는 사제, 고통 받는 사제들, 격무에 짓눌리거나 고독한 사제들, 조국에서 추방당하고 박해를 받는 사제들을 보살펴 주어야 한다. 또 주님께서 지친 사도들을 부르시어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마르 6,31)'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정신의 휴식을 위하여 즐겁게 기꺼이 함께 모여야 한다..."(사제생활교령 8항)

 

'형제애'라는 말을 생각한다. 옛부터 주교를 중심으로 사제단이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하는 전통이 계속되어 왔고, 사제 서품식 때 참례한 모든 신부들이 새로 서품되는 신부에게 공동으로 안수하는 전통이 있어왔다. 이러한 공동의 안수도 사제단이 새 신부를 사제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하여 사제들은 형제애를 바탕으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하겠다.

 

동료사제들의 불의의 환난이나 병고나 경조사에 대비하여 일정액의 회비를 거출, 적립하는 사제공제회라든가, 은퇴이후의 생활을 위한 기금 또는 연금제도 같은 것을 추진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사제들간의 상호부조에 기여할 것이다.(사제생활교령 21항)

 

8. 피정과 연수

 

사제들은 의무적으로 1년에 일주일간 피정을 하도록 되어 있다. 피정이란 남편을 피해 다른 사람과 정을 통하는 것이 아니라, 피할피避, 고요할정靜, 고요한 데로 피하는 것이다. 보통 교구에서 몇 차로 나누어 피정을 실시한다.

 

또 교구의 필요에 따라 교구전체 신부님들의 연수를 가진다. 대구대교구는 1년에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 정기연수를 가진다.

 

 

9. 휴가

 

또 적당한 휴식과 건전한 취미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구장은 사제의 휴가를 배려해야 한다.(사제생활교령 20항) 근데 교구장은 배려하는데 본당신부가 보좌신부의 휴가를 배려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 같다.

 

보통 젊을 신부들이 휴가를 목을 빼고 기다린다. 나이가 들면 휴가를 해도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진다. 보통 신부들은 휴가 때 여행을 한다. 설악산도 가고, 제주도도 간다.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도 있다. 해외여행은 넒은 세상을 보면서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10. 동기모임과 취미생활

 

사제들의 직무는 긴장의 연속이다. 사제관에서 나오는 순간 사제들은 좋든 싫든 신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사제들은 사실 평생 스트레스 속에 산다. 신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신자들의 감시망에 다 잡힌다. 신자들의 안테나들이 얼마나 높은지... 남산타워보다도 높은 것 같다. 그래서 사제관은 창살 없는 감옥과 같다. 그렇기에 사제들은 스트레스를 풀면서 살아야 한다. 풀지를 못하면 신자들에게 짜증으로 나타난다. 미사 때 짜증내는 신부들은 십중팔구 스트레스를 못풀어서 그렇다. 스트레스를 풀면 훨씬 여유가 있고, 얼굴도 훤하다. 신부들은 대개 '동기모임과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

 

동기모임은 사제들 간에 마음을 탁 놓고 서로의 삶을 나누고 확인하는 좋은 자리다. 그래서 사제들은 동기모임이 삶의 큰 힘이 된다. 근데 동기모임에서 그동안의 피로를 모조리 풀려니 가끔씩 오버하는 경우도 있다. 뭐든지 지나치면 오히려 과로할 수 있고, 위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취미활동도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기회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좋은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풀과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나갈 수 있다. 보통 등산이 좋은 취미다.

 

여행도 좋은 취미고 운동도 좋은 취미다. 사진도 취미고 낚시도 취미다. 근데 뭐든지 지나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해외여행을 너무 자주 다닌다든지 골프를 너무 자주 친다든지... 특히 중독성이 강한 취미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11. 보수

 

사제들도 보수를 받는다. 사제는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만 약간의 보수를 받는다.(사제생활교령 20항)

 

 

12. 신자들로부터의 사랑

 

보통 사제들은 보수뿐만 아니라 신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 세계에서 한국 신자들만큼 신부님들을 챙겨주는 나라가 없다. 우리 신자들은 지극정성으로 신부님들을 위해준다. 기도뿐만 아니라 많은 물질적인 도움을 기꺼이 주신다.

 

 

13. 사제와 오복

 

사제오복이라는 말이 있다. 사제로 살면서 다섯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큰 복이다는 뜻이다.

 

첫째가 사제관봉사자이다. 무엇보다도 사제관봉사자를 잘 만나야 밥을 잘 얻어먹을 수 있다. 요리를 잘하는 봉사자이면 금상첨화겠다. 사제들의 어머니가 사제관봉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머니여서 편하기는 하겠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들도 있을 수가 있어서 대구대교구는 가능한 사제의 어머니가 사제관봉사를 하지 못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요즈음은 파출부형태로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둘째가 보좌신부다. 보좌신부는 본당신부를 가장 가까이서 도와줄 수 있다.

 

셋째가 본당수녀다. 본당수녀의 헌신적인 협력이 얼마나 고맙고 중요한지... 본당수녀는 본당에서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넷째가 총회장이다. 신자들을 대표하는 총회장의 협력이 사목에 매우 중요하다.

 

다섯째가 사무장이다. 사무장은 본당신부의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신자들을 직접적으로 가장 많이 만난다. 사무장의 웃음이 본당신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늘 웃으면서 신자들에게 봉사하는 사무장은 본당의 보배다.

 

 

14. 봉사와 거룩한 사제직

 

초대교회 성직자들을 가리키는 말은 봉사(Diakonia)라는 말이었다.

 

성직자는 첫 번째로 말씀의 봉사자, 둘째 전례의 봉사자, 셋째 사목의 봉사자인 것이다. 이 세 직무를 포함하는 중심에 바로 봉사라는 말이 있다.

 

사제들은 결코 봉사자라는 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교회역사 안에서 오랫동안 많은 성직자들이 이 봉사라는 말을 잊어버렸다.

 

예수님 말씀 :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마태 20, 25-28; 마르 10, 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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