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씨앗

2008. 3. 15. 오전 3:16:24

글자
 

3월 셋째주간 레지오 훈화  주 제 :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씨앗

  

  혹시 할아버지의 기도(작가 : 레이첼 레멘)라는 책을 읽어보신 분이 계신가요. 여기서 나오는 예화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한 조그만 아이가 할아버지에게서 선물을 받았습니다. 작은 종이컵 가득히 든 흙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성실히’ 거기에 물을 줄 과제가 따라오는 선물이었습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열심히 주었지만 얼마 안 가 싫증을 느꼈습니다. 귀찮아서 그만 두고 싶어졌지요. 인내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아이는 결코 상상하지 못했던, 흙을 뚫고 나온 파란 싹을 만났습니다. 생명의 경이! - 그것이었습니다. 그 후 그 아이는 자라나 정말 많은 영혼이 생명의 싹을 피워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축복 그리고 생명, 이 모두는 성실을 필요로 하는 하느님의 놀라운 선물이었습니다.


  우리는 신앙을 하느님의 선물이고 은총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선물은 분명 기쁨인데 우리는 왜 때로는 이 선물, 은총이라는 신앙이 마치 짐처럼 느껴지고, 짐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가 많이 있지요. 그것은 이 선물이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열매처럼 맘껏 따 먹고 누리게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아이의 선물처럼 씨앗의 형태로 주어져 우리가 그것을 애써 물을 주어 키우지 않는 한 그 선물은 결코 생명으로 싹틀 수 없기에 매일 물을 주는 우리의 성실성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할아버지, 아직도 계속 물을 주어야 하나요?” “매일이란다. 네가 매일 물을 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된단다.” 우리도 작은 아이처럼 좋은 것인 줄 알면서도 매일 물을 주기에는 너무도 귀찮고 바쁘기에 내 눈과 마음을 더 끌어당기는 더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빠져 물주는 것을 포기하므로 작은 아이의 순진한 인내심과 성실성을 따르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말 매일 물을 주면서 생명을 키워 가는 것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키워나가야 할 일들은 우리 주위에 참으로 많습니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겉으로는 멀쩡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안으로는 감추어진 신음과 한숨과 아픔과 절망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내 가족, 내 친척, 내 이웃, 우리 직원, 우리 신자들입니다. 하느님께서 구약성경에서 나오는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해 복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를 부르실 때도 바로 이런 축복의 채널이 되어 주라고 부르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은총을 주시면서 신앙의 씨앗을 키워 세상에 생명의 복을 주라고, 그러면 우리 자신도 참자아를 찾게 되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되리라 믿어집니다. 매일 물을 주는 성실성을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서 하느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나와 힘겨워하는 내 이웃과 세상을 위해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우리에게 주신 씨앗들을 감사히 받고 어떤 씨앗이 더 내 마음을 끄는지 혹은 어떤 씨앗이 내 손길을 더 기다리고 있는지, 그 씨앗들에 물주기를 소홀히 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며 이런저런 이유로 그 씨앗을 외면한 채 물주기를 회피한 것을 반성하며 다시금 우리에게 맡겨주신 씨앗이 참으로 소중한 씨앗임을 알고 충실히 물주는 정성과 성실을 다하여 생명을 피울 수 있게 실천을 하도록 다짐해 보는 사순절을 지내 기쁜 부활절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합시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맑은 영혼을 위한 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