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2009. 3. 17. 오전 7:43:19

글자
복사꽃 돌담 끼고 흐드러지게 핀 아침 나절
허리가 땅에 닿는 할매가 텃밭에 나와
마늘밭을 맨다.

뒷담엔 산수유가 함빡 꽃망울 터뜨려
노오란 꽃 구름을 지붕 위에 띄워 놓고
들판 시냇물은 햇살에 홀려 무슨 소릴 연신 종알거리고
할매는 새파란 마늘잎을 메만지며
참 이쁘다 이쁘다 감탄하고 계신데

복사꽃 가쟁이 하나가 슬금 슬금 다가가
할매 옆구리를 은글슬쩍 간지럼 태우니
할매는 화들짝 놀라 왠 여인네를 희롱하냐며
댑다 호통을 쳐댄다
.
산 언덕위에 누워서
이 꼴을 올케 참아 보던 저승 할배가
예끼 이놈하며 껄껄 웃어 제끼자
바람난 꽃도, 노래하던 또랑물도, ,여린 마늘잎 새순도
하늘위에 보드라운 햇살도
이승의 할매따라 깔깔 이내 웃고 만다.

댓글 1

  • 2009년 4월 11일 오전 12:31

    참 정겨운 대목이네요. 저승의 할배가 예끼 이놈하며... 가서도 잊지 못하는것이 이승의 인연인가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