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 가나안땅을 그려보며
올리브나무도 밀이삭도 없는
스산한 바위산과 모래펄
'왜 우릴 데려왔소 이 황량한 곳에
목이 타고 배고파 못 살겠소'⑴
모래먼지 속에 들려오는 볼멘소리
승냥이 때로는 독사를 벗삼은
모세는 용광로 쇠처럼 단련해 가며
수십 년 동안 겸손을 익혀왔어라
한밤 추위 한낮의 더위 속
몸소 고독의 깊이를 터득했어라
갈 곳은 아직 먼데
드문드문 고개 내민 난장이 풀 눈여겨보면
오랜 죽음의 침묵에서 들려오는
당신의 음성
아, 이 들판 기나 긴 기다림의 끝자락
주님과 대화하던 곳에서 저흰
아련히 먼 가나안땅 그려 봅니다
⑴ 탈출 14,11-12 ; 17,3
-추보 박영만(루카)-