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뭘 이런 걸 다...

2011. 5. 10. 오전 6:48:03

글자
 
 
 
114. 뭘 이런 걸 다...

 

어느 유치원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웃어른에게 선물을 받았어요.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다’ 자로 끝나는 말인데?” 

그러자 한 어린이가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았습니다. 또 다른 표현은 없을까요?” 

그러자 다른 어린이가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예, 맞았습니다. 또 없을까요?” 

한 어린이가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뭘 이런 걸 다.”

미국 교포사목 때의 일입니다. 매일 새벽, 본토 미국인들을 위해 미숙한 영어로 미사를 드렸는데,

 어느날 뜻하지 않은 귀한 선물을 받고 어떻게 감사의 표현을 해야할 지 몰라 당황하였습니다.

아침미사를 봉헌하려고 제단 앞에 나왔는데 일흔을 넘긴 미국 할아버지 두 분이 성작을 들고 나오셨습니다. 순간 ‘오늘 무슨 다른 예식이 있는데 잊어버렸나?’ 하고 어리둥절해하였습니다. 그런데 성작을 저에게 주시면서 미사를 봉헌해 준 감사의 선물이라고 하였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매일 아침 영어미사를 봉헌하면서 강론을 못 하고 미사경문만 읽어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러웠는데 이렇게 생각해 주시다니 정말 “뭘 이런 걸 다…” 감사했습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마음을 읽어주시니 고맙습니다. 앞으로 감사의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하며 성 필립보 네리의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감사를 드리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행실로써 감사드려라.”

멕시코의 한 마을에는 온천과 냉천이 나란히 솟아나는 신기한 곳이 있답니다. 한쪽에는 부글부글 끓는 온천이 솟아오르고 그 옆에는 얼음 같은 냉천이 솟아오릅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온천물에 빨래를 삶고, 냉천물에 헹구어 가지고 갔습니다. 

이 모습을 본 외국 관광객이 안내하던 멕시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더운물과 찬물을 마음껏 슬 수 있으니 참 좋겠습니다. 그만큼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많겠죠?” 안내원이 말했습니다. “천만에요, 이곳 사람들은 감사보다도 불평이 더 많습니다. 더운 물과 찬물은 나오지만 빨래할 때 필요한 비누가 없다고 불평합니다.”

우리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알며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필리4,12) 감사하는 마음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8) 사랑합니다.

 

 

 이콘, <세개의 손을 가진 성모>, 야로슬라브 화파.35 x 31.5cm. 18세기.  

이 이콘은 다마스커스의 성 요한에 관한 전설과 관련된다. 그에 따르면 모반죄로 탄핵되어 누명을 쓴 요한은 오른손이 잘리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이에 요한은 성모 이콘 앞에서 하느님께 자신은 무죄이며 자신의 문필로 성화 공경을 위하여 계속 투쟁할 수 있도록 잘린 손을 다시 돌려주도록 기도드렸다. 그러자 그의 잘린 손이 팔에 다시 붙었고 그 때부터 요한의 팔목에는 빨간 선의 흔적만 남게 되었고, 요한은 감사의 표시로 은으로 만든 손을 자신이 기도하였던 이콘 앞에 기증하였다 한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