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라!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잇으라!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라!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라!
여리딘 여린 모습으로
휘몰아치는 비바람에도
때아닌 눈보라에도
굳건히 견디내는 꽃들을 보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네 인생도 그러한 것...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삶이 있겠는가!
때로는 나한테만 붙어닥치는 비바람인 것 같고
눈보라인 것 같아
서럽고 서러울 때 많으나
어여쁜 꽃들은 모질게 불어닥치는
시련의 비바람, 눈보라 속에서도
그럼에도 아름다운 결실을 맷는 것을...
- 도종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